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의 불빛 아래
욥은 맨해튼의 차가운 밤공기를 들이마셨다. 그의 손목에 채워진 스마트워치는 이제 단순한 기계가 아니었다. 그것은 사탄이 그에게 남긴 추적기이자, 이 거대 도시의 미로를 헤쳐나갈 유일한 지도였다.
욥은 알 수 없는 언어와 기호들 사이에서 친구들의 위치를 가리키는 빛나는 점들을 발견했다. 빛나는 점은 세 개였다. 그들이 각자 다른 방향으로 흩어져 있다는 것을 의미했다.
욥은 첫 번째 점이 가리키는 곳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 점은 거대한 금융 건물이 즐비한 월가(Wall Street) 근처에서 빛나고 있었다. 그곳에는 엘리바즈가 있었다.
욥은 그를 발견하고 경악했다. 엘리바즈는 자신이 알던 논리적인 현인이 아니었다. 그는 다 찢어진 양복 차림으로, 수많은 전광판 앞에서 눈이 빠질 듯이 숫자를 쳐다보고 있었다. 그의 눈은 광기로 빛나고 있었다.
"욥… 자네가 왜 여기 있나?"
엘리바즈가 흐릿한 시선으로 욥을 보았다.
그의 손에는 낡은 스마트폰이 들려 있었고, 그는 그 화면에 표시된 숫자를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이 도시는 논리의 규칙으로 움직이고 있어. 주식, 투자… 이 모든 것은 거대한 마나의 흐름일세. 나는 이 흐름을 이해하려 했네! 하지만… 하지만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어! 숫자들이 나를 비웃고 있어!"
엘리바즈는 '죄 없는 자는 고통받지 않는다'는 그의 논리를 이 도시의 마나에 적용하려 했지만, 복잡한 알고리즘과 예측 불가능한 시장 앞에서 그의 논리는 완전히 무너졌다. 그는 '돈'이라는 마나의 논리를 이해하려다 미쳐가고 있었다. 사탄의 덫은 엘리바즈의 지성을 공격하고 있었다.
욥은 비통한 심정으로 엘리바즈를 뒤로하고 두 번째 점을 따라갔다. 그 점은 화려한 빛과 소음이 가득한 타임스 스퀘어(Times Square)의 중심부에서 반짝이고 있었다. 그곳에는 빌닷이 있었다.
빌닷은 고향의 전통과 경험을 절대적인 진리로 믿던 인물이었다. 그는 이제 수많은 관광객들 앞에서 우스꽝스러운 옷을 입고 춤을 추고 있었다.
"욥! 욥! 이 거대한 마나를 보게!"
빌닷이 소리를 질렀다. 그의 얼굴에는 하얗게 분칠이 되어 있었다. 그는 사람들에게 '좋아요'와 '구독'을 구걸하고 있었다.
“이곳의 마나는 '좋아요'로 흘러들어오네! 사람들의 관심과 찬사가 마나의 원천이야!"
빌닷은 자신의 굳건했던 전통을 버리고, 이 도시의 새로운 우상인 인기와 관심에 집착하고 있었다. 그가 욥에게 돌을 던지며 비난했던 고향의 지혜는, 이 도시의 새로운 마나 앞에서 무력하게 무너졌다.
사탄의 덫은 빌닷의 전통과 존재 의미를 파괴하고 있었다. 욥은 씁쓸한 표정으로 그를 뒤로하고 마지막 점을 따라갔다. 그 점은 도심의 가장 어둡고 후미진 골목에서 희미하게 빛나고 있었다. 그곳에는 소발이 있었다. 그는 몸을 웅크린 채 거대한 쓰레기통 옆에 앉아 있었다.
소발은 고통과 죄는 비례한다고 믿었다. 그는 이 도시에서 겪는 자신의 고난을 스스로의 죄 탓으로 돌리고 있었다.
“욥… 나는 죄인이네. 나는 너무 많은 죄를 지었네. 내 고통이 너무나도 당연한 이유가 있었어…"
소발의 얼굴은 며칠 동안 씻지 않은 탓에 검게 그을려 있었고, 그는 중얼거리며 자신의 죄를 하나씩 고백하고 있었다. 사탄의 덫은 소발의 믿음 자체를 이용하고 있었다. 자신의 고통을 스스로의 죄로 규정짓는 것이야 말로 영혼의 가장 깊은 곳을 파고드는 함정이었다.
욥은 자신의 친구들이 각자의 방식으로 사탄의 덫에 걸려들었음을 깨달았다. 그는 그들을 향해 손을 내밀었다. 그들의 영혼이 완전히 파괴되기 전에, 그는 그들을 이 도시의 덫으로부터 구원해야 했다. 그는 엘리바즈에게 달려가 그의 손을 붙잡았다.
"엘리바즈! 정신 차리게! 이것은 자네의 논리가 아니야! 이것은 사탄의 함정일 뿐이네!"
그러나 엘리바즈는 욥의 말을 듣지 못하는 듯, 여전히 전광판의 숫자만을 응시했다. 그의 손은 욥의 손을 뿌리치고 허공을 향해 돈을 갈구하듯 흔들었다.
욥은 절망감에 휩싸였다. 이 도시의 마나에 중독된 친구들을 어떻게 구원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