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애니웨어 Jul 29. 2024

우울은 결핍에서 온다.

우울증을 앓다가 극복하고 다시 우울해지는 인생을 사는 내가 느낀 점. 

10대의 우울증은 따돌림에서부터

20대 초반의 우울증은 상황으로부터

20대 중반의 우울증은 자신으로부터


이렇게 우울증을 앓아왔습니다. 


이제는 뭐,

우울에 빠져있는 제가 허무하고 질리더군요.


왜 또 저렇게 질질 짜고 있는 건지

왜 너만 힘든 것처럼 좌절하고 있는 건지

이젠 자신에게 지쳤습니다.




10대 땐 따돌림을 당했습니다. 

학교는 마치 저의 눈물을 기다리고 있는 거 같았습니다.

학교 가는 버스에서, 수업 중간에, 쉬는 시간에, 화장실에 가서 눈물을 흘리는 건 일상이었죠.

이때 '친구라는 존재랑 마음 놓고 도서관에서 공부하고 싶다'가 저의 소원이었습니다.

중학생 때 도서관에서 친구들이랑 공부하다가 매점에 가서 라면 먹는 게 행복했거든요.


20대 초반에는 압박받는 대학교 생활을 했습니다.

없는 형편에 자취방 비용을 내주시는 어머니께 죄송하고 알바를 하면서 공부를 해야 하고

조기졸업을 해서 얼른 취업을 해야 하는데 취업을 좋은 곳에 못하면 어떡하지?

나 결국 실패하면 어떡하지?라는 상황이 저를 매우 힘들게 했습니다.

친구가 없어서 인간관계에서 스트레스를 받진 않았지만

그만큼 외롭기도 했네요.


20대 중반에는 성공하고 싶다는 열망이 제 목을 움켜쥐고 있었습니다.

어릴 적부터 가난하게 살아왔기에 부자가 되고 싶었고

카드 값으로 인해 돈의 노예가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저의 생각을 더욱 간절하게 만들었습니다.

부자가 되기 위한 사업 등을 찾아보았지만 '역시 난 안 되냐'라고 '이렇게 멍청했냐'라고

저 스스로를 하대했습니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 보니

모두 제가 가지고 있지 않은 것의 열망으로 우울증이 뒤따라 오는 거였습니다.


그래서 우울증은 결핍에서 오는가 봅니다. 


결핍을 채워야 하는 걸까요 아니면 포기해야 하는 걸까요?

작가의 이전글 EP.05. 내가 엄마의 짐이 된 거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