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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간방 박씨 Oct 15. 2022

방글라데시에 이런 곳이!

콕스 바자르에 꼭 가보세요

방글라데시 사장과 긴 미팅을 마치고 사장은 나에게 쇼핑몰에 데려다주겠다고 했다.

방글라데시에서 기념으로 쇼핑할 만한 것이 무엇이 있을까 생각해 봤지만 딱히 떠오르는 것은 없었다. 우리는 엄청난 교통 체증을 뚫고 한 쇼핑몰에 도착했다.


방글라데시는 차선의 의미가 없다. 역주행, 자전거, 릭샤 그리고 오토바이가 한데 어우러져서 마이웨이로 이동한다. 쇼핑몰에 겨우 도착했는데 마침 정전까지 경험했네


방글라데시 사장은 22살 딸이 있는 아저씨다.

이런 분이 나를 쇼핑몰에 데려다준다고 해서 한참 차를 타고 이동했던 곳은 다름 아닌 서점이었다. 그분은 방글라데시 역사책 두 권을 골라주셨지만 나는 들고 가기 어렵다는 이유로 정중히 사양했다. 대신 방글라데시를 대표하는 마그넷과 방글라데시 국기가 수 놓인 다이어리를 사장님께서 사주셨다.


그러고 나서 어딜 가고 싶냐고 하길래 근처에 스타벅스가 있으면 컵을 사고 싶다고 했다.


여기서 퀴즈!

방글라데시에 스타벅스가 있을까 없을까?

정답은 방글라데시에는 스타벅스가 없다!


사장이 찾은 스타벅스는 굉장히 고풍스러운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는데 내가 찾는 컵은 팔지 않는 곳이었다.


지금까지 각국을 돌아다니면서 본 스벅 중에 가장 고급지게 생겼다. 그런데 컵은 안 팔고 커피만 마실 수 있다


스벅에 오니까 한국에서 먹던 라테를 드디어 마셔본다. 방글라데시에서 제대로 된 커피를 이 날 딱 한번 마셨다


우리는 스타벅스에서 정말 많은 이야기를 했다.


사실 사장을 태국에서 처음 만났을 때 나는 지나가는 잡상인으로 생각을 했다.

그런데 다음 날 또 찾아왔다. 그다음 날도 다시 와서 적극적으로 사업을 하고 싶어 하는 모습을 보고 기억에 꽤 남았다. 한국에 돌아와서도 이 분 생각이 떠나질 않았다. 이렇게 나는 계획에 없던 방글라데시 출장 일정을 잡았다. 그리고 이번에는 내가 사장을 만나기 위해 직접 방문한 것이었다.


사장을 보면 여러 가지 감정이 든다.

돈은 분명히 나보다 훨씬 많을 테지만 좀 더 도와주고 싶고 훨씬 잘 살게 해주고 싶다. 말과 메신저로 끊임없이 오고 가는 문장 속에 사장의 가치관도 마음에 든다. 무엇보다 나의 가치를 먼저 알아봐 주고 다가와 준 그분의 안목이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방글라데시에서 지금 사장 회사의 가치가 몇 배는 더 뛸 수 있게 만들어 줄 계획이다.

 

다음 날 우리는 오후 12시 30분에 만나기로 했다.

그날은 '콕스 바자르'에 가는 날이라서 호텔 체크아웃을 하고 1시간 정도 국내선을 타고 이동해야 한다.


내가 묵었던 호텔에 반기문 UN사무총장도 묵었다. 이땐 이 분도 젊었네


갑자기 비가 와서 걱정했는데 우리는 지옥 같은 교통 체증을 뚫고 국내선 공항에 무사히 도착했다


공항 같지 않은 곳에서 체크인을 기다리고 있다


국내선 비행기를 타려고 버스를 타고 또 이동해야 한다


짧은 비행이라서 샌드위치랑 물을 주더라. 옆자리에서 사장이 샌드위치를 뜯는 순간 내 코에 훅 꽂히던 특유한 향 때문에 샌드위치를 사장에게 양보했다


콕스 바자르는 날씨가 정말 좋았다.


또 믿기지 않겠지만 이 건물이 콕스 바자르 공항이다


호텔 픽업 차량을 타고 호텔로 이동했다. 사장이 좋은 방을 잡아주셔서 정말 감사했다. 조만간 꼭 보답해야지!


저녁을 먹으러 호텔 밖을 나섰는데 눈앞에 보이는 풍경이 예술이었다.


방글라데시에 오지 않았다면 이 멋진 풍경도 못 보고 죽었으려나?


시간이 지날수록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자연의 모습이 정말 신비로웠다.


12시간 주기로 바닷물이 들어왔다가 나간다. 잠깐 서 있었는데도 바닷물이 마구 들어오고 있었다


모든 근심 걱정 다 잊고 바다만 쳐다봤다. 바닷물에 구름이 비치니 이 또한 더 멋지더라


이제 저녁 먹으러 돌아가야 하는데 아쉬워서 자꾸 뒤를 돌아봤다. 오른쪽 과일은 콕스 바자르에서만 먹을 수 있는 거라는데 굉장히 시다


어느덧 날이 어두워지고 하늘에는 별이 쏟아질 듯 촘촘히 박혀 있었다.


이렇게 콕스 바자르에서의 하루가 저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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