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어두움은 안개꽃이다.
출간된 에세이 책들을 보면 대부분이 희망적이거나 긍정적인 메시지로 끝을 맺는다.
그래서인지, 나는 이따금 생각해 본다.
‘왜 끝은 항상 밝아야 할까. 어두우면 안 되는 걸까.’
음지가 있기에 양지가 빛나는 것이고,
절망이 있기에 희망이 빛나는 것이고,
부정이 있기에 긍정이 빛나는 것이고,
어두움이 있기에 밝음이 빛나는 것이다.
만일 세상에 어두운 것이 없다면,
과연 밝은 것이 지금처럼 존재할 수 있을까?
그렇기에 나는 어두움도 또 하나의 장르라고 생각한다.
밝음 안에서 따뜻한 평온함을 느끼는 사람이 있듯이
어두움 안에서 차가운 평온함을 느끼는 사람도 분명 있을 테니깐.
그게 나이기도 하다.
나는 깊이 어두울 때 비소로 ‘나’로 있을 수 있고, 온전히 ‘나’로 평온하다.
그래서 나는 이제 본격적으로 무겁고, 어두울 예정이다.
내 어릴 적에는 하얀 안개꽃을 베이스로, 중심에 붉은 장미가 있는 꽃다발이 흔했다.
안개꽃만 있는 꽃다발은 본 적이 없고,
흔히들 ‘누가 안개꽃으로만 꽃다발을 만들어요.’라며, 안개꽃을 함부로 가볍게 여겼다.
하얀 안개꽃의 꽃말은 맑은 마음, 깨끗한 마음, 사랑의 성공, 죽음, 슬픔으로
자기만의 의미를 담은 고귀한 꽃인데..
나는 안개꽃이 있었기에 장미가 더 돋보일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고로, 나에게 어두움은 안개꽃 같은 존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