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읽어도 재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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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m.kyobobook.co.kr/digital/ebook/ebookContents.ink?barcode=480D200425980
편집자님이자 사장님이신 아미 작가님의 보석같은 서평을 먼저 읽어보세요.
술꾼 여행가 안나가 두 번째 여행기를 책으로 묶어냈다. 객관적으로 안나의 베를린 여행을 완벽하다고 볼 수는 없다. 40도를 넘나드는 찜통 같은 날씨 속에서 어디에도 에어컨을 찾아볼 수 없어 울부짖기도 하고, 독일 꼬맹이에게 인종차별을 당하는 서러움을 겪기도 한다. 맛있는 음식과 술 이야기가 나오지만 으레 모든 여행이 그렇듯 맛집 선택에 실패할 때도 있다. 편견과 무성의로 무장한 현지 가이드를 만나 시간과 돈을 날리기도 한다. 그런데 참으로 이상한 점은 책을 다 읽은 후의 소감이 ‘이렇게 완벽한 여행이 있을 수 있다니!’하는 부러움이라는 것이다.
질문을 하나 던지고 싶다. 세상에 완벽한 여행이란 것이 존재할 수 있을까. 사실 지금까지는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안나의 여행기를 읽고 생각이 달라졌다. 여행은 현재형이 아니라 과거형일 때 비로소 그 진정한 의미를 알 수 있다. 그러니까 시간이 지나봐야 알게 되는 것들이 있다. 내 인생에서 가장 적절한 시기에 적절한 장소, 적절한 사람들을 만났다는 것 말이다. 그것을 수동적인 도피가 아닌, 자발적인 선택과 행동으로 해냈다면, 그 여행을 우리는 감히 ‘완벽한 여행’이라 부를 수 있다. 삶의 적절한 시점에 베를린을 만난 저자는 완벽한 여행을 선물 받았고, 이를 세세히 기록해 독자들에게 선물과도 같은 책을 내놓았다.
인생의 한 고비라 할 만한 큰 상실과 아픔을 겪은 한 인간이 어떻게 이를 성숙하고 아름답게 극복하는지, 전혀 다른 문화와 사람들 속에서 살아갈 힘을 얻고, 그리하여 다시금 제가 속한 세상을 껴안게 되는지 따라가다 보면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밀려오는 진한 감동에 가슴 한 구석이 저릿해질 것이다.
뿐만 아니라 여행을 실시간으로 따라가는 듯한 생생함,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고 시간과 공간을 변주하는 자유로움, 예술가들의 도시 베를린을 제대로 볼 줄 아는 도시여성의 문화예술적 소양까지…. 여행이 자유롭지 않은 시대에 이 책이 줄 수 있는 미덕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개방적이다 못해 방탕(?)하기 이를 데 없는 진짜배기 베를리너들과의 진한 술자리 토크는 화룡점정. 매력적인 친구들과의 화끈한 술자리가 그리운 밤, 이 책이 고마운 대안이 되어준다.
- 홍아미 여행 작가 <지금, 우리, 남미><그래서 너에게로 갔어>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