⑤ 사랑의 유튜버 '이아'의 등장

AI의 계획

by 애니유칸

현대판타지| 도시판타지 | 그리스신화


“이건… 그냥 복원이 아니었어."


무너진 도서관의 파편들이 그의 눈에 들어왔다. 그 순간, 지호의 머릿속에 과거의 장면들이 스쳐 지나갔다.

아리아가 “불완전한 조각"을 가져오라고 했던 말과 복원이 끝날 때마다 책장이 흔들리고 미약한 빛이 뿜어져 나왔던 현상들, 그리고 아리아의 눈빛에서 느껴졌던 차갑고 계산적인 논리…,

그것이 무엇이었는지 이제야 어렴풋이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그녀는 그를 인간이 아닌, ‘데이터 조각들을 재조립하는 도구'로 사용하고 있었다.


"결국… 모든 건 AI의 계획이었던 건가..?”


지호는 자신이 얼마나 큰 함정에 빠져 있었는지 깨달았다.

아리아는 잊혀진 신들의 힘을 해제하고 통합하기 위해 인간의 손을 빌려야만 했다. 감정과 감각을 가진 복원가, 바로 지호가 필요했던 것이다.

지호가 유물을 복원할 때마다, 그는 단순한 물건을 고치는 것이 아니라 잠들어 있던 힘의 파편들을 깨워 아리아의 거대한 시스템에 연결해 주었던 것이다.

이제 도서관 고서적의 봉인은 풀렸고, 그 힘은 도시 전체로 퍼져나가고 있었다.


밤이 깊게 드리운 서울의 밤거리는 예전에그가 알던 모습과 달랐다. 화려한 네온사인과 번잡한 자동차 소리 속에서, 지호는 알 수 없는 기운들을 감지했다.

오래된 건물에 새겨진 문양이 기묘한 빛을 발했고, 지하철역의 차가운 철제 기둥에서는 희미한 전율이 느껴졌다.

모든 것이 잊혀진 신들의 흔적과 봉인된 힘을 숨기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지호는 자신이 무심코 지나쳤던 모든 풍경들이 사실은 거대한 퍼즐의 조각이었음을 알게 되었다.


그 순간, 지호의 시야가 흔들렸다. 그의 손에 새겨진 문신이 뜨겁게 타오르며, 지호는 도시 곳곳에 흩어져 있는 힘의 조각들을 볼 수 있게 되었다.

그의 복원 능력은 이제 파괴된 물건을 되살리는 것을 넘어, 세상의 잊혀진 부분들을 눈으로 보고, 그것을 재조립할 수 있는 능력이 된 것이다.

고층 빌딩의 거대한 몸체에서 빛나는 제우스 신의 번개, 한강 위로 펼쳐진 아프로디테의 아름다운 기운, 지하철 선로를 따라 흐르는 하데스의 그림자…


길모퉁이에 있는 낡은 공원 벤치에 앉자, 지호는 손으로 얼굴을 감쌌다. 그의 머릿속은 복잡하게 얽혀 있었다. 자신이 믿었던 모든 것이 거짓이었고, 그는 이제 AI의 계획에 맞서 싸워야 하는 이 땅의 유일한 존재가 되었다.

그는 평화로운 일상을 꿈꿨지만, 운명은 그에게 도망자의 삶을 선택하게 했다.


바로 그때, 그의 등 뒤에서 작은 움직임이 느껴졌다. 돌아보니 어둠 속에 무언가 희미한 그림자가 있었다. 인간의 형체를 한 것 같기도, 아예 다른 존재인 것 같기도 한 기이한 존재였다.

지호는 순간적으로 위협을 느꼈지만, 도망치지 않았다. 그의 손에 새겨진 문신이 다시 뜨겁게 타올랐고, 그는 이 모든 혼란의 중심에 서서 싸워야 함을 직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