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으른 치아바타씨에게-

by 이경


안녕, 2025년

그동안 긴 글 쓰기를 자제했다. 
스스로 쓰고자 하는 나를 방치했는지도 모른다.
모든 것이 흔들렸고, 달라졌고, 어떤 것들은 와르르 무너져 내렸으며 마음의 갈피를 아주 잡은 것은 아니기에-
무엇을 말하면 좋을지, 어떤 것을 이야기하고 싶어 했더라
내가 정말 말하고 싶었던 게 있었나..
알 수 없음과 모르겠음 사이를 오가며
일상을 지키기 위해 노력했다. 

 나에게 나는 작으면서 동시에 크고 중요한 세계
어제는 윤가은 감독의 ‘세계의 주인’ 영화를 보고 왔다. 
줄거리나 영화에 대해 보고 가지 말라는 당부에도 나는 기어이 사과를 따먹고야 마는 그런 인간인 것이다. (주님 죄송해요 이렇게 생겨먹은 것을 어떡하겠습니까..) 
사실 망설였다 볼까, 말까? 
나는 겁도 많고 소심한데 의외의 추진력과 반골?기질 무모성을 동시에 갖춘 인간이다. 외면하고 싶은 나와 마주하고 싶은 나는 언제나 치열하게 자기들끼리의 설전을 벌인다. 

”야, 됐고 니들 다 조용히 해.“
결국 지르는 나를 택한 것이다. 
몰라, 이씨 못 먹어도 고지 !!! 

영화는 주인을 통해 주변인물들을 보여줌으로써
주인의 세계를 밝힌다. 
주인이 속한 주인 없는 주인의 세계.

미도의 감정선이 좋았다. 
나를 용서하기가 어렵다는 미도의 말도.
어쩌면 늘 상대방 보다 나를 용서하기가 어려워서 쉽게 타인을 탓하고 원망하는지 모른다. 나와 마주 설 용기가 없기 때문에… 

개인의 아픔과 고통은 여전히 한 개인의 것일 것이다.
나에게 일어난 일은 나에게만 일어난 일임으로.. 
개인의 아픔이 모두의 아픔이 될 수는 없겠지만, 사회가 우리가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봉하며 앞을 향해 나아갈 것인가? 하는 물음표가 극장을 나온 내게 남았다.

나는 이제 앞으로 무엇을 더 할 수 있을까?? 

새해는 욱하지 말아야지.
화를 참고, 말로 상처 주지 말아야지.
그건 나 자신에게도 해당되는 이야기.

실수가 많고, 여전히 모난 부분은 다듬어지지 않은 채로 있다.
그럼에도 한 가지 위안이 되는 것은 나는 조금씩 나아지고 변화해서 지금의 내가 되었다는 점이다. 

나는 나를 믿을 수 없지만, 나를 만드신 분의 선하심을 믿기에-
나에겐 아직 기회가 있다. 
그런 생각을 하면 다시 힘이 난다.
누군가는 그거 그냥 정신승리 아니냐며 비아냥댈지도 모른다.
그런 여러 말속에서도 나는 흔들리며 때론 넘어지면서 나아가기로 마음먹었다. 

내가 내 삶을 애정하고 사랑하는 만큼
누군가의 삶도 애정하고 긍정하며 사랑해주고 싶다.


2026년 새해를 기다린다.
소망하기 때문에-
2025년의 나 보다 2026년의 내가 더 좋을 것임을 믿는다. 








작가의 이전글딸기 生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