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éronique Doisneau _ Jérôme Bel 2004
몇 년 전 한 발레리나의 공연 영상을 봤다.
제롬 벨이 연출한 파리 오페라에서의 한 공연 영상이었는데 꽤 특이했다. 일반 발레 공연처럼 무수히 많은 발레리나'리노들 그리고 극과 이야기로 이루어진 게 아니라, 그냥 발레리나 한 명이 띡 나와 자기소개를 하고 노래를 부르며 춤을 추고 이야기한다. 그녀는 무대 위에서 틈틈이 물을 마시고 옷을 갈아입고 또 숨을 고른다.
그 사람은 이야기한다. " 내 이름은 베로니크 두아누 입니다. 사람들은 나를 보며 배우 이자벨 위페르를 닮았다고 많이 이야기하곤 합니다. 내 나이는 42살이고 난 결혼을 했습니다. 6살 12살 아이가 두 명 있어요. 나는 8주 후에 은퇴를 합니다 그러니까 이 공연은 파리 오페라에서의 제 마지막 공연인 셈입니다." 그녀는 어두운 관객석의 사람들을 얼굴을 마주하기 위해 두리번대며 조용히 이야기한다.
" 나는 달마다 3600유로 정도의 돈을 받습니다. 프랑으로 치면 2300 정도가 되겠군요. 나는 étoile 이 되지 못했습니다. 그렇기에 나는 충분히 재능이 없었고 체력적으로도 너무 약했습니다."
그녀는 자신이 선호하는 안무가들의 이름을 나열하고 이어 싫어하는 안무가들도 말한다. 춤을 추다 발레슈즈를 벗고 또 그녀는 무대를 나가기도 한다. 그녀가 나간 무대 위는 다른 누구도 채우지 않은 채 그저 그녀를 기다린다.
곧이어 관객을 등지고 무대 위에 나타나 바닥에 앉아버린 그녀는 다른 발레리나가 자신이 좋아하는 춤을 연기하는 것을 것을 바라보기도 한다.
잠시 후 그녀는 직접 노래를 부르며 백조의 호수의 나오는 주인공 "백조"를 연기하기 시작하는데, 완벽히 분장한 백조의 모습이 아닌 흔한 연습복을 입은 모습에 심지어 배경음악은 그녀가 직접 흥얼거린다. 춤이 격해질수록 호흡은 가빠지고 나중에는 헉헉대는 숨소리와 끊기는 노랫소리만 공연장을 채운다. 드디어 춤이 끝난 후 관객들은 박수를 치고 그녀는 가파른 숨을 고른다. 그녀는 충분한 시간을 두고 차분히 다시 말을 시작할 수 있을 때까지 긴 정적을 유지한다.
사람들이 가장 좋아라 하는 백조의 호수, 그중에서도 방금 자기가 재현한 가장 유명한 장면에 대해 그녀는 이야기를 한다. " 이 장면 'swan lake'는 32명의 발레리나들이 함께 춤을 춥니다. 하지만 주인공을 제외한 31명의 발레리나들은 배경에 서서 거의 움직이지 않습니다. 우리들은 멈춘 상태로 인간 장식이 되죠. 주인공을 비추기 위해서요. 우리들 인간 배경에게는 이 장면이 가장 끔찍한 춤입니다. 나로 예를 들자면, 나는 소리를 지르거나, 무대를 뛰쳐나가고 싶기도 했습니다."
그 말을 마치고 그녀는 이번에는 주인공 백조가 아닌 배경의 백조를 연기한다. 멀리에 있는 음향감독에게 배경음악을 부탁하고 소리를 키워달라고 말한다. 음악이 시작되고 그렇게 그녀는 대략 오분의 시간 동안 거의 움직이지 않는다. 정말 장식처럼.
이 사람은 몇십 년을 지나서야 자기에 대해 말할 수 있었다. 파리 오페라 무대 한가운데에 서서 사람들에게 자신이 받고 있는 월급을 말하고 자신이 사랑했던 춤들과 아직까지도 싫어하는 장면에 대해 설명하고 춤을 추고. 숨이 차면 차분히 숨을 고르고, 그 정적까지 수용할 수 있을 만큼의 관심을 가진 관객들과 함께. 사람들은 그녀가 물을 마시는 것을 조용히 지켜보고, 그녀의 노랫소리를 듣고 숨소리를 관찰한다. 그리고 그녀는 그 관객들에게 자신은 주인공이 되지 못했고 자신이 그만큼의 재능이 없었다고, 약했다고 관객들에게 말했다. 나는 그 무대 위해서 그녀의 시간과 관객의 관심이 사십 년 동안 중간 급의 발레리나로 살아왔던 그녀가 인간 장식에서 벗어나는 순간임을 확인했다.
그녀가 말했던 끔찍했던 장면의 32명에서 주인공 1을 뺀 31명. 인간 장식 31명에서 떠들고 있는 그녀를 뺀 30명. 그녀는 이야기를 하고 사람들은 그것을 들음으로써 기억함으로써 그리고 몇 년이 지난 이 영상과 말을 듣고 있는 사람들로 인해 장식이 아닌 무언가 다른 것으로 남는 것이다.
배경이었던 그녀는 어쩌다 주인공이 돼버렸고, 나는 여전히 그녀가 설명했던 배경을 지키는 사람들에 대해서 생각을 멈출 수가 없다. 움직이지 않고 음악이 흐르는 무대 위에서 한 사람의 5-6분 정도의 시간들. 30명에게 6분을 곱하고 또 그 모두 합친 시간에서 다시 수백 번 반복됐을 그 장면의 노래 재생 횟수를 곱하고. 나는 무수히 반복되고 더해지고 전혀 빼질 기미가 없는 배경과 장식들의 수 축적에 대해서 아직도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그것은 아직도 여전히 더해지고 있기 때문일까? 그 숫자와 조용히 하려는 눈치 보이는 숨소리와 시끄럽고 방대한 음악, 무대 스포트라이트 밖의 어두운 부분들. 조용하게 존재하는 것들, 부산스러워야 하는 것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