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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막여신 프리신디 Jun 18. 2024

대상포진이 다시 올까 무서워...

쉬었다가도 괜찮아.

나는 시작하기가 어렵지 한번 시작하면 끝을 보려는 성격이다. 시작한 것을 끝맺지 못하면 마음이 불안하다. 아니 불편하다.


나는 개근상이 부지런함을 상징하는 것이라 여기고 살았던 사람이다.

게임 하나를 시작해도 시간이 낭비되는 걸 알면서도 꼭 그 끝을 봐야 했다. 그 게임이 뭐라고 재미와는 별개로 어느 순간 그 끝을 보기 위해 달리고 있다. 그럴 때마다 미련한 내가 너무 싫다. 열심히 하는 것보다 뭔가를 하고 있다는 것 체에 위안과 안정감을 받을 때가 많다.

나는 왜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불안한 걸까?     


낭독으로 먹고살겠다는 포부를 밝히고 마음이 바쁘다. 이것저것 벌여놓은 일도 많고 하고 싶고 배우고 싶은 것도 많아졌다.

스케줄표가 빼곡히 차기 시작한다.

그러다 겨우 잡아 논 리듬에 본업이 밀려오면 정신력만으로는 버티기 힘들어진다.

쉬어야 한다. 온몸이 말을 걸어온다.     

‘아니야. 이 정도에 무너지면 이제까지 쌓아온 게 너무 아깝잖아.’ 나는 나를 어르고 달랜다.

리듬이 깨져 다시 돌아가지 못할까 봐. 여전히 나를 믿지 못하고 불안해한다.     



그런 내가 잠시 멈췄다.

대상포진이 또 올까 무서웠기도 했지만

더 멀리 잘 달리기 위해 숨을 고르기로 했다.

하루 새벽 기상만 쉬어줘도, 블로그나 브런치에 포스팅을 쉬어줘도 괜찮다. (사실 매일 블로그 포스팅만은 절대 포기가 안 된다.)     

쉬어가면 몸도 마음도 가벼워진다. 그래서 또 주저리주저리 말이 많아지는 아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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