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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익명의 미스터 케이 Feb 04. 2024

나의 업무 일지: 업, 삶에 대한 고민 그리고 이직

어떻게 살아야 할까요?

스트레스와 후회가 휘몰아치던 때 였습니다. 아니, 정확히는 그 때의 휘몰아친 고민과 후회가 점점 더 커져가며 제 몸을 칭칭 감고 있는 느낌입니다. 이 고통의 원인이 무엇인지, 어떻게하면 그로부터 도망칠 수 있을지 절박히 찾고 있었습니다. 


나아지기는 커녕, 점점 난이도가 높아져만 가는 개인적 형편, 도전과 열정 등을 외치기엔 너무 많은 겁과 그 기저에 깔린 나태함, 이 모든 상황에서 비롯된 스스로에 대한 실망감, 그리고 그 실망감을 벗어던지기 위한 초조함. 이 모든 것이 끊기지 않는 악순환의 고리로 엮여서 지독히 괴롭히던 때를 한창 보내고 있었습니다. 


속해있던 기업의 대표들에 솔직히 말하지는 못하였지만, 해당 기업과 팀에서 진행하고 운영하는 모든 프로젝트들의 리스크는 너무도 눈에 띄었고, 리스크를 없애기 위해, 혹은 리스크 이상의 기회를 발굴해 나가기 위해 했던 모든 노력에 대해서도 피로함을 느끼고 있었습니다. 피로함은 곧 기업과 팀에 대한 실망 그리고 불신으로 변질됐습니다.


번아웃인것인지, 도대체 제게 무슨 문제가 있는 것인지 모르겠어서 헤매이던 때에, 문득 그런 얘기를 들었습니다. "멘토를 찾아라", 삶에서 닮고 싶은 사람, 똑같지는 않더라도 비슷한 궤적을 그려보고 싶게 만든 사람, 가슴을 뛰게 만드는 이야기를 갖고 있는 사람을 찾고, 그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도움을 요청해보라는 조언을 이곳 저곳에서 들었습니다. 

그마저도 모르겠어서, 머릿속에 떠오른 기억속에 멋지다라고 생각했던 사람들에 다짜고짜 연락했습니다. 그렇게 지금의 저희 대표를 만났습니다. 너무 좋은 직장과 커리어 기회를 포기하고 자신만의 도전을, 어려운 상황에서도 강행하던 분이었습니다. 굉장히 분석적이고, 빠르게 멋진 성과들을 이끌어냈던 리더로 정평이 나있던 사람입니다. 한 SNS에서는 수 많은 사회 초년생들이 팔로우하는 채널의 소유주이기도 했습니다. 


제 고민을 이해하지는 못하겠지만, 이 분이 하는 얘기를 통해서라면 무엇이건 정답으로 향하는 길을 발견할 것 같다는 막연한 믿음이 있었습니다. 아니 힌트 정도는 얻겠지, 라는 기대감에 젖었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만나자마자 커리어 고민 그리고 인생에 대한 고민을 여과없이 토로했던 것 같습니다. 생면부지의 사람에게 제가 갖고 있던 모든 스트레스와 고민을 토해내는 것이 말도 안된다고 생각했었는데, 정말 말 그래도 봇물 터지듯 쏟아냈던 것 같습니다.


물었습니다, "전 어떻게 살아야할까요?", 질문에 대한 답을 갖고 있는 사람이 지극히 적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더군다나 남의 삶에 대해 방향성을 준다는 것이 말이나 될까요. 답을 주시지는 못했지만, 함께 질문 그리고 문제를 정의하는 방법에 대해서 고민해주셨습니다. 그렇게 질문으로 답해주셨습니다. "지금 정확히 정말 뭘 원하는지 잘 고민해봐야 할 것 같아요". 


몇 차례의 비슷한 만남 뒤에, 이직 제안을 주셨습니다. 함께 일해볼 생각이 없느냐고, 마침 직무 능력에 적합한 인재를 찾고 있는데, 함께 일해보면 좋을 것 같다고, 지금 있는 곳이 아닌 새로운 곳에서 외려 답을 찾을 수도 있지 않겠느냐고 제안을 주셨습니다. 다만, 이미 수차례 비슷한 시도를 했습니다. 하던 것에 그리고 있던 곳에 변화를 줘가며 답을 찾고자 방황을 했지만, 생각보다 그 방황은 더 오래갔고, 지금도 끝나지 않고 있습니다. 


두려움과 각오가 동시에 듭니다. 이 변화도 내가 찾던 변화가 아니면 어쩌나, 답을 찾지 못하고 계속된 방황 끝에 아무것도 이룬 것 없이, 아무것도 남기지 못하고 이대로 모든게 끝나면 어쩌다 하는 두려움. 그리고 그 두려움이 현실이 되지 않게끔 하기위해 참고 견디며 최선을 다해야함을 스스로에게 독려하며, 각오를 다지기를 수차례 반복했습니다. 


그렇게 결정했습니다, "네 좋습니다, 그럼 지금부터 뭘 하면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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