나만의 리틀 포레스트에 산다
조금 더 긴 감상평을 써야겠다 다짐했다.
책이 주는 여운을 너무 한순간 공기에 흩뿌리지 않고, 머금고 싶은 마음과 그 여운을 나중에 다시 되새기고 싶은 마음이 첫 번째이고, 나의 이야기를 누군가 공감해 주길 바라는 마음이 두 번째 이유이다.
나는 책을 고를 때 네이버 등에서 추천 도서를 검색한다. 추천 도서-카테고리 선택-스텔디/베스트셀러 검색 눈에 들어오는 책이 없으면, 에디터의 추천 도서까지 검색한다. 좋은 책을 읽어야지, 유명한 책은 이유가 있겠지, 책을 통해 무언가 얻어 내야지라는 목적의식으로 무장한 채 책의 첫 장을 넘기며 "쏟아내, 내가 다 받아먹어줄 테니.."라는 다소 과격한 전투자세로 책을 대한다. 심심풀이로 읽을 소설을 선택했다면 "어디 나의 여가 시간을 재미있게 만들어봐, 즐겨 줄 테니"라는... (너무 민낯의 감정표현이 쑥스럽다.)
장르를 가리지 않고 다독하려 하지만, 실은 그 안에서도 고르고 골라 좋은 열매를 찾는다.
[나만의 리틀 포레스트에 산다]
보통 때라면 선택하지 않았을 책이었다.
옆에 직원이 꿀 같은 점심시간에 책에 푹 빠져 있었다. 그렇게 좋은 책을 아직 내가 모르고 있었나? 호기심에 제목을 봤지만 생소했고, 작가도 생소했다.. 그러던 차에 다른 직원이 책을 보더니 나도 읽어봤던 책이라며, 책에 대한 평을 해주었다. "산티아고에 가고 싶어졌다. 좋았다. 등등..."서로 공감하며 이야기를 주고받는 모습에 나도 읽어봐야겠다 결심했다.
나의 전투모드에 잠깐의 커피 타임 같은 말 그래도 힐링되는 책이었다. 그 직원이 어떤 마음으로 책에 빠져들었는지 알 것 같았다.
예전,, 아주 예전 산티아고 관련 책을 읽으며 순례길을 처음 접했던 것 같고, 미니멀유목민이라는 유튜버가 순례길 여정을 브이로그로 만들어 재미있게 봤던 기억이 났다. "그래, 그 영상을 보며 너무 좋았는데... 머리로만 기억하고 가슴으론 잊고 있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차 싶었다. 그 말랑한 아침 이슬 같은 감정을 잊고 있었다.
그리고 책을 읽으며 나는 제주도 올레길을 생각했다.
그곳에서 나도 하염없이 걷고 싶어 졌다. 그러면서 나는 다음 달..?이라는 계획을 세운다. (지독한 계획병)
아니다, 그러다 생각을 바꾼다. 너무 오랜만에 생간 이 말랑한 감정을 또 전투모드로 TO DO LIST에 넣지 않으리,
기대하고 또 기대하며 제주도 올레길을 공부해야겠다. 오랜만에 찾아온 이 말랑한 감정을 최대한 즐기리라 생각한다.
훌륭한 책이야 너무 많고 많지만, 이 얇고 가벼운 책에서 나는 그 어느 때보다 더 큰 여운을 만끽했다.
대부분의 책은 나의 선생님이지만, 오늘의 책은 나의 친구이다. 좋은 친구를 만나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나는 책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