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은 지독한 외로움 속에 빠져들면 드는 생각이 있다. 나는 어쩌다 한 번 나를 극한으로 몰아붙이는 때가 있는데, 그게 바로 ‘외로움 느끼기’이다. 5년 전 무작정 떠났던 스페인 여행은 처음으로 그러한 외로움을 느꼈고, 그것은 신기하게도 곧 적응이 되어 이십 대 때에는 외로움을 옆에 끼고 여기저기 잘도 돌아다녔다. 그런데 신기하게 지금 느끼는 외로움은 그때와는 결이 다른 외로움이다. 훨씬 현실적이랄까. 어제 바다를 바라보는데, 아이들 까르르 웃는 소리와 손 잡고 다니는 가족들 혹은 친구들을 보며 혼자인 내가 이상하게 싫었다. 나는 혼자가 편하다고 말하지만 사실은 그게 아닌 거다.
어두움에서 내가 어떤 표정을 짓고 있는지 궁금해서 사진을 찍었다. 내가 이런 표정을 짓고 있구나. 우울함이 덕지덕지 붙어있는 얼굴. 은연중에 몇 겹 껴있는 우울이 나를 사랑으로부터 멀어지도록 만들고 있는 건가. 하긴 이런 내가 나도 너무 싫은데 누가 나를 좋아해 주겠냐며.
혼자 떠나오는 것은 외로움을 감수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긍정적이게 생각하자면 그것을 떠안을 만큼 성장했다는 것이라고도 할 수 있을까. 나는 전보다는 나아진 걸까 싶어 조금은 마음이 가벼워지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