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초등학교 시절 미국에서의 경험담
나는 초등학교 때부터 미국과 한국을 오가며 지냈다.
다른 이유는 없었고 부모님이 나와 내 동생을 위해 결정한 일이었다. 나는 미국에서 엄마와 동생과 함께 지냈고 보통 미국에서 6개월, 한국에서 6개월 번갈아 가며 약 3~4년을 그렇게 생활했다. 아빠는 기러기 아빠였고 우리를 위해 서포트해 주시느라 미국에 우리가 있을 동안 한 번도 미국에 오신 적이 없었다.
그렇다면 이렇게 가족끼리 떨어져 있을 만큼 어렸을 때 해외 경험이 중요한가?
중요하다, 그 이유는 아래와 같다.
1) 여전히 우물 안 개구리지만 내 우물 안을 넓힐 수 있다.
지금 되돌아보면 그때의 경험이 없었으면 내가 다양한 방식으로 떠올리는 아이디어와 이러한 새로운 경험의 조각들로 만들어진 나의 정체성과 시야가 조금은 더 우물 안 개구리였을 거라고 생각한다. 미국에서 초등학교를 다니면서 아빠가 집에서 주부를 하시고 엄마가 일을 하시는 가족의 형태를 처음 접해보기도 했고 외적으로나 내적으로나 각자의 개성이 뚜렷한 많은 친구들을 만날 수 있었다. 한국에서 늘 다른 친구들과 비슷한 단발머리에 일자 앞머리를 해왔고 그에 대해 아무런 생각이나 불만이 없이 살아오던 내가 조금 더 나만의 색깔을 찾고 싶었던 순간이 들었던 시절이다. 아직 초등학생의 어린 나이였지만 새로운 환경에 부딪히면서 내가 할 수 있는 생각들도 더 다양해진 것 같았다. 이 점은 내가 한국에서만 있었더라면 느끼지 못했거나 더 늦게 느꼈을 것 같다.
2) 영어가 빠르게 늘고 잘 까먹지 않는다.
조금 더 실질적인 면을 보자면 어릴수록 미국에 가서 1년만 살아도 한국에서 10년 동안 배운 영어보다 훨씬 낫다. 너무 어렸을 때 갔다 오면 물론 점차 까먹을 수 있겠지만 한국처럼 문법으로 접근하는 방식이 아닌 몸으로 깨우치는 언어기 때문에 훨씬 더 자연스럽게 언어에 노출이 될 수 있고 이렇게 배운 언어는 쉽게 잊히지 않는다. 더불어, 따로 문법을 배울 필요 없이 어떠한 문장을 보면 이게 맞는지 틀렸는지 알기 때문에 토플, 토익과 같은 공인 인증 시험은 따로 공부를 하지 안 해도 고득점이 나온다. 사회생활을 조금이나마 해본 결과, 영어는 생각보다 우리 삶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해외를 굳이 안 갔다 와도 한국에서는 영어 교육이 엄청 열성적으로 이루어지지만 자연스럽게 영어를 할 수 있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은 점차 회사에서의 입지가 달라진다. 물론 그 회사가 영어가 많이 필요한지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친구들 중 10명 중 8명은 영어가 필요한 회사에 다닌다.
3) 질문하고 도전하는 것에 두려움을 덜 느낀다.
나는 굉장히 소극적인 아이였다. 낯도 많이 가리고 남들 앞에 나서서 말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다. 한국에서는 이 성향으로도 친구들도 사귀고 학교 생활도 그럭저럭 할 수 있었다. 하지만 미국에 가보니 이렇게 조용히 지내서는 친구들 사이에 끼어 놀지도 못했고 수업 때 말한마디 할 수 없었다. 말 그대로 살아남을 수 없었다. 이러한 상황에 자연스럽게 놓여서인지 적응하느라 많이 힘들었지만 이전보다는 점차 적극적인 성향으로 변화하였다. 뭐든 적극적이라는 게 더 좋다고 할 순 없지만 내가 주체적으로 어떤 거에 대해서 질문을 하고 내 의견을 말하기가 더 쉬워졌다는 자체는 내가 느끼기에 좋은 변화였던 것 같다.
외국에서 새로운 경험을 쌓고 싶은 분들도 많이 계실 거고 아이들의 교육 때문에 조기유학 관련해서 고민하시는 분들도 많지 않을까 싶다. 별건 없지만 내 간략한 느낀 점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는 마음에서 적어본다. 더 궁금하신 부분이 있는 분들은 편하게 소통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