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사랑 3부작 / 엘레나 페란테
#소설
엘레나 페란테의 나폴리 4부작을 완독한 후 그녀의 新作을 기다렸는데, 얼굴 없는 작가로 세상에 나온 첫 책과 7년 동안 이어진 작품들을 먼저 읽게 되었다. <나쁜사랑 3부작>과 더위와 찐하게 동거했다.
원제를 구글로 번역해보니,
성가신 사랑 L'amore molesto 괴롭히는 사랑
버려진 사랑 I giorni dell' abbandono 포기의 날
잃어버린 사랑 la figlia oscura 어두운 딸
<1부 성가신 사랑>은 갑자기 사망한 어머니의 삶을 추적해가는 딸의 고백.
<2부 버려진 사랑>은 여자가 생기고 남편이 떠난 후 자신을 잃어버린 아내의 시간.
<3부 잃어버린 사랑>은 딸들에게 벗어나 자신에게 집중하며 살던 어머니의 교묘한 집착.
#여자들
모두 일인칭 시점의 소설들이고, 모두 다른 이야기니까 읽는 순서는 상관없지만 원작의 출간 순서로 읽는 것을 추천한다. ‘여자의 인생이란 이렇게 열 받을 수 밖에 없냐?’며 체온을 올리게 되지만, 딸이며 아내이고 어머니니까 당연. 나는 그런 경험 못해봤어도 충분히 감정이입 될 만큼 썼다. 엘레나 페란테가 <나폴리 4부작>라는 두 여자 이야기를 대하소설 수준으로 쓰기 위해 <나쁜 사랑 3부작>은 필수불가결한 작업이었을 듯.
#초기작들
거칠고 날 것의 표현들이 단순한 스토리에 입혀져 가식 없이 독자에게 도전한다. “너는 어때? 네 인생은?” 잘나가는 작가의 초기작 독서는 기대보다 탐구의 자세로 시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앞으로 읽게 될 新作을 기다리며 얼굴 없는 작가의 모종을 바라보는 마음 정도로. 1부에서 3부로 가는 7년 동안의 성장도 느껴져서, ‘음… 작가의 길도 한 걸음부터지’ 하며 흐뭇한 팬심독서. 휴가지에 동반하기 딱 좋은 사이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