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rkish Dip

Down Under Food Rhapsody

by annieminsu

살짝 새침해 보이는 인상이지만 영어 억양이 특이하길래 참지 못하고 그녀에게 물어보았다.

"너 어디서 왔니?

"난 터키 사람이야. 넌?

"응, 난 한국에서 왔어. 너 터키가 한국과 형제의 나라인 것 아니?"

"그럼 알지! 우리가 한국전쟁 때 참전해서 함께 싸웠잖아. 그럼 우리는 자매가 되는 거네?"

그렇게 Selda와 나는 금세 친구가 되었다.


터키의 수도 앙카라에서 온 Selda는 크루즈쉽에서 일하던 중 호주인 Brad를 만나 사랑에 빠졌고 5년 열애 끝 결혼해 이곳 호주 골드코스트로 와서 살고 있다.

최근 더욱 잦은 테러로 시국이 혼란스러워 호주에서 사는 것이 다행스럽다고 여겨질 때도 있지만, 생각보다 골드코스트의 터키 교민사회가 잘 형성되지 있지 않아 교류가 적고, 마땅한 터키 식료품점도 없어서 고국 음식이 그리울 때면 이웃나라인 레바논 식료품점을 이용해야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한다.

Selda집에 초대를 받아가면 종종 당근으로 만든 Dip을 납작한 빵과 함께 내놓는데, Main meal 이 나오기 전 이렇게 식전주와 함께 준비되는 간단한 음식들을 Meze라 부른다. 여러 가지 Dip 이외에도 치즈, 샐러드를 비롯해 포도잎이나 양배추 잎으로 밥이나 다진 고기를 싼 Dolma 등 Meze는 그 종류가 셀 수 없이 다양하고, 주로 차게 먹는 것들이 많다고 한다.


Selda에게 부탁하여 클래식 Meze인 Carrot dip(Yogurtlu Havuc), 주변 국가인 이란, 이스라엘, 레바논, 이집트 등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는 담백한 Hummus, 불에 그을린 가지 향이 일품인 Baba Ghanoush를 함께 만들어보았다. 세 가지 Dip 모두 간단한 재료로 짧은 시간에 만들 수 있다.

납작한 빵이나 소금기 없는 워터크래커와 서브하면 된다.


# Carrot Dip

당근 2개는 채칼로 얇게 썰어서 준비.

마늘 다진 것 1/2 작은술

요거트(플레인) 3-4 큰술

올리브 오일 1-2 큰술

준비된 당근에 마늘을 넣고 중불에서 당근이 부드러울 때까지 익혀준다.

한 김 식으면 요거트를 넣고 소금, 후추로 간을 한 후, 올리브 오일을 넣고 섞어준다.


# Hummus

Chick pea(병아리콩) 깡통 2개 물에 살짝 헹구어서 준비

(또는 마른 콩을 불려서 익힌 후 사용)

Cumin 1 작은술

Garlic powder 1 작은술

레몬즙 1/2

Tahini(참깨 페이스트) 3 큰술

요거트 3큰술

소금, 후추

올리브 오일

재료들을 모두 섞고 Stick Mixer(도깨비방망이)로 으깨준다.

올리브 오일로 윤기가 흐르게 마무리.


# Baba ghanoush

가지 2-3개

마늘 다진 것 1/2 작은술

요거트 3-4 큰술

가지는 직접 불위에 올려 껍질을 그을려가며 익힌다.

(또는 오븐 그릴 기능을 이용한다)

속까지 푹 익으면 껍질을 제거하고 가지 속만 발라내 준비한다.

여기에 마늘 간 것과 요거트를 넣고 섞어주면 완성.


여행 프로그램에서 터키를 소개할 때면 빠지지 않고 등장하던, 배위에서 파는 고등어 샌드위치를 꼭 맛보고 싶어 작년엔 이스탄불을 다녀왔다.

곳곳에 자리한 뾰족한 모스크 첨탑만 빼면 복잡한 거리와 어깨를 부닥치며 바쁘게 다니는 사람들의 모습이 서울 시내 어느 거리와 닮아있었던 이스탄불.

끈끈한 가족애와 어딜 가나 차 한잔이라도 대접하지 않고는 돌려보내지 않던 정 많은 터키 사람들.


터키석과 에메랄드를 반반 섞은듯한 신비로운 색깔의 눈동자를 굴리며 Selda가 비밀 털어놓듯 얘기를 꺼낸다.

"난 있잖아, Brad와 앙카라에서 결혼식 후, 그다지 호주 생활에 동경이 없었어. 그런데 Brad가 자기는 서핑을 해야 하는데 터키는 파도가 크게 일지 않아 서핑을 할 수 없으니 호주로 가서 살자고 해서 오게 된 거지, 그런데 호주에 와서 산 지난 12년 동안 한 번도 서핑하는 걸 본 적이 없지 뭐야?" 라며 크게 웃어젖히는 그녀.


사랑 때문에 호주에 온 Selda, 여러 가지 이유로 고국을 떠나 새로운 땅에 터전을 잡고 사는 사람들…

향수병이 밀물처럼 밀려들 때 고국의 음식만큼 그 기분을 달래주는 것이 또 있을까?

먼듯하지만 어쩐지 한국과 닮아있는 형제의 나라 터키의 음식이 어느덧 친숙해져 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