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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간방 박씨 Apr 08. 2023

브런치로 다시 돌아온 소 팀장

팀장으로 승진해서 돌아왔어요

브런치에 너무 오랜만에 돌아왔다.

솔직히 글을 쓸 시간은 지금까지 충분히 있었다. 하지만  예전만큼의 열정이 나에게는 이제 없다.


해외에 나가서도 그날그날의 여행기를 밤을 새워서라도 전부 썼었는데 이제는 만사가 귀찮더라.


아무튼 올해 1월부터 지금까지 정말 많은 출장을 다녔고 다양한 일들을 경험했다.

단 하루도 지겨웠던 순간이 없었다. 또한 예측하지 못한 힘든  시간들도 있었지만 한편으로는 즐거움도 많았다.


그리고 이제 비행기 탑승 시간의 신기록을 세울 남미 출장이 남았다. 나는 이 일정을 2023년 1분기의 마지막 코스로 잡았다.


14일이라는 긴 시간 동안 나는 콜롬비아와 페루를 돌아볼 예정이다. 회사에서 할당된 많은 미션이 있는데 이것들을 수행한 후, 마지막으로 엄마가 신신당부한 조카의 라마 인형을 페루에서 사 오면 완벽한 출장이 된다.


요즘 딸기에 꽂혀서 주구장창 딸기만 먹고 있다. 한국 떠나기 전 딸기 라떼도 마셨다. 2주 동안 엄마와 연락을 하기 위한 와이파이 도시락도 필수다


누가 보면 한국을 몇 개월 떠나는 줄 알겠다.

평소에 입에도 안 대던 닭강정과 떡볶이를 비싼 돈 주고 사 먹었다. 공항은 어묵 국물도 안주더라.


비싼 떡볶이와 닭강정이다. 썩 맛이 있지는 않았지만 안 먹고 가면 서운할 거 같아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사 먹었다


곧 있으면 저 대한항공을 타고 인천에서 LA로 향한다. 나중에 비행기를 타 보니 저 비행기 모형이 180도 돌아서 LA로 향하더라


11시간의 비행 끝에 LA에 도착했다.


LA공항은 환승이 까다롭기로 유명하다. 미국 국기 은근히 간지 나네


LA에서 환승하려면 반드시 터미널 밖으로 나와야 한다.


미세먼지 없는 하늘이 참 좋다. 그래도 환승 시간이 2시간으로  매우 촉박했기 때문에 걸음을 서둘렀다


콜롬비아로 가기 위해서 LA에서 멕시코 시티로 향했다.


원래 LA에서 콜롬비아로 가는 항공권이 있었다. 하지만 이게 다 미친 나의 직속 상무가 항공료를 아끼려고 짜둔 흉악한 계략이었다. 본인이 800만 원짜리 비즈니스를 타기 위해 구간별로 싼 항공권을 끊었고, 쓸데없는 멕시코 경유가 하나 더  늘었다.


죽을 때까지 잊지 않을 거다.


LA에서 멕시코 시티로 4시간 동안 열심히 날아가야 한다


멕시코 시티에 도착해서 콜롬비아로 향하는 비행기를 기다리는 중이다. 고약한 상무는 고작 4천원 짜리 커피 한잔 사주더라. 짜증나서 일부러 그란데 사이즈를 시켰다


이제 다시 멕시코 시티에서 콜롬비아로 향하는 비행기를 탑승했다.

다시 4시간을 더 가야 한다.


좁디좁은 비행기 좌석에 끼여서 버틸 동안 상무는 비즈니스 석에 탑승해 있었다. 얼른 내가 본부장이 돼서 저 인간 쫓아내야지


본인이 비즈니스를 타려고 쓸데없는 경유지를 1번 더 추가한 행동을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할 수 없었다.

비즈니스를 탄 상무 역시 이 코스가 너무 힘들다면서 앞으로 그러지 않겠다고 내 앞에서 얼버무렸다.


이렇게 나는 멕시코 시티에서 콜롬비아로 다시 이동했고 허리가 10동강이 나는 몸부림 끝에 메데진에 도착했다


반갑다 메데진아. 총 27시간이 걸려서 도착한 콜롬비아다


앞으로 1주일 동안 묵게 될 숙소다.


욕조가 있으면 반신욕이라도 하려고 했는데 샤워기만 있었다. 생각했던 것보다 방이 나쁘지는 않았다


이렇게 나는 남미로 1년 만에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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