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카페 = 커피파는 조식 식당
PC로 읽으신다면 더 편안하실 거예요. :-)
지난번 한국에 갔을 때 친구가 요즘 핫하다는 이태원의 로스터리 카페에 데려가 준 적이 있다.
라테 한잔에 설탕 한 스푼을 넣어서 만들어 달라고 했더니
'촌스럽게 누가 설탕을 커피에 넣어먹어? 커피 마실 줄 모르는 구만.'의 뉘앙스로
테이블에 설탕이 준비되어 있다고 점원이 불친절하게 대답했다.
너어어어무 기분이 상했다.
'내가 맛있는 커피가 진짜 맛있는 커피지. 웃기고들 있네. 어디서 아는 척이야.'
내가 싫어하는 한국인들의 단면을 본 날이었다.
호주 사람들 커피에 대한 애정과 조예가 깊다.
그 방법이 한국사람들과는 사실 좀 다른 느낌이긴 하다.
뽐내기 좋아하는 한국 사람들은 커피를 좋아한다고 하면
어디산 커피를 얼마 동안 얼마나 볶고, 신맛이 나고 뭐 이런 지식에 관련된 이야기들을 주로 한다.
호주 사람들이 그런 말을 하는 것을 들어본 적은 거의 없는 것 같다.
워낙 다양한 특징을 가진 로스터리 카페에서
그들이 자부심 있게 내어놓는 그들만의 커피를 파는 곳이 많다.
커피를 워낙 좋아하는 이 사람들, 오랜 시간 입이 이미 고급형으로 훈련되어있다.
그들의 평가는 매우 단순하다.
맛있다. 맛없다.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의 커피. 뭐 이런 식이다.
그렇기에 처음 카페에서 일을 할 때 꽤나 애를 먹었다.
로컬에 있던 작은 카페는 90% 이상이 단골이었고
각 손님마다 그들이 원하는 커피는 각양각색으로 다양했다.
대부분의 커피를 거의 customised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 일주일 정도 크게 어려웠던 건 너무 많은 옵션 때문이었다.
커피 : 커피, decaf 커피
우유: full cream milk, skim milk, lactose-free milk, soy milk, almond milk 등등
종류: latte, cappuccino, flat white, long black, short black, mocha, piccolo 등등
사이즈: cup, mug, takeaway small-medium-large
플레이버: vanilla, caramel, honey, hazelnut 등등
이것은 기본적으로 메뉴판에 게재된 내용이다. 여기부터 시작이다.
농도: half strength, quarter strength, double shot, strong, mild 등등
단맛: raw(brown) sugar, white sugar, sweetner, honey 등등
온도: warm, hot, nicely hot, very hot, over eighty degree 등등
거품: no bubble, no froth, a lot of foam 등등
기타: extra chocolate powder on the cappuccino, long black with pour cream 등등
끝없이 다양한 조합이 가능한 손님들의 커피를 그들의 취향대로 주문받고 만들어준다.
자기가 어떤 맛과 느낌의 커피를 좋아하는지 알고 있기에
이런 주문을 할 수 있는 것이라 생각한다.
나에게 맛있는 커피가 진짜 맛있는 커피이다.
호주 커피의 종류와 특징을 나열해보자면,
- Flat White: 호주의 대표적인 커피이며, 라테에 비해 우유 거품이 적고 부드럽다. 커피 향이 진하다. 우유 거품을 좋아하지 않는 손님들이 주로 마시며, 아예 'no froth'을 요청하는 손님들도 있다.
- Latte: 호주에서 라테를 주문하면 대부분의 카페에서는 글라스 잔에 제공한다. 플랫화이트와 카푸치노의 중간 정도의 우유 거품 대략 1cm 정도가 올라가 있는 것을 글라스 잔을 통해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 Cappuccino: 줄임말로 CAP(캅)이라고들 많이 한다. 우유 거품 위에 초코파우더가 올라가는 것이 호주식 카푸치노의 특징이다.
- Long Black: 아메리카노와 같다고 알고 있지만 만드는 방법이 다르다. 아메리카노는 샷에 뜨거운 물을 붓는 방식이라면 롱 블랙은 뜨거운 물에 샷을 넣는다. 크레마가 깨지는 걸 방지하기 위해서이다. 더 진하다.
- Short Black: 에스프레소를 일컫는다.
- Mocha: 모카치노라고 부르는 경우도 많으며, 에스프레소에 초코파우더 혹은 초코시럽을 믹스하여 만든다. 대부분 카푸치노처럼 우유 거품위에 초코파우더가 올라간다.
- Piccolo: 라틴어로 '작은'이라는 뜻의 피콜로는 일반 라테와 비교했을 때 에스프레소의 양은 동일하나 반 혹은 2/3 정도의 우유만을 넣어 만든다. 훨씬 진한 풍미의 라테이다.
- Iced 된 커피를 팔지 않는 카페들도 아주 가끔 있긴 하다. 이들은 뜨거운 커피를 매우 즐긴다.
- Iced Coffee: 아이스커피를 주문하면 에스프레소+차가운 우유+아이스크림+휘핑 크림이 얹어진 파르페 느낌의 음료를 받게된다. 내가 처음 호주에 와서 잘못 주문한 경험. 푸힛.
집에선 보통 라테를 만들어먹지만
카페에 나가서 마실 때 나는 주로
"Can I please have a mug of half strength cappuccino with one sugar?"라고 주문한다.
"에스프레소가 반만 들어간 카푸치노에 설탕 하나를 넣어 머그잔에 주세요."이다.
이 문장을 활용해서 능숙하게 주문하려면,
Can I please have/get a('어/에이' 두가지 모두로 발음해도 된다.) ~
1. 사이즈 (cup, mug, large size, small size)
2. 커피종류
3. 특별한 주문사항(설탕, 온도, 우유 종류 등)을 순서대로 붙여서 요청하면 된다.
"Can I please have a small size latte with lactose-free milk?"
"Can I please get a cup of flat white with no froth and extra hot?"
"Can I please have a large cap with extra choc on the top?"
"Can I please have a large latte with a dash of vanilla?"
+ a dash of는 '약간의, 조금의' 라는 뜻이다.
+ mugccino라는 표현도 자주 하는데 cappuccino를 mug에 달라는 뜻이다.
쉽다. 쉽다. 아주 쉽다.
처음 호주에 왔을때 이런 저런 조합들의 커피를 마셔보고
자기가 좋아하는 커피의 취향을 정해놓는다면
어떤 카페에 가서든 그 문장만 말하면 된다.
호주 전역에 살아보지 않아서 다른 곳은 모르겠지만,
골드코스트에 있는 카페들은 대부분 아침 6시에서 7시 사이에 오픈하여 오후 2-3시 정도까지만 운영을 한다.
따뜻한 나라여서인지 해가 일찍 뜨고 이른 시간에 일을 시작하는 직업들이 많다.(내 남편)
호주 카페의 특징이라고 한다면
1. 커피가 맛있다.
2. 일찍 열고 일찍 닫는다.
3. 말이 카페이지 사실 식당이다.
정도로 정리할 수 있을 듯 하다.
커피만 파는 카페는 거의 없다. 대부분 아침과 점심을 함께 판다.
ALL Day 메뉴를 갖고 있는 곳도 있지만
시간을 나누어 Breakfast/Lunch 메뉴를 별도로 판매하는 곳도 있으니 확인해보길 바란다.
그들의 Brekkie 메뉴에서 가장 중요한 핵심 요소 두가지를 꼽으라면 당연 계란과 베이컨이다.
거의 대부분의 조식 메뉴에 계란이 포함되어 있을 것이다.
계란은 너무 너무 너무 커피만큼이나 개인의 취향이 확고하게 다르다.
계란이 포함된 메뉴에 'eggs your way' 라고 적혀있다면
내가 원하는 방식대로 계란을 준비해주겠다는 의미이다.
이 메뉴를 주문했을때 서버는 "How do you want your eggs?"라고 물을 것이고,
일반적으로 'Fried, Scrambled, Poached' 중에 선택하여 알려주면 된다.
계란 흰자는 보통 'white' 노른자는 'yolk'라고 한다.
1. Fried Eggs
추가적으로 요청한게 없다면 우리가 흔히 알고있는 sunny side up 형태로 제공될 가능성이 높다.
살짝 뒤집어서 양쪽이 다 익었지만 노른자가 부드러운 상태(반숙)는 'easy over 혹은 flip over'라고 한다.
양쪽 다 익고 노른자도 단단하게 익은 상태를 원한다면 'hard over 혹은 firm yolk'를 요청하면 된다.
2. Scrambled Eggs
호주에서의 스크램블 에그는 크림 혹은 우유와 함께 만들어졌을 가능성이 높다. soft하게 혹은 firm, hard 하게 요청할 수 있다.
3. Poached Eggs
한국말로 '수란'인데 끓는 물에 계란을 깨뜨려 바로 익히는 조리 형태이다. 한번쯤 먹어봤을 베네딕트에 올라가 있는 계란이다. 카페 쉐프의 능력이 poached eggs에서 드러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손님이 원하는 적절한 정도의 수란을 만드는것은 썩 쉬운 일이 아니다. 겉에 흰자가 익으면 속이 보이지 않고 이미 가지고 있는 잔열로 노른자를 익혀버리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runny yolk"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다.
+ 삶은 계란은 boiled eggs라고 한다.
베이컨의 경우 계란만큼 어렵지 않다.
crispy하게 구워달라는 손님 혹은 soft하게 구워달라는 손님 등등 계란보다 간단하다.
카페 메뉴판은 메뉴 속 구성재료로 이름 붙여져있을 가능성이 높다.
찬찬히 살펴보고 모르면 모바일 사전 살짝 뒤져보면 메뉴실패할 일이 잘 없다.
메뉴 선택 성공해서 맛있는 식사 하시길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