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란!

by 안유진

힘든 지난 몇 주였다. 횡설수설 글 써놓은 것만 봐도 나를 모르는 사람들도 내 상태가 몹시 안 좋았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거다. sns 계정을 지우는 것으로 시작해서 내 흔적들을 지우려고 했었다. 작업실을 정리해버리려고 큰 박스랑 박스 테이프들을 무더기로 샀다. 내가 사라졌을 때 남은 물건들을 처리하기 쉬우라고, 내 나름의 배려였던 것이다.

여행을 계획할 때만 해도 빨리 끝내자는 마음이었다.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는 것은 그때를 위한 것이라고. 집에서 한 발짝도 나가지 못하고 그저 그때가 오기만을 바라고 있던 것이다.

아무래도 울의 구간을 지난 모양이다. 다시 돌아온 조의 구간에서 다시 뭐든 해보자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내일은 한 달만에 다시 병원에 간다. 어쩌면 마지막 동아줄 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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