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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애니마리아 Oct 15. 2024

시각, 청각, 촉각, 후각도 가능해

『 CORDUROY GOES TO SCHOOL 』


『 CORDUROY GOES TO SCHOOL 』, by Don Freeman, pictures by Lisa McCue, 2002, Penguin Punam Inc.


『코듀로이 학교에 가다』, 돈 프리만, 그림-리사 맥큐, 2002년, 펭귄 




저자 돈 프리먼(Don Freeman 1908~1978)은 미국 캘리포니아 주 샌디에이고 출신이다. 처음에는 연주와 미술을 공부했으나 책과 쓰기에 매료되어 1940년대부터 아동서를 쓰고 그림을 그리기 시작해 일명 '코듀로이'시리즈로 인기를 얻었다. 『 Dandelion 『(멋쟁이 사자 댄디라이언)이나 『 Fly High, Fly Low 』(높이 날아, 낮게 날아)도 독자에게 색다른 재미를 선사하였고 칼데콧 영예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화창한 날 아침 꼬마 곰 코듀로이는 학교에 간다. 친구들을 만나 잠시 신나게 놀지만 곧 교실에 들어갈 시간이다. 코듀로이는 책가방을 놓은 후 딱딱한 책상에서 공부하는 게 아니라 학급 애완동물을 돌보러 간다. 새, 쥐, 물고기에게 물을 주고 밥을 먹인다. 자신의 할 일을 다 한 후 코듀로이는 친구들과 함께 자리에 앉는다. 선생님이 책을 읽어주시는 시간이고 오늘의 알파벳은 'B'이다. 각자 B로 시작하는 물건을 가져와 발표할 준비도 하고 있다. 코듀로이는 어떤 물건을 가져왔을까? 오늘 수업은 어떻게 진행될까? 휴식 시간에는 어떻게 놀까? 알고 보니 오늘은 정말 특별한 날이었다. B와 얽힌 에피소드가 끊이지 않는다. 






Today is Corduroy's teacher's birthday, and they are having a special treat-cupcakes and juice! The class sings " Happy Birthday."


"B is for birthday, " says Corduroy.  


오늘은 코듀로이 선생님의 생일이에요. 모두들 특별한 간식을 먹고 있지요. 컵케이크와 주스! 반 아이들이 모두 부르네요. "생일 축하합니다!"


"버스데이(Birthday)는 비(B)로 시작해요." 코듀로이가 말했어요.



from Corduroy Goes to School( no page marks)



       


        Corduroy Goes to School저자미등록출판Viking Books발매2002.07.01.













알파벳 하면 글자가 잔뜩 들어간 파닉스 책이나 문제집 같은 책이 연상된다. 간혹 책에 따라 쓰는 란이 있어 거부감이 드는 아이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은 실제 내용을 읽어보기 전에 알파벳을 익히고 어휘력을 쌓는 데 도움이 되는 책이라는 사실을 예상할 수 없었다. 그저 제목처럼' 귀여운 곰돌이가 학교에 가는구나' 정도로 예상할 뿐이었다. 



이 책의 매력은 단순히 귀여운 동물들이 나와 우화 같은 인상을 주며 알콩달콩 지내는 모습 때문만은 아니다. 첫 장을 펴자마자 군데군데 볼록한 느낌의 그림이 라인을 따라 살짝 펄럭이는 게 눈에 들어온다. 버스 문을 펼치면 친구가 내리고 친구가 던진 공을 펼치면 작디작은 파랑새가 미소를 보낸다. 이런 패턴이 매 장마다 펼쳐져 내용과 더불어 다음 장에는 어떤 그림이 숨어져 있을지 궁금하고 설레는 마음을 일으킨다. 아이 혼자 읽어도, 누군가와 함께 읽어도 서로의 생각과 느낌을 말하며 읽기에 좋은 책이다. 



영어의 측면에서 보면 이 책은 주로 B에 집중되어 여러 단어가 이야기 속에서 자연스럽게 나온다. 플랩(flap) 부분을 펼치고 그 단어를 말해보면서 어색하지 않게, 효과적으로 익힐 수 있어서 재미와 교육적인 면 둘 다 도움이 되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box, bird, block, bear, button, bike and so on)



단, 기승전결의 짜임새 있는 서사 같은 이야기를 좋아하는 독자라면 다소 아쉬울 수 있어 취학 전후의 어린 독자와 선생님, 부모님이 함께 하면 좋을 듯하다. 필자는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 접했고 오랜 서가의 냄새가 배어 시각, 촉각, 청각을 이용한 읽기와 더불어 후각까지 누리게 되었다. 오감을 동원해 동심으로 돌아가고픈 어른 독자에게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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