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극성 장애 완치할 수 있을까 (31)

by 안유진

요즘 헬로톡이라는 언어교환 어플로 영어 연습을 하고 있다. 어설픈 영어지만 대놓고 '나 조울증이야. 이 현실이 너무 불공평해. 약 먹기 싫어.'라는 글을 써도 아무렇지 않게 대꾸해주는 외국 친구들이 좋다. 그중 몇 달째 연락을 유지하고 있는 네덜란드 친구는 내 심리 상태에 매우 잘 공감을 해준다.

한 번은 우울이 심한 때에 그 친구에게 많은 이야기를 한 적이 있는데 부담스러울 수 있었음에도 잘 들어주고 다정하게 대답을 해 주었던 게 기억난다. 나는 가끔 약을 먹으면 내가 로봇이 되는 것 같은데, 감정들이 거의 느껴지지 않고 무기력하게 되기 때문이다. 어쨌든 오늘이 딱 이런 상태였고 '이상하게 나아지려고 약을 먹는데 오히려 약을 먹으면 더 불편하다'라고 하자, 그래프까지 그려가면서 '아마 너는 이러이러한 상태인 것 같아. 덜 슬프고 덜 행복한. 그러다가 감정의 기복이 점점 평행을 유지하게 되는 거지'라고.

덜 슬프고 덜 행복한 상태. 덜 슬프고 많이 행복할 수는 없을까? (나는 어차피 조증은 거의 없는 양극성 장애 2형이다) 오늘도 약이 먹기가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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