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최근 생각이 많아져서 감당이 안 돼서 혼자 훌쩍 속초로 떠나왔다. 일요일 저녁에 도착해서 3일 차를 맞이하고 있는데, 어제 또 갑자기 일정을 바꿔 목요일이 아닌 수요일 막차를 타고 돌아가기로 했다.
처음 시외버스터미널에 오는 길에 나는 5년 전 혼자 스페인으로 떠났던 기분을 또다시 느낄 수 있었다. 왜인지는 모르겠다. 조울병 이후로 비행기 타는 것도 무서워지고 혼자 어딜 가는 것도 무서워졌는데 갑자기 또 혼자 떠나오려니 그랬던 걸까. 아무튼 그때 느꼈던 외로움까지는 아니지만 30대가 되며 느끼는 외로움은 그간 느꼈던 것과는 비교도 되지 않는다.
세상에서 나만 혼자 같다. 나는 스페인 살라망카에서 혼자 걸으며 내내 울었었는데, 내가 실패자 같았기 때문이었다. 여기서는 눈물은 나지는 않는데 그냥 허무하다. 허무하고 허무하다. 20대의 나는 무얼 하며 살아왔던 걸까. 30대도 별반 다를 것 없으면 어떡하지. 실패자로 남느니 차라리 여기서 그만두는 게 낫지 않을까. 그 생각이 수천번이고 머릿속을 헤집어 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