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만의 정신과

by 안유진

한 달 만에 다시 정신과에 다녀왔다. 그동안의 일들과 내가 했던 생각들을 솔직하게 말씀드려야 하나 고민하다가, 말씀드리자고 마음먹고 진료실에 들어갔다.

선생님은 그동안 약을 안 받아가서 약이 없는 동안 많이 힘들었겠다고 말씀하셨다. 병원에 오지 않은 이유가 있냐고 묻는 것에, 밖에 나오는 게 너무 싫어서 그랬다고 대답했다. 몇 주 동안 사람도 안 만나고 연락도 피했었다.

정작 하고 싶은 말을 언제 꺼내야 하나 눈치를 보던 순간 선생님께서 '죽고 싶다거나 그런 생각을 한 적이 있냐'는 말씀에 그동안 아무리 쥐어짜 내도 나오지 않던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죽으려고 했어요. 번개탄을 샀었어요.

선생님께서는 일단 그건 버리는 게 좋겠다고 하셨고, 그럼에도 이렇게 병원에 온 것은 아주 잘한 것이라고 하셨다.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

나와서 약 처방을 받으러 약국에 갔다. 늘 밝게 맞이해주시는 약사님, 약을 건네주시면서 '또 봐요 우리'라고 하셨다. 그 말이 어찌나 감사했던지 모르겠다. 집으로 돌아오는 버스에서도 눈물이 주룩주룩 났다. 마스크로 얼굴을 가릴 수 있어 다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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