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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nonymDev Feb 29. 2020

나(개발자)의 시그니처 룩

개발자의 패션에 대한 감상(feat 런업)

유튜브 채널 런업: https://www.youtube.com/channel/UC6VzIz8tJLnetS79VbsHPGg

개발자가 무슨 패션을 논하는가라는 반응을 할 수도 있겠다. 나는 개발 관련 기술에도 관심이 많지만 개발자의 패션에도 관심이 많다. 원래 패션 유튜버들의 영상을 잘 안 보는 편인데 최근에 [런업]이라는 패션 유튜브 채널의 영상을 보면서 나의 옷에 관한 글을 쓰면 재밌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단순히 코디해주고 옷을 추천하는 영상이 아니라 옷에 대한 정도(正道)를 제시해주는 내용이어서 집중하면서 봤다. 옷(또는 패션)이 멀리 있는 게 아니라 가까이 있다는 걸 알려주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패션은 자기의 아이덴티티를 보여주기 좋은 장치이기도 하니까
[런업, 청담동 여인네들은 이런걸 입더라-이정도는 한번 도전해 볼만한 브랜드들을 모아 봤습니다 중에서]

일반인들도 (의식하지 않지만) 나름대로의 시그니쳐 룩을 갖고 있다. 시그니쳐 룩을 가진 셀럽들처럼(GD, 잡스, 주커버그) 유명하지 않을 뿐. 나 역시 개발자에게 어울리는 시그니처 룩을 만들기 위해 노력 중이다.  역시 의식하지 못했지만 영상을 보면서 나름의 시그니처 룩을 가지고 있다는 걸 깨닫게 됐다.

    

내가 시그니처 룩을 가지고 있다고 하면 누군가는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다. "네가 패잘알이라는 거야?" 아니다. 다만 나만의 옷을 고르는 기준이 있다는 걸 말하고 싶은 거다.

패잘알: 패션 잘 아는 사람


남에게 보여주고 싶은 정확한 모습이 있다
[런업, 실전에서 옷을 정말 잘입는 것이란 이런것이다- 자신만의 시그니쳐 패션을 만들어 보자 중에서]

학생 때는 돈이 없어서 옷을 신경 쓸 여유도 없었지만 딱히 내가 보여주고 싶은 나의 모습이 없었다 (그저 잘생겼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했지). 옷을 고를 때도 큰 고민이 없었다. 눈에 쏙 들어오는 옷 또는 유행하는 스타일을 즉흥적으로 구매했다.

    

개발자가 되니까 옷에 관심이 생겼다.

모든 직업에는 어울리는 복장이 있다. 군인에게는 군복, 건설 현장의 작업복, 일반 회사원의 정장 등 각 분야의 근무복이 있다. 그렇다면 개발자의 대표적인 의복은 무엇일까? 좋은 이미지의 의류는 아니지만 체크남방이 개발자의 시그니쳐 패션이다. 나도 종종 입는다. 근데 너무 전형적인 의류여서 개발자가  후에 입는 빈도가 줄긴 했다. 부정적인 이미지를 의식  했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파란색 체크 남방(이랜드의 어떤 SPA브랜드)

"체크남방 말고 다른 독특한 옷을 통해서 개성 있는 모습을 보여주겠어!"라는 중2병 환자 같은 오그라드는 생각을 하는 건 아니다. 다만 옷에 관심도 생겼고 겸사겸사 보여주고 싶은 (개발자로서의) 나의 모습이 생겼을 뿐이다.


그렇다면 보여주고 싶은 나, 개발자는 어떤 모습일까? 이유가 없기 때문에 부연 설명 없이 나열만 하겠다. 첫째 개발 외적인 부분에도 관심이 많은 개발자다. 공부에 투자하는 시간 중 상당 부분을 개발 관련 공부에 투자하고 있지만 개발만 할 줄 아는 사람은 아니다.  둘째 본인의 가치관을 가진 개발자다. 셋째 즐겁게 개발하는 개발자다. 마지막으로 멋진 개발자다.


왜 개발자로서의 모습이어야만 하냐고? 우선 내 삶(하루 일과)에서 개발이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크다. (어감이 이상하지만) 개발로 밥벌이를 하는 개발자니까. 개발자의 삶이 외적인 모습에도 영향을 끼치기 마련이다. 기왕이면 그 모습도 내가 좋아하는 모습으로 만들고 싶은 거다. 잘 어울리는 옷을 입으면 개발이 더 즐거워진다.


패션을 위한 패션이 아닌 감각도 지키면서 일(개발)을 위해 최적화된 시그니처 룩
[런업, 실전에서 옷을 정말 잘입는 것이란 이런것이다- 자신만의 시그니쳐 패션을 만들어 보자 중에서 ]

 패션을 위한 패션도 좋다. 하지만 패션을 위한 패션은 개발자보다는 패션 관련 업계 종사자들한테 효율이 나오는 개념이지 않을까? 개발자가 좋은 효율을 낼 수 있는 옷이라면 작업에 편하고 개발자라는 직업에 대한 호감을 줄 수 있는 옷이어야 한다. 감각도 지키면서 개발에 최적화된 개발자의 시그니처 룩이 필요하다.


첫째 편안해야 한다 (하지만 예뻐야 한다)

그렇다. 옷은 내가 작업할 때도 편해야 한다. 특히 대부분의 시간이 자신의 일과 관련된 일로 시간을 보낸다면 더더욱. 아래 인용된 영상의 사진작가분도 옷과 액세서리를 작업에 편한 것들로 찾아서 착용하고 있다. 자신의 전문 분야와 궁합이 잘 맞는 '시그니쳐 룩'이어서 더 세련된 느낌이다.

[런업:실전에서 옷을 정말 잘입는 것이란 이런것이다- 자신만의 시그니쳐 패션을 만들어 보자]

나 또한 불편한 옷을 입으면 개발에 집중하기 힘들다. 작업하는 동안 심리가 복잡해지는데 개발 이슈 외에 심리적/물리적으로 걸리적거리는 존재가 있어선 안된다. 불편함을 주지 않는 것을 넘어서 물리적 심리적으로 안락함을 줄 수 있는 옷이어야 한다. 미적 가치는 기본 전제이다. 단언컨대 편안함과 아름다움은 상충되는 가치가 아니다. 물리적으로 편한 옷이어도 심미적 만족감을 주지 않는다면 심리적으로 불편하고 즐겁지 않을 것이다.

복슬복슬 맨투맨 (탑텐, 3만원 정도,사이즈 110)

치수는 달라붙거나 꼭 맞는 건 피한다. 오버핏의 의류를 선호한다. 코드를 작성하다 보면 이런저런 생각에 몸을 엄청 꼼지락꼼지락 들썩들썩하게 되는데 이때 무척 편하다. 때로는 소파 같은 곳을 찾아서 드러누워 뒹굴거린다. 꼭 맞는 사이즈의 옷을 입게 되면 보기도 불편하기도 하고 옷이 뒤틀어지기 쉽다. 맨투맨이 깔끔하면서 편하게 입기 좋아서 많이 갖고 있다. 맨투맨은 무조건 큰 사이즈(XL, 105~110)를 산다. 딱 맞으면 불편하기도 하고 찐따처럼 보이는 거 같아서 싫다(ㅋㅋㅋㅋㅋㅋ). 맨투맨은 오버핏이 진리다.

덧. 맨투맨을 너무 많이 사서 다른 종류의 의류를 늘려가려고 물색 중이다.

    

맨투맨이나 후드의 경우 안감이 기모 소재로 된 거 아니면 손이 잘 안 가는 편이다. 겨울철용으로는 무조건 기모다. 기모가 주는 포근함은 이불로 몸을 감싸고 작업하는 느낌을 들게 한다. 까칠까칠한 소재의 옷은 정말 걸리적거리고 심기를 불편하게 만든다. 그리고 기모 소재가 아닌 맨투맨이나 후드의 경우 보통 모양이 잘 잡히지 않아 후줄근해서 이쁘지 않다.


둘째 간소한 혹은 단순한(Simple) 디자인이어야 한다

[런업: 여름철 간지나게 옷 입는 법 중에서]

누군가는 이렇게 말할지도 모르겠다. "네가 무슨 스티브 잡스니?" 응, 아니야. 그들처럼 옷을 사고 아침에 옷을 고르는데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싶진 않은 건 맞다. 그게 첫 번째 이유는 아니고 기본 옷가지들이 가진 여백의 미를 예찬하는 편이다.


검은색 목폴라(기억안남) + 찢청(기억안남) +와인색 로퍼(락포트, 265, 20만원대)

기본 옷가지들의 경우 고민해야 할 요소가 그렇지 않은 디자인에 비해서 적은 건 사실이다. 간단한 디자인의 옷끼리는 매칭 되기 쉽기 때문에 아침 출근 시간에 옷을 고르기 편하다. 나름 준수한 코디를 하기도 쉽다. 흰 셔츠와 청바지가 그렇다. 간단한 디자인의 옷이라 쉽게 골라 입기 좋지만 누구에게나 사랑받는 코디이지 않은가. 아 물론 내가 그렇다는 건 아니고.


간소한 디자인이랑 개발자랑 무슨 상관임? 알고리즘에서 포괄적인 문제를 가장 잘게 나눴을 때 나오는 단위를 subproblem(하위 문제)이라고 한다. 개발자는 크고 복잡한 문제를 작고 간단한 subproblem으로 간소화하는 사고를 가져야 하는데 의복 생활이 영향을 줄 수 있으니 무관하지 않다.

흰색 차이나넥셔츠(이시국) + 슬림핏 찢청(GoJeans) + 흰색스니커브(리복)

억지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간단한 디자인의 옷을 사고 입으면 사고도 따라서 간단해지는 느낌이다. 생각이 의복 스타일에 영향을 끼치기도 하지만 옷도 입는 사람의 생각에 영향을 끼친다고 생각한다.


개발 문제든 옷이든 간에 복잡한 거보다 간단한 디자인을 선호하고 미적으로 예쁘다고 생각한다. 여유 있게 떨어지는 흰색 셔츠와 청바지, 그리고 흰색 스니커즈. 단순하지만 입을 때마다 몸도 마음도 여유로워진다.



셋째 가성비를 따진다

 싼 거를 찾아서 사는 자린고비는 아니다. 같은 디자인의 같은 소재, 같은 기능이면 가격이 낮은걸 구매한다는 의미다. 비싸고 좋은 명품이 그만한 값을 한다는 건 알고 있고 공감한다. 요구사항(명품이 주는 감성도 포함)을 동일하게 만족하는 제품들 중에서 굳이 비용이 높은 제품을 구매하지 않겠다는 의미다.


개발자는 비용 대비 결과물의 질을 고려한다. 단순히 수준 높은 기술 혹은 아름다운(하지만 복잡한) 기술이라고 해서 맹목적으로 구현하지 않는다. 요구사항을 만족하는 수준에서 합리적으로 자원(인적, 금전적, 시간적 자원)을 활용하는 게 좋은 개발이라고 생각한다.

최근에 구입한  쉐르파 리벌서블 롱코트 (원더플레이스, 가격 199,000 -> 99500)

 옷을 고를 때도 비슷하다. 위의 롱 코트는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할인하는 제품이었지만 실제 구매는 온라인을 통해서 했다. 가격은 온라인이 배송비 때문에 오히려 이삼천 원 비쌌다. 하지만 코트처럼 무거운 제품의 경우 택배를 통해 받으면 편하다. 퇴근하고 종종 쇼핑을 하는데 큰 종이가방을 들고 지하철 타기는 꽤 큰 비용을 지불해야만 한다. 비용에는 돈만 포함 되는 건 아니니까.


꾸안꾸: 꾸민 듯 안 꾸민 듯

적당하게 센스를 보여줄 수 있는 수준, 흔히 얘기하는 꾸안꾸
[런업: 청담동 여인네들은 이런걸 입더라 - 이정도는 한번 도전해 볼만한 브랜드들을 모아 봤습니다 중에서]

[청담동 여인네들은 이런 걸 입더라] 편을 보면 패션을 논할  85라는 숫자를 강조한다. 100점(혹은 120점)에 '패션패션'한 사람들(GD나 류승범)을 두고 50점에 패션에 관심 없는 아저씨를 두었을 때 85점은 (너무 꾸민  안 내면서) 패션 센스를 보여주기 좋은 수치라는 말을 한다.

    

각자의 상황이나 가치관에 따라 수치에 대한 부분은 달라지겠지만 내게도 85점은 와 닿는 수치다. 소위 패션 리더(90~100점)들이 입는 90점 100점짜리 스타일은 나에게는 과한다. 80 ~85점 수준의 의복이 내 일상생활과 사회생활에서 이질감 없이 어우러지기 좋은 수준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선호하는  '간소한 디자인'으로 뽑아낼 수 있는 최적화된 수치도 80~85이지 않을까?


 내 점수는 아직은 평균 80점에 못 미치는 느낌이다. 80~85점의 점수를 주고 싶은 옷을 입을 때도 있지만 1/3 혹은 2/4 비율로 그렇지 못하다. 가끔 귀찮아서 대충 입고 가는 날도 있고 옷 관리를 제대로 못해서 원하는 옷을 못 입고 나갈 때도 있다. 옷을 많이 산다고 좋은 게 아니다. 정리하고 관리하는 노력이 부족하다. 또한 기본 옷가지를 위주로 구매하지만 그 안에서도 선택의 폭이 좁다. 기본 옷가지들도 종류가 다양한데 사는 옷만 혹은 사는 브랜드만 사는 경향이 있다. 아직은 85점은 욕심이고 올해는 평균 80점을 만드는 게 목표다. 일단 있는 옷들부터 잘 관리하고 정리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흰색 면 티셔츠(스타터, 가격 3만원대, 105) + 와이드 진(원더플레이스, 5만원대, 32)

 그러면 내가 생각하는 85점의 룩은 뭘까? (위 사진 참고) 얼마 전에 구입한 흰 면티와 와이드 진이다. 내가 85점을 주고 싶은 옷 조합이다. 위에서 언급한 모든 조건을 충족하는 내가 만들고 싶은  '나의 시그니쳐 룩'의 대표적인 예시이다. 넉넉한 핏의 흰 면티 + 와이드 진 + 흰색 러닝화. 근래 가장 맘에 드는 나의 꾸안꾸이다.

배우 전여빈 JTBC 멜로가체질 중에서

 와이드 진은 '멜로가 체질'에 나오는 배우 '전여빈'의 청바지에서 뽐뿌를 받았다. 흰 셔츠를 와이드 진에 깔끔하게 넣어 입은 모습이 90년대 레트로 감성을 자극해버렸다. 촌스럽지 않고 수수한 모습이 멋져 보였다. 평소에 상의를 청바지에 잘 넣지 않았는데 부담스럽지 않게 넣어 입을 수 있는 청바지가 갖고 싶어 졌다.

(좌): JTBC 멜로가체질 중에서  (우): 스타벅스에서 런닝화(아디다스, 270, 13만원대)



포인트를 하나만 주자
[런업: 여름철 간지나게 옷 입는 법 중에서]

 그렇다. 너무 기본 옷가지만 걸어놓고 있으면 재미가 없어진다. 가끔은 긴장감을 높여서 점수를 올리고 싶은 날이 있다. 90년대 그 시절 그 언니의 조크(?)한 기분도 느껴볼 겸. [런업: 여름철 간지 나게 옷 입는 법]에서도 탄탄한 기본 옷가지들에 포인트를 주면 80점짜리 옷을 85점으로 만들 수 있다고 한다. 나도 용기를 내서 시도한 몇 가지 포인트 템들이 있다.

[ MBC 일사에프: 이 세상 힙이 아닌 90s 패션, 옷 좀 입었던 90년대 스타일 대방출 / 14F 중에서 ]


양말

(좌) 형광 줄무늬 양말(원더플레이스,  3켤레 만원) (우) 노란양말(길거리, 1켤레 1천원)

저렴한 가격과 상대적으로 덜 부담스러운 아이템이다. 전면에 나서는 메인 템이 아니기 때문에 과감한 색이나 디자인을 시도해도 덜 주목받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옷의 마지막 방점은 양말이라고 굳게 믿고 있다. 형광 양말의 경우에는 원더 플레이스에서 나름 비싼(?) 가격에 구매한 아이템이다. 1켤레에 3천 원이라니. 보통 1켤레 1천 원짜리 양말을 뭉텅이로 사놓는 편이다. 저렴한 가격 덕분에 양말가게 보이면 무조건 사는 편이다. 예전에는 무늬가 있는 양말을 많이 구매했었다. 최근에는 흰색, 노란색, 빨간색, 형광색의 단색 양말을 좋아한다.



강렬한 색깔의 상의

형광색 맨투맨(grooverhyme, L, 4~5만원대)

작년부터 형광색에 꽂혀버렸다. 형광 양말이 시작이었던 거 같다. 기본 옷가지에 색만 튀다 보니 크게 부담스럽진 않다. 가끔씩 90점의 옷을 입고 싶다는 느낌이 드는 날 입었다. 지금은 익숙해져서 다른 일상복들처럼 부담 없이 입고 있다. 회사 사람들도 적응해버렸는지 형광색에 크게 반응하지 않는다.


레트로 스타일

파란색 노란색 점퍼(Stater, 9 ~10만원대)

이 옷들은 90점을 넘어서서 100점 한번 찍어보고 싶은 날 입는다. 90년대 콘텐츠를 좋아하고 즐긴다. 노래도 90년대 노래를 많이 듣는 편인데 기본적으로 레트로 감성이 있다. (위 사진 참고) Starter서 구입한 점퍼의 경우 파란색과 노란색이 다소 촌스러워 보이겠지만 의도된 콘셉트이다. 이 옷을 입으면 90년대 유행했던 '마지막 승부'가 떠오른다. 모르고 입었다면 촌스러운 게 맞지만 의도된 거라면 패션이 맞다. 참고로 저 옷은 지퍼가 없어서 목을 빼서 벗어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아침 출근하자마자 이사님에게 받은 피드백


고전 홍콩 영화인 '종횡사해'를 보다가 영화의 주인공인 장국영의 청청패션에 반해버려서 사버렸다. "유행은 돌고 돈다"는 말이 맞는 것이 촌스러움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청청패션 역시 90년대에 유행했던 레트로 감성 제대로인 스타일이다. 어디서 자신감이 나왔는지 사버렸다. 막상 입어보니 어색하지 않아서 회사 출근할 때도 몇 차례 입었다. 그날 뭔가 작업도 순조로웠던 거 같다.

청자켓 (GoJeans,L, 7만원대) + 밴딩 청바지(기억안남) + 신발(나이키 맥스95코듀로이, 165, 20만원대)



안경과 가방 그리고 지갑

[좌] 배그 가방 (PUBG, 7만원대), [우] 더블백(프라이탁, 20만원대)

  최근에 온라인 FPS게임인 배틀그라운드에 등장하는 3 레벨 가방을 샀다. 평범한 디자인이지만 PUBG를 아는 사람에겐 재밌는 아이템이다. 택(TAG)도 예뻐서 당분간 안 떼고 다닐 예정이다(관종인 듯). 개발자들은 노트북을 안전하게 수납할 수 있는 백팩에 관심이 많다. 스페인 여행 중에 구매한 강렬한 프라이탁 백팩도 있지만 노트북 수납이 불편해서 자주 매진 않는다. 개발자에게는 역시 노트북 수납이 편한 백팩이 가장 잘 어울린다.

 

[좌] 빨강 지갑(프라이탁, 10만원대) 컨버스화(나이키,6만원대?) [우]투명뿔테안경(까르벵, 27만원)

다음은 지갑과 신발이다. 지갑은 항상 포인트가 될 수 있는 디자인으로 산다. 단조로운 색과 같이 있을 때 빛나는 아이템이다. 신발은 흰색을 좋아하는데 가끔 형광색처럼 독특한 색감이 은은하게 들어간 걸 좋아한다. 형광이 들어간 신발만 현재 4개 보유 중이다. 지난달에도 형광 들어간 신발을 사버렸다.


나는 오래전부터 안경을 써 왔기 때문에 안경이 내 눈이고 눈이 내 안경인 안경잡이다. 예전에는 안경에 큰 관심이 없었다. 렌즈 바꿀 때 되면 버리고 새로 사고했다. 최근에는 돈을 좀 주고 브랜드 있는 안경을 구매해서 소장하고 있다. 한번 쓰고 버리는 게 아니라 돌아가며 착용하려는 목적이다. 현재는 3개 가지고 있다. 최근에 산 흰색 투명 뿔테는 구매할 때 고민을 많이 했다. 디자인은 이쁜데 소화하기 어려운 아이템이어서 부담스러웠다. 지금은 올빼미(아닌가 부엉인가?) 같다는 칭찬(?)도 들으며 잘 쓰고 다니고 있는 중이다. 안경 거치대를 하나 사두는 게 좋을 거 같다. 안경케이스에 넣어서 박아두니까 안 꺼내게 된다.


마무리 

점프수트(버쉬카, 60유로정도?)

기본 스타일과 기본 옷가지로 생활하는 개발자의 시그니쳐 룩을 글로 정리해봤다. 주변 사람들이 덴디 룩, 세미 정장 스타일을 추천하기도 한다. 불편하기도 하지만 다소 힘이 들어간 인상이어서 지금의 내게 어울리는 멋이 아니어서 입지 않을 뿐이다.


개발자인 내가 지금 어떤 의복 생활을 하고 있는지 되돌아보니 앞으로 어떤 의복 생활을 할지에 대한 고민과 계획도 정리됐다. 더불어서 개발자들은 어떤 옷을 입는지 혹은 왜 그렇게 입는지에 대한 질문을 가끔 받는데 답변이 될만한 글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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