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오랜만에 이 제목으로 글을 쓴다. 작년 여름 조울증 진단을 받고 약 8개월 동안 약 부작용과 그로 인한 곤두박질치는 현실 등 최악의 날들을 보냈다. 일곱 개의 알약은 매일 나를 깨지 않고 잠들 수 있게 했고 감정을 (대부분 긍정적인 것들) 느끼지 않게 해 주었지만 나는 살면서 이렇게까지 불행할 수가 없었다.
10월에는 정신병동에 입원을 했고 시간이 지나면 줄어든다던 약들은 줄어들 생각을 하지 않았다. 나는 너무 괴로웠다. 내가 내가 아닌 기분, 그리고 평범한 삶을 살아갈 수 없다는 괴로움에 힘들었다. 사람을 만나는 것은 물론 사회생활조차 할 수가 없었다. 이력서를 작성하다가 도중에 포기한 것만 여러 개였고 아르바이트조차 하기 힘든 상황이었다.
그러던 중 13년을 함께 지낸 반려견이 떠났다. 그게 올봄의 일이다. 나는 그즈음부터 약을 가끔 먹지 않기 시작했다. 잠에 취해 아픈 반려견이 떠나는 것을 못 볼까 봐 그랬다. 다행히 내가 잠들지 않은 새벽 반려견은 내 옆에서 숨이 멎었다.
나는 그때부터 약을 아예 먹지 않았다. 약 부작용은 내 삶을 더욱더 추락시켰다. 차라리 우울하게 잠 못 드는 날이 괜찮을 정도였다. 나는 3개월 동안 약을 먹지 않았다. 어쩌다 불안증이 심해질 때에는 동네 내과에서 급하게 신경안정제를 처방받았다. 그 순간은 그렇게 넘길 수 있었다.
그러다 불안증이 더욱 심해져 심지어 친한 친구들마저 만날 수가 없게 되었고 일하는 곳 근처 정신과를 가게 되었다. 그곳 선생님은 생각보다 '쿨하게' 처방을 해 주셨고 나는 다시 항우울제 한 알을 먹게 됐다.
지금은 3주에 한 번 퇴근 후에 병원에 간다. 자기 전 먹는 알약 두 알로 지내는 중이다. 생각보다 견딜만하고, 과거 그 많은 알약을 꾸역꾸역 삼켰던 내가 멍청하게 느껴진다.
우울은 내 반려라는 글을 본 적이 있다. 평생 안고 가야 할 것, 그래서 외면하지 말고 받아들이자고 체념했었다. 나는 그 우울을 이겨낼 수 없다. 나는 여전히 이런 내가 혐오스럽고 싫다. 그래도 전처럼 분노에 휩싸여 스스로를 해치지는 않는다. 잠은 편하게 들지 못해도 일상을 살아가는 데 있어 전혀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 무엇보다 그저 나의 이러한 정신적인 문제점들을 억누르고 일할 수 있다는 것이다. 난 도저히 이것들을 이겨내며 남들 속에 섞여 일을 할 자신이 없었는데, 하게 됐다.
이 정도의 우울이면 그래도 살만은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