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울이싫어진다

by 숨쉬는 안나

요즘 거울을 잘 안 본다.

화장도 안 하고

머리도 대충 묶는다.


피곤해서 그런 줄 알았는데,

사실은 그냥

지금의 내가 싫어진 것 같다.


쌍둥이를 품게 되었을 땐

감사한 마음이 컸다.

늦은 나이에 찾아온 기적 같기도 하고

그런데 아이들이 태어나고

하루하루를 버텨내는 동안

나는 점점 작아졌다.

보이지 않게, 천천히.

몸은 여전히 낯설고

내 모습은 내 것이 아닌 것 같다.


거울 앞에 서면

눈을 피하게 된다.그냥모른척..

피곤해 보이는 눈,

탄력 잃은 피부,

무언가 사라져버린 표정.

하나같이 맘에안든다.


예전에는 거울 속 내가 익숙했는데

이젠 조금… 낯설다.

아니, 사실은

그 낯선 얼굴이

괜히 미워진다.


남편은 여전히 자상하다.?

아이들도 건강하게 자라고 있고,

겉으로 보면

별문제 없어 보일지도 모른다.


근데 나는

조금씩 무너지고 있는 중이다.


말을 꺼내기가 어렵다.

나보다 더 힘든 엄마들도 많을 테니까.

이런 걸 말하면

‘예민한 사람’처럼 보일까 봐

그게 더 두렵다.


근데 정말 솔직히 말하면

나는 지금 나를 마주하기가 어렵다.

몸도, 마음도.

다 내가 아닌 것 같은 이 느낌이

참 오래 머무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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