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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oach Anna 안나 코치 Jun 01. 2016

MBA에서 나는 무엇을 얻었나 - 그 두 번째 이야기

일하면서 공부하는 MBA 어떤가요? 

지난 포스팅에 이어 MBA에서 나는 무엇을 얻었나에 대해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학비, 시간 등 인생에서 큰 투자이면 투자인데 MBA에서 얻은 것은 무엇인가요? 


저 개인적으로 1에서 10의 지식보다는 0에서 1의 지식을 얻었습니다. 

저는 제 업무 분야만 알고 다른 부서에서 하는 일이나 회사의 전반적인 경영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했습니다. 


저는 경영 지식이 0이었기 때문에 그 지식이 1로 되는 경험을 했습니다. 대학교 때 경영학을 공부했거나 경영에 대해 전반적으로 알고 있는 분이라면 이미 '1'이라는 지식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분들은 각 분야에 대해 더 심도 있게 공부하셨겠지만 저는 회사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각각 부서의 업무가 어떻게 진행되는지에 대해 이해하고 전반적으로 큰 그림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대략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회사의 각 부서와 업무들에 대해 전체적으로 한번 정리해서, 종합적인 사고를 할 수 역량을 키울 수 있었습니다. 


저는 '0에서 1의 지식'이 '1에서 10의 지식'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0에서 1은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과정이기 때문입니다. 뭐든 안 들어본 것과 한 번이라도 들어본 것은 0과 1 차이 즉 없던 것과 (조금이라도) 있는 것의 차이입니다. 이는 하늘과 땅 차이 일 수 있습니다. 1이 있어야 깊이도 가능합니다. 


MBA를 하는 이유 중 하나는 회사에서 올라가기 위함인데, 회사에서 올라갔을 때 큰 그림을 보면서 제대로 일할 수 있는 토대가 된다는 것입니다. 

업무 역량뿐 아니라 직급이 올라가면 리더로서의 자질도 필요한데요. MBA는 이러한 리더란 무엇이고, 어떤 유형의 리더가 있으며, 자신이 어떤 리더가 될 것인지도 고민하게 만들어 줍니다. 


물론 리더에 대한 지식을 얻는 것과 리더로서 행동하는 건 완전 별개의 이야기겠지만요. 이상과 현실의 괴리는 자기 스스로 얼마나 그 간격을 좁혀가는 노력을 하느냐의 문제인 것 같습니다. 머리로 안다고 행동이 그대로 따라가는 것은 절대 아니니까요~ 


자기 할 탓이겠지요...  

물은 셀프, 자기계발도 셀프, 리더십도 셀프~ 



실질적인 회사 업무에 도움이 되었습니다. 

저는 MBA 학기 중에 배웠던 지식 자체가 업무에 매우 도움이 된 적이 있습니다. 외국계 회사를 다닐 때 독일 본사에서 전 세계적으로 진행하는 리더십 프로그램이 있었습니다. 


그 프로그램은 전 세계 지사에서 몇 명의 리더들을 뽑아서 마케팅, 전략, 리더십 등의 모듈을 교육시키는 사내 MBA였는데요. 저는 한국 지사에서 그 프로젝트를 맡아 교육 스케줄을 짜고 각 리더들이 충분히 그 교육받은 것을 소화해서 이해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역할을 했습니다. 


MBA에서 배운 지식이 없었다면 초반에 이해하고 공부하느라 매우 힘들었겠지요. 하지만 저는 배웠던 내용이라 큰 어려움 없이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학기 중이라 그 업무 프로그램을 위해 읽어야 할 HBR, 학교 수업 때문에 읽어야 할 HBR 이 겹쳐서 장난 아니었긴 했지만요. ^^ 



각 기업에서 다양한 배경을 가지고 리더를 꿈꾸는 동기 분들로부터 배울 수 있습니다. 

MBA에서는 교수님께서 가르쳐 주시는 지식으로도 배울 수 있지만 동기 분들과도 서로 배울 수 있습니다. 

그냥 지식만 얻는다면 MBA를 갈 필요가 없을 수도 있습니다. 스스로 관련 책이나 동영상 보고 공부하면 되니까요. 


MBA의 강점은 다른 회사, 다른 업무를 하는 동기, 선후배님들에게서 배울 수 있다는 것입니다. 

지난 포스팅에서 말씀드렸듯 국내 야간 MBA는 다양한 직군, 다양한 직급의 분들이 모입니다. 한 회사의 사원부터 대표까지 모여있는 곳이라 함께 팀플과 토론을 통한 각자의 이야기에서 많이 배울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HBR 케이스 스터디를 통해 각 직군, 직급이 모여 그 케이스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한 이슈를 가지고 각자 다른 부서, 각자 다른 위치에서 이야기할 뿐만 아니라 한 분의 전문 분야가 나오면 그분에게 팀원들이 많은 배움을 선사받는 것이지요. ^^


그리고 공부 잘하시는 분들은 공부도 잘 가르쳐 주십니다. 수업 때 멘붕이 왔다가도 동기분들께 수업 끝나고 이거 모르겠다. 저거 모르겠다. ㅜㅠ라고 물어보면 교수님 포스로 친절히 가르쳐 주십니다. 

수업을 못 따라갈 때면 동기 찬스를 쓰세요~


다들 회사 다니시는 분들이고 각자의 회사 생활에서 얻은 업무 insight를 공유하기 때문에 회사로 돌아가 내 일을 할 때도 볼 수 있는 시야가 한 층 넓어졌다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또한 MBA에서는 이분들과 자유롭게, 친한 동기로 자유롭게 이야기할 수 있는 분위기입니다. 특히 직급이 낮을수록 이런 동기분들과의 이야기가 회사와 윗사람들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많이 됩니다. 


사람이란 각자의 위치에 따라서 주어지는 역할이 다르기 때문에 생각하는 것도 달라지고 일을 보는 범위 등도 달라집니다. 저역시도 사원일 때와 대리, 과장일 때의 생각이 달라지는 것을 느꼈습니다. 당연히 올라갈수록 일을 더 잘해야겠다는 것, 더 책임감을 느끼는데 how를 모를 때가 있습니다. 


실제 우리가 다니고 있는 회사의 각 직급의 사람들(사원에서 대표까지)이 친하게 지내는 것도 어려울 뿐만 아니라 각자의 생각을 들어보는 기회도 많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MBA에서는 가능합니다.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MBA는 졸업 후 사람을 남깁니다. 

2년간 함께 힘들게 공부했던 동기들과 나름의 전우애가 생깁니다. 물론 모두 다 친해질 순 없겠지만 그래도 그 시간에 함께 공부하고, 팀플도 했던 동기 분들은 평생 자신의 사람 자산으로 남는 것이죠. 


저도 지금도 회사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어려운 상황들에 닥쳤을 때 MBA 동기 분들에게 조언을 구합니다. 동기 분들의 회사 생활의 경험들을 들려줄 때, 조언을 구하면 상황에 맞는 조언을 해줄 때 등이 저에게도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예를 들어 상사 혹은 부하직원 때문에 특정한 일로 스트레스를 받는데 지금 나는 어떻게 대처하는 것이 지금 상황에서 가장 현명한 방법일 수 있는지? 등에 대해서 서로 겪은 일들을 공유하면 내가 어떻게 처신해야 할지 길이 좀 보인다고 할까요? 혼자만 고민하면 막막하다가도 비슷한 경험을 하는 동기들과 함께 이야기하다 보면 실마리가 보일 때도 있습니다. 

회사에서 왜 이런 일이 나에게 일어나는 거죠? 도대체 왜! 왜때문이죠?


그리고 어떤 분들은 가족끼리 친하게 여행도 가고, 골프도 함께 가고 등 친구처럼 지내시는 분들도 많이 있답니다. 



이직에 도움이 됩니다. 

바로 Reference Check입니다. 

외국계 회사는 특히 이런 referecne check을 많이 합니다. 레퍼런스 첵이란 이 사람에 대한 주변 사람들의 평가를 뜻합니다. 지원한 회사의 인사부가 합격 전에 지원자에 대해서 이전에 함께 일했던 상사나 동료에게 이 사람에 대한 평가를 물어봅니다. 저도 예전에 이직할 때 다 reference check을 받았습니다. 


일을 잘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그만큼 중요한 게 그 전 회사에서의 업무 태도, 관계도 중요합니다. 암튼 회사생활 성실히 하고 상사 동료와도 좋은 관계를 서로 맺어 놓으면 나중에 이직할 때 도움이 됩니다. 


인사부에서 그 레퍼런스를 확인하는 것이 이제는 MBA 동기, 선후배까지 확대된 것입니다. 


MBA 동기 분들의 사례를 말씀드리겠습니다. 


예시 1 

예를 들어 영희가 철수네 회사 A에 이직을 하려고 지원서를 넣었습니다.
영희 이력서에는 당연히 고려대 MBA 재학 중 혹은 졸업이라고 쓰여있겠지요. 

-> A 회사 인사 담당자가 철수가 고대 MBA에 재학 중인 걸 알아서 물어봅니다. 
인사 담당자: 영희라는 사람 아세요?
철수: 네 동긴데요 
인사 담당자: 이 분 어때요? 괜찮아요? 등의 질문을 합니다. 
철수: x 3 jiiee839#%#% G# 답변은 it depends 


예시 2

예를 들어 영희가 철수가 다니는 A라는 기업에 이직을 하고 싶습니다. 

-> 그럼 영희는 철수에게 너희 회사 이런 직무로 이직을 원해 지원했다. 라고 이야기합니다. 

-> 철수가 영향력이 있는 위치에 있으면 좋겠지만 꼭 그렇지 않아도 A라는 회사 HR이나 면접관에게 영희라는 얘가 있는데 내가 MBA 같이 다녀보니까 사람이 괜찮고 일도 잘하는 것 같더라.라고 이야기해주면 이직에 도움이 되겠지요?


물론 여기에도 선 조건이 있습니다. 


이직에서는 자신의 업무 전문성, 능력과 성과가 가장 우선이라면, 레퍼런스 첵을 받고 싶다면 함께 공부하면서 자신이 스스로 평소에 성실한 모습, 팀플도 열심히 하는 모습, 동기분들과 잘 지내는 모습 등의 모습을 먼저 보여야 합니다. 


모든 것은 우선 자기가 먼저 잘하고 나서부터 시작입니다.

자기가 잘 하지도 못하면서 요청하면 민폐니까요. ^^ 상대방은 자신을 좋게 평가 안 하는데 이런 부탁을 하면 들어줄 리 없습니다. 만약 괜찮은 모습을 보였다면 적극적으로 도와줄 수 있습니다. 그래서 몇몇 분들도 동기 분들로부터 레퍼런스 첵을 받아서 이직에 성공하셨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저의 경우에는 이직을 할 때 친한 동기 언니가 이력서를 꼼꼼히 봐주셨습니다. 그래서 깔끔히 작성해서 지원했었습니다. ^^ 

동기, 선후배로부터 그분 추천합니다~라는 말 들어야겠지요? 



나 자신에 대한 신뢰가 쌓입니다. 

회사 다니면서 대학원을 다닌 다는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이렇게 열심히 2년 동안 나 자신을 위해 시간, 돈, 에너지 등을 투자를 했다는 것, 그리고 졸업을 했을 때 그래도 인생에서 뭔가 하나를 시작하고 마무리했다는 뿌듯함이 있습니다. 


스스로 배움을 위해 시작을 했고, 힘들었지만 끝을 보았다는 것, 2년간 열심히 살았다는 것, 도전해서 마무리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우리는 스스로를 칭찬해줘야 합니다. 

수고했구먼, 잘했구먼,

열심히 공부 했으니 이제 열심히 일해서 빚 갚아야겠구먼.



마지막으로 얻은 것은 MBA라는 스펙 그 자체와 그 자체의 경험입니다. 

MBA는 장기 적인 투자입니다. 모두가 아시다시피 이제는 MBA 졸업했다고 연봉이 2배가 되고 원하는 회사를 당장 갈 수 있고 그런 시대는 이미 갔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MBA가 아닌 석사라는 학위를 따는 것 자체가 장기적인 투자라고 생각했습니다. 우리는 100세 시대를 살고 있고, 최소 65세 까지는 일해야 합니다. 학위 하나 있다고 해서 뭐가 달라지겠냐고 생각하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작은 차이가 모여 나중에 큰 차이를 만든다고 생각합니다. 그 작은 차이가 MBA입니다. 


MBA에서 배운 지식을 써먹을 수도 있고, 생각지도 못한 기회가 생길 수도 있는, 생각지도 않은 사람을 만나 도움을 주고받을 수도 있습니다. MBA 경험으로 회사를 차릴 수도 있고, 회사에서 일을 더 잘할 수도 있습니다. 


무엇보다 그냥 ‘MBA 석사’라는 학위가 남습니다. 모야~ 석사 그거 별거 아닌 거 아냐?라고 물으신다면 

그 석사를 따기 위해 나이 먹고 회사 다니면서 치열하게 공부했던 경험을 가지고 있다면, 그 경험을 하지 않았던 사람과 차이는 분명히 존재한다고 생각합니다. 그게 지식이든, 사람이든, 경험 그 자체로든 뭐가 남긴 남습니다.


라고 대답하겠습니다. 그럼 자기가 별거로 만드는 노력을 해야겠지요. 



회사 다니고 공부하면 삶이 팍팍해질 것 같습니다. 그 외 활동은 없나요? 

고려대 MBA는 동아리가 매우 잘 되어 있습니다. 기타치니는 동아리, 축구부, 야구부, 스쿠버 다이빙 등의 스포츠 동아리가 있습니다. 수업 끝나고 모이기도 하고, 주말에 시간 내서 모이기도 합니다. 저는 기타 동아리를 잠깐 했었는데요. 지금 집에서 기타가 2년째 고이 잠들고 계십니다. 녹슬었을까 봐 커버를 열기가 두렵네요. ;;; ( 가방 안에서 기타가 살아는 있는지…) 


또한 저는 학생회 부회장을 했습니다. MBA에도 학생 분들의 편의와 친목 도모를 활성화시키기 위한 다양한 활동을 기획하고 진행했습니다. 


예를 들어 원우 분들 중에 가족이 있으신 분들이 많은데, 아무래도 학교를 다니다 보면 가족에게 소홀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원우님들의 가족 분들을 고려대로 초청해서 우리 원우님들이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도 하고, 즐거운 시간 가질 수 있도록 아이들이 좋아하는 마술, 가훈을 함께 써보는 서예 시간 등을 마련한 적이 있습니다. 


또 다른 큰  행사는 12월 말에 송년회가 있습니다. 1년을 마무리하고 서로 격려하고 축하하는 파티를 엽니다. 이외에도 원우님들의 공부를 물심양면으로 지원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MBA 졸업은 그게 지식이든, 사람이든, 경험 그 자체로든 뭐가 남긴 남습니다.

얼마나 남기는지는 스스로가 만들어가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작은 차이가 쌓여 미래에 큰 차이를 만들 수 있다고 믿습니다!
MBA도 인생에서 작은 차이를 만들어가는 하나의 과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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