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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익명의 미스터 케이 Mar 05. 2021

희소성에 대한천색(浅索)

확장하는 희소성, 날뛰는 희소성, 가라 냥캣!

NFT, 수공예품, 디지털 아트 등에 대한 수요의(혹은 만족의), 이전에 보지 못 했던 (눈치채지 못했거나?) 확산을 바라보며 얕은 생각을 싸질러 봅니다 :-) 언제나 그랬듯이 :-)) 

.. 여러분의 시간은 희소하고 소중해요..


누구나가 희소성을 가진 어떤 '것'에 대해 추구하는 것은 당연한 듯하다. 경험이나, 사건과 같은 무형의 것이 될 수 있고, 자산이나 자원과 같은 유한성을 지닌 유형의 것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이전에는, 발견이 어렵거나, 가공이 어려웠던 여러 자원, 예컨대 원유가 될 수도 있고, 금이나 기타 보석과 같은 자원 따위가 희소성을 지닌 무언가였고, 현대에 와서는 그 범주가 보다 다양화되는 모습을 계속해서 보여주고 있다. 명품이 될 수 있고, 한정판 스니커즈 등이 있을 수도 있겠다.


희소성이란 무엇일까? 

희소성은 드물 희 적을 소가 의미하는 것처럼, 드물고 적은 무언가를 지칭한다. 본질적으로 그 수와 양에 제한이 있거나, 드문 무언가의 성질을 가리킨다고 한다. 그러나 단순히 드물고 적다고 하여 희소성이 있다고 결론을 내리기에도 한계가 있다. 


희소성은 객관적이기보다, 상대적이고 주관적인 경우가 더 많다고 한다. 이를 희소성의 한계라고 하는데, 예컨대 배부른 자 앞에 놓인 귀한 요리, 혹은 한낮에 사막에 있는 난로 등이 이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다시 말해 단순히 드물고 적은 수준이 아닌, 상대적 수요 만족이 이루어져야 협의상의 희소성의 여부를 판단할 수 있을 것 같다. 예컨대, 보인이 만든 볼품없는 지갑은 전 세계에 단 하나밖에 없으므로 광의의 희소성을 만족할 수 있지만, 이 지갑에 대한 보편적인 수요가 만족되지 않는다면, 협의의(본인이 직관적으로 이해하는) 희소성을 띄고 있지 않다고 볼 수 있겠다.


희소성의 원칙

경제학자 카셀(Cassel)은 인간의 욕망은 무한하나, 이를 충족시킬 재화나 서비스는 유한하다며 경제활동의 원동력을 설명하며 희소성의 원칙에 대해 설명했다. 즉 여기서 내가 알 수 있던 희소성의 조건은 드물며 적어야 하며, 인간의 욕망 또한 충족시켜야 한다. 인간의 욕망을 충족시킨다는 것은, 어떤 '광의적 희소성을 띈 것'에 대해 보편적 인지가 이루어져 있는 상황이며, 보편적 수요가 있으며 공급엔 제한이 있음을 뜻하겠다. 


명품이나 한정판 자동차, 전 세계에 하나밖에 없는 예술품 등 대중의 보편적 인지와 수요가 있으며, 시장의 원리에 따라 시간이 지나며 가치가 오르는 것들은 확실히 희소성을 지니고 있다고 생각이 드는데. 


근래 희소성의 범위가 넓어지는 것인지, 희소성에 대한 새로운 인지 범위가 넓어지는 것인지 새로운 추세가 생겨나고 있는 것 같다. 


희소성의 확장

한정판 스니커즈, 한정판 러그, 한정판 지갑, 한정판 가방 등.. 한정이라는 수식어가 붙으며, 보편적 인지가 만연하고, 그 보편적 인지에 대한 시장가치가 부여된 이른바 '브랜드'를 지닌 것들은 확실히 희소성의 존재에 대해 충분히 합의가 이루어진 것 같으나, 근래 새롭게 등장하는 신성들이 있다.


개인이 만들어낸 도자기, 가죽공예품 등을 막론한 각자의 개성이 가득 담긴 독특한 디자인의 수공예품에 더해, 미적 감각이 한참 뒤떨어지는 본인으로선 도저히 이해가 안 되는 여러 디지털 아트(예: 합성 gif, Meme 이모티콘, 동적 그림 등)들도 제각기 말도 안 되는 가치를 부여받고, 활기차게 거래가 이루어지고 있다. 

Death of the Old by Grimes, NFT. 이 비디오가 38만 달러, 한화 4.3억 이상 Source: Nifty Gateway

위의 영상은 최근 NFT(Non-Fungible Token, 대체 불가능 토큰, *희소하대!)로 묶인 디지털 아트이다, 마지막 옥션가 약 38만 달러에 최종 낙찰되어 판매된 것. 예술의 길은 참 멀고도 심오하다.. (NFT는 나중에 기회 되면 따로 다뤄보겠다, 자세한 내용은 여기가 최고인 듯: A beginner's guide to NFTs)


CROSSROAD by Beeple, 얘는 6.6백만 달러 74억..?, Source: Nifty Gateway

NFT는 소유권을 증명하기 위한 블록체인으로 발행된 대체 불가능한 유일한 토큰이다. 즉 해당 6.6백만 달러짜리 디지털 아트에 대한 소유권은 나에게 있습니다를 증명하는 '증서'로 볼 수 있겠다. 


예술품에 대한 평가를 낼 정도의 지식이 없을뿐더러, 이번 글을 작성하는 과정에서 예술품 평가 방법 및 큐레이터들의 세계에 대해 깊이 파고들 정도의 부지런함이 없으므로, 또한 게으르므로, 본문의 제목과 같이 가볍게 얕게 살펴보기만 하겠다. 


Beeple은 확실히 인스타그램 180만 팔로워를 소유한 강력한 사회망 파급력을 지닌 아티스트이다. 그러나 전통 예술 영역에서 전시회를 여는 등 '인정'을 받기 위한 발을 딛지는 못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의 작품은 다소 그로테스크하고, 풍자적이며, 때론 해괴할 정도로 자극적이지만, 내재된 여러 요소가 가미되어 있으며, 대중적인 면모도 같이 품고 있어 인기가 많은 것 같다. 


앞서 말했듯 희소성은 드물고 적으며, 보편적 인지와 수요가 분명해야 하며, 인지와 수요의 수준이 높을수록 무형적 가치 판단에서 유형적인 시장 가치의 영역까지 넘나 들며, 가치 수준을 높일 수 있다. 드물고 희소하며 보편적 인지는 만족한 듯 보이지만, 수요를 만족하기는커녕 시장으로 나가기 어려웠다. 


왜일까? 수요는 있다! 분명히 저 밑바닥 660만 달러를 흔들며 구매할 의사를 지닌 누군가가 있다, 혹 미래의 어느 누군가가 더 큰돈을 내고 사고 싶을 정도의 수요가 있을 수 있다. 수요의 '가능성'이 있는데, 그 가능성이 물 위로 올라올 공간이 없었던 것이다. 


전통 예술품 시장은, 전시회 혹은 특정 옥션을 통한 매매가 이뤄지거나, 그 밖의 다른 제한적(예컨대 직거래?) 매매 형태로 거래가 이루어진다고 한다. 거래의 과정을 통해 인지도를 높이고, 시장 가치가 부여되며, 그 시장 가치가 다시 제고되고, 종국엔 브랜드라는 형태로 자리 잡아, 유무형을 막론한 가치를 실현할 수 있게 된다. 


오프라인과, 보이지 않는 장벽으로 인한 제약에서 벗어나, 디지털화 시대에 발맞춰 누구나가 인정받는 훌륭한 예술가가 될 수 있으며, 설령 보편적 인지를 받지 못하더라도, 어떤 특정 대상으로부터 특정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는 가능성이 열렸다는 것이다. 즉 접근성이 비약적으로 높아졌다는 것이다. 그렇다 희소성이 확장하고 있다.


희소성에 대한 본격 잡설


내가 이런 것을 만들었는데, 얘들아 어떻게 생각하니?라고 던지면, 신기하다, 좋다, 멋있다, 사고 싶다, 사겠다! 와 같은 형태의 과정이 이전보다 훨씬 쉽고 개방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는 장들이 마련되고 있다. 


이는 NFT로 소유권을 보장하는 디지털 아트, 혹은 다른 종류의 광의 혹은 협의의 희소성을 지닌 무언가가 될 수 있고, 어떤 누군가가 방에서 열심히 만들어낸 가죽지갑, 팔찌, 반지, 도자기 등의 수공예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가치를 부여받는데 절대적인 원칙은 없어 보인다, 희소성이 그러하듯, 시장의 원칙이 그러하듯, 상대적인 인지와 수요 그리고 가치 부여가 이루어지는 것이 당연해 보인다. 


이젠 특정한 조건을 만족한 소수 참여자들만의 제한적인 공간에서만 거래되던 많은 희소성을 품은 '것'들이 보다 개방된 접근성을 통해 수요를 지니고 있을지 모를 대중에 개방되며, 어쩌면 진정하다 할 가치를 부여받고 있는 요즘이 새롭고 신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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