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사업이 거절당했을 때 멘탈을 부여잡는 법
2025년 예비창업지원사업에서 탈락했다. 창업을 결심한 뒤 첫 번째 도전이었다.
창업을 하기로 한 이상, 앞으로 수많은 실패와 좌절을 겪게 될 것을 머리로는 알지만, 역시나 아쉬웠다.
서류평가에 통과를 하자 자신감이 차올랐고, 발표평가까지도 무난하게 마쳤다 생각했는데 결과적으로
대기 2번으로 탈락을 한 것이다.
지난 10년 간 나는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팅 회사에서 스타트업 육성과 투자 관련 업무를 담당했다.
지난 세월 나는 얼마나 많은 스타트업의 지원서를 검토하고, 심사했던가. 과거 스타트업을 평가하던 입장에서, 이제는 내가 기업가로서 평가를 받는 것은 정반대의 상황에 놓였다. 탈락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고 싶었으나, 나의 지난 경험치가 무색하게도 내 지원서와 발표가 선정되지 않은 것이 괜스레 머쓱하기도 했다.
매년 2월~4월 즈음에는 각 정부부처마다 대대적으로 청년창업지원공고를 내고 지원서를 받는다. (여기서의 청년의 기준은 보통 만 39세 미만) 창업가들에게는 자금을 확보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인 셈이다.
하지만 이러한 창업지원 시스템 속에서 기업 스스로 자생하지 못하고, 지원금에 기대 겨우 생존해 나가는 기업들을 두고 '지원금 헌터'라는 수식어가 붙기도 한다. 정부지원금이 창업에 반드시 필수적인 것은 아니다. 다만 나와 남편이 동시에 퇴사를 하고 창업에 뛰어든 우리 가정 상황상 지원금은 크나 큰 도움이 될 것이었다.
비록 이번 사업에서는 탈락했지만 일단 문이 열릴 때까지 여러 곳을 기웃거리며 문을 두드릴 작정이다.
여전히 고무적이라 할 수 있는 것은 첫 도전에 발표평가까지 진행했다는 점, 또 다른 부처/기관에서 주관하는 지원사업에도 선정되어 발표평가를 앞두고 있으니, 아직 창업자금확보의 기회는 남아있다는 점이다.
결과 발표 후 반나절 남짓 기분이 꿀꿀하고 아쉬운 결과가 머릿 속에 어른거리기도 했지만,
일단 맛있는 음식으로 수고한 나 자신을 칭찬하고 다른 기회를 찾아나서기로 했다.
맛있는 음식은 내게는 지난 고통과 회한을 잠재우는 특효약 중 하나이다.
역시 스타트업도, 개인도 건강하게 일을 지속하고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회복탄력성(Resilience)' 이 필요하다. 바닥을 찍고 빠르게 다시 튕겨 올라갈 수록, 최악의 상황에서 벗어나 빠르게 정상성을 회복 할수록 스타트업과 개인 모두 더 멀리 기운차게 나아갈 수 있다.
MBTI 가운데 지독한 S(Sensing/감각형)인 나는 지극히 오늘과 현실에 집중하는 사람이다.
복잡한 생각과 망상을 즐기지 않으며, 당장에 내가 좋아하는 음식을 먹고,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면 우울감에서 빠르게 벗어나는 편이다. 빠른 멘탈 회복을 위해 손만 뻗어도 쉬이 닿을 곳에, 내게 기운을 주는 것들, 내게 좋아하는 것들을 곳곳에 잔뜩 마련해두는 것을 추천한다.
예컨대 내게는 인생의 가장 큰 조언자가 되어주는 든든한 남편, 이 아이 하나만 있으면 다 괜찮다라는 생각이 들게 만들어주는 나의 아들, 신앙, 내가 사랑하는 춤, 수영, 책, 친구, 동료, 맛있는 음식, 팟캐스트(여자 둘이 토크하고 있습니다, 김혜리 기자님의 조용한 생활), 유튜브 채널(밀라논나, 최화정, 강주은, 김나영, 오지영 - 자신의 삶을 소중히 여기고 만끽하는 여성들이 요즘의 내게 큰 영감을 주므로), 글쓰기 모임 등등 앞으로도 어려운 순간마다 이들에게 많이 기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