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알던 영어는 영어가 아니었나

알아듣고 싶다. 호주 영어. 너란 녀석.

by Anna Lee

PC로 읽으신다면 더 편안하실 거예요. :-)



호주 생활 6년 차.

영어를 아직도 잘하지 못한다.

밥 사 먹고 쇼핑하고 돈 쓸 때 사용하는 영어만 늘고 있다.

슬픈 일이다.


그래도 처음에 왔을 때보다는 나이를 먹고 눈치코치가 늘어서

알아듣는 게 콩만큼 나아진 것 같기도 한데

처음 오는 사람들이 알아듣기 힘든 호주 영어를 조금 나열해볼까 한다.


1) 영국 영어 베이스


호주 영어는 우선적으로 영국 영어를 베이스로 사용한다.

한국에서 초등학교-중학교-고등학교-대학교 16년 동안 아무리 배워도

늘지 않던 그 영어는 대부분 미국 영어 베이스이다.


(British)-(American)

centre - center

colour -color

harbour - harbor

cheque - check

등처럼 영국식 어휘의 스펠링을 따르는 경우와


(British)-(American)

lift - elevator

primary school - elementary school

toilet - bathroom(상대적으로 집이 크기에 바쓰 룸이 변기만 있는 토일렛과 따로 있는 하우스들이 많다.)

mobile - cellphone

chips - french fries

queue - line

takeaway - takeout

nappy - diaper

car park - parking lot

serviette - napkin

등처럼 주로 사용하는 어휘 자체가 다를 수 있다.



2) 줄임말 천국


호주 사람들의 라이프 스타일을 'laid-back'이라고 표현한다.

느긋하고 태평한 이 곳 사람들.

편안함을 추구하는 그들은 말도 꽤나 많이 줄인다.


Australian - Aussie

Mac Donald's - Macca

Breakfast - Brekkie

Afternoon - Arvo

Avocado - Avo

Barbecue - Barbie

Football - Footie

Chocolate - Choccy

Woolworth - Woolies (호주의 이 마트 같은 대형마트)

You - Ya

Kindergarten - Kindy

Cappuccino - Cap


등등 o 나 i, e 사운드로 줄이는 것을 좋아한다.



3) 호주에서만 알아들을 수 있는 대화표현


- G'day mate. '그대이멧'

Good day mate. 안녕하세요.

친근한 사람들이라 그런지 mate란 표현을 정말 자주 쓴다.

낯설지만 만나는 모두와 바로 mate 된다.


- TA! '타~아!'

Thank you. 고맙습니다. 이다.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많이 쓰신다.


- Good on ya. '긋언냐'

Good on you. 잘했어. 수고했어. 정도인데

영어처럼 안들린다.


- Cheers mate! '치얼스메이'

Thank you. 고맙습니다.

건배의 cheers가 아니다.

남편이 입에 달고 사는 말.


- No worries. '노워리즈'

호주사람들의 라이프 스타일을 제일 잘 대변하는 표현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정말 자주 쓴다. 진짜 자주 쓴다.

우리가 교과서에서 배웠던

You're welcome.

My pleasure.

No problem.

을 쓰긴 하나 미국영어에 가까운 사람일수록 많이 쓰는 듯 하다.


고맙다고 했을 때 '걱정없어'

미안하다 했을 때 '걱정없어' 등등

'걱정없어' '걱정마세요' 를 입에 달고 산다.

진짜 좀 걱정 없이들 사는 것 같긴 하다.


- Too easy! '투이지'

No problem의 완전 쉽지. 당연하지. 이정도 의미이다.

어느날 남편이 나에게 사람들이 '투이지 투이지 한다?' 라고 말한적이 있다.

그 말을 듣고나서부터 이 말이 정말 자주 들린다.

상대가 무언가를 부탁했을때 당연하지. 일도 아니야. 이런 뜻으로 응대해준다.


+ 호주에서만 쓰는 표현은 아니지만

여기 오기 전에 뜻도 몰랐던 너무 많이 쓰는 영어 표현 중에 하나.

한국에서 배운 미국식 영어의 노예인 나.

I think ~ 블라블라를 입에 달고 살았다.


그러나 어느날부터 자주 들린 'reckon'

남편이 현장에서 만난 호주 친구들이 자주 한다고

이거 무슨 뜻이냐고 물어보는데 몰랐었다. 하하.

캐주얼 대화에서 보통 나오는 영국식 영어인듯 한데

I reckon ~ 한다.


14살 짜리 이뻐라 하는 여기 조카에게 가끔 영어 단어의 차이를 묻곤 하는데

think는 생각하는거고

reckon은 think+약간의 suggestion+예측 이라고 똘똘하게 대답해주었다.

알고나면 정말 자주 들리는 'reckon' 이다.




지금 생각나는 정말 일부만 나열했으나

가장 결정적으로 호주 사람들의 영어를 알아듣기 어려웠던 이유는

미국 영어처럼 인터네이션도

영국 영어처럼 강한 악센트도 없었기 때문이다.


그냥 이건 호주 영어였다.

우물우물 대강 이야기하는 느낌이랄까.

제주도 방언을 듣는 기분.

내가 알던 영어가 아닌 기분.

알아듣지 못하는 절망감에 지난 몇 해를 보냈다.

큰 도시 젊은 이들은 좀 더 또렷한 발음을 가질것 같긴한데

내가 사는 곳은 호주에서 6번째로 큰 시골? 지방? 같은 곳이다.


그래도 너무 감사한 것은

한 곳에 오래 살다보니 우리가 잘 알아듣지 못해도

친절하게 다시 익숙한 어휘로 이야기해주는 좋은 이웃이 있다는 것과

내가 거지같이 말해도 찰떡같이 알아들어주는

호주 사람들이 완전 Good Listener 라는 사실!


결론은,

쫄지말고 하다보면 어찌됐건 통하게 된다는 사실이다.

잘하지 못해도 뭐 어뜩해.

이 나라에서 태어나지 않았는데.


상대가 다 알아들어줄꺼라고 생각하고

철판이 되면 모든게 평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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