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록 3편이 아쉽긴 하지만 감히 영화 역사상 가장 위대한 트릴로지라 할 수 있는 <대부> 시리즈. <대부> 시리즈는 평균 상영시간 세시간에 이를만큼 영화 자체도 긴데, 다루고 있는 시대 자체도 거의 20세기의 미국 전체를 아우르는 수준이다. 그에 더불어 등장인물의 수도 방대하다. 일단 초반에 꼴레오네 패밀리의 핵심 멤버들 숙지하는 것도 어렵다. <대부> 1편 초반 결혼식 장면에선 등장인물 파악을 위해 간단하지만 매우 훌륭한 방법을 사용한다. 바로 마이클의 여자친구 케이의 등장이다. 마이클의 패밀리에 대해 정보가 거의 없는 케이를 등장시켜 자연스럽게 인물소개를 할 수 있도록 만든 것이다.
하지만 모든 캐릭터들을 일일이 다 소개할 수는 없는 노릇이기에 간단한 정보제공만으로 넘어가는 인물들이 많다. 특히 뉴욕 5대 세력들. 그리고 속편에서 새로 등장하는 인물들은 거의 다 오랫동안 아는 사이라고 나오면서 전편에는 언급도 안 되고 등장도 안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면서도 어떤 인물들은 영화에 잠깐씩 등장하는데 시리즈 내내 이어지게 나오는 경우가 있다. 덕분에 인물관계를 파악하기 매우 어렵다. 본인도 그랬다. 그러다가 <대부> 시리즈를 처음부터 끝까지 이어서 다시 보고 나서야 조금 정리가 됐다.
그래서 작성하게 된 <대부> 시리즈 사사로운 인물 사전. 사실 명단의 대부분이 조금 지나치게 사사로운 인물들이다. 대부 트릴로지에 대한 글을 작성하려다가 이걸 먼저 쓰게 됐다. 각종 국내, 해외 영화 사이트들을 참고하긴 했지만 거의 다 본인의 수작업으로 만든 것이니 불펌은 하지 마시길. 또한 갈수록 비중이 급하락해서 누군지 몰라도 되는 인물들도 나온다는 것을 잊지말자. 다만 알고나면 <대부> 시리즈를 더 깊게 즐길 수 있을 것이다.
(어느 정도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음)
위에서부터 1편의 클레멘자, 2편 비토의 젊은 시절 등장하는 젊은 클레멘자.
1. 피터 클레멘자
비토 꼴레오네의 오랜 친구이자 동료. 살바토레 테시오와 더불어 꼴레오네 패밀리의 시작부터 함께한 개국공신. 하지만 나이 들어서도 살인, 폭행, 협박 등을 주로 맡고 있다. 총은 버려도 아내가 사오라고 한 카놀리는 잊지 않는, 차가운 도시 남자지만 가족에겐 따뜻한 남자. 젊은 시절만 해도 통통한 정도였지만 마피아 생활하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는지 나이 들어서는 심각한 비만이 되어버렸다.
1편에서는 패밀리의 핵심인물인 만큼 조연으로 비중이 높고 패밀리의 일을 논할 때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마이클이 솔로조와 맥클러스키를 암살할 때도 행동방침에 대해서도 자세히 설명해준다. 하지만 자신의 부하였던 폴리의 배신으로 비토가 총격을 당해서 신뢰도를 조금 잃기도 하고, 개국공신임에도 그만큼의 대접을 잘 받는지는 잘 모르겠다. 주요 간부이면서 1편의 세례식 장면에서 히트맨 중 한 명으로 등장하는 것도 그렇고. 후반부에서는 톰 헤이건이 "배신을 할 거면 클레멘자인 줄 알았다."고 말하기도 한다. 하지만 주변에서 보는 이미지와는 달리 가장 충성스러운 인물 중 하나. 그덕에 결국 꼴레오네 패밀리가 네바다로 옮긴 후 뉴욕의 세력을 넘겨받는다. 하지만…
위에서부터 <대부> 2편에 등장하는 프랭크 펜탄젤리, 하이먼 로스
2편에서는 이미 사망한 상태로 프랭크 펜탄젤리가 그 세력을 이어받은 것으로 나온다. 잠깐 언급만 하고 지나가니 주의하자. 2편에서 마이클의 주요 적으로 나오는 하이먼 로스 또한 비토의 오랜 동료라고 소개되지만 전 편에선 언급이 없었던 인물이다. 클레멘자가 2편에 못나온 이유는 다름 아닌 배우의 출연료 문제 때문. 대신 2편에서는 비토의 젊은 시절 부분에서 젊은 클레멘자가 등장해 비토와 만나고 함께 일을 시작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대부 시리즈에서 갑자기 캐릭터가 안 나오고 죽었다고만 언급되면 출연료 때문에 캐스팅을 못한 거라고 보면 된다. 대표적인 사례가 톰 헤이건 역의 로버트 듀발, 패밀리의 핵심인물 중 하나인데 3편에서 캐스팅이 결렬되자 심장마비로 사망한 것으로 처리된다. 이 때문에 비중 있는 캐릭터들이 대부분 사라져 스토리에 큰 타격을 받았다.
위에서부터 1편의 테시오, 2편 비토의 젊은 시절 등장하는 젊은 테시오.
2. 살바토레 테시오
클레멘자와 마찬가지로 비토의 오랜 친구이자 꼴레오네 패밀리의 시작부터 함께한 사람. 클레멘자와 마찬가지로 1편에서 패밀리의 핵심인물로 비중있게 등장한다. 2편 마지막에 일본이 진주만을 습격한 날인 비토의 생일날 장면에도 등장한다.
클레멘자보다 더 똑똑하다고 나오지만... 그 똑똑함으로 내린 선택으로 파멸하게 되는 인물. 마찬가지로 2편에서 비토의 젊은 시절에서 클레멘자와 함께 등장한다.
위에서부터 1편, 2편에 등장하는 알 네리.
3. 알 네리
마이클 꼴레오네의 개인 경호원이자 히트맨. 시리즈 전편에서 다 등장한다. 마이클의 근처에 항상 붙어있어 꽤 자주 얼굴을 비추지만 2편까지 대사와 단독샷은 전무한 수준이다. 하지만 그 유명한 1편의 세례식 장면에서 경찰복으로 위장한 사람(원래 경찰이었던 인물)이자 그 유명한 마지막 문 닫히는 장면에서 무려 문을 닫는 사람이 이 사람이란 사실. 2편까지 숨은 알 네리 찾기하는 재미가 있는 캐릭터.
3편의 알 네리.
3편에서는 여전히 마이클의 개인 경호원이지만 거의 조직의 핵심인물 정도로 지위가 올라간 것으로 보인다. 사실 그렇게 된 데에는 주요 인물들이 출연료 문제로 하차한 것도 한 몫 했을 것 같다. 그덕에 대사도 훨씬 많아졌다.
위에서부터 1편, 2편의 로코 람포네
4. 로코 람포네
1편 중위에서 언급한 클레멘자의 명대사 “총은 놔두고, 카놀리는 챙겨.”에서 무려 총을 놔두고 카놀리를 챙기는 인물로 등장. 마찬가지로 1편의 세례식 장면에서도 등장해 난닝구 차림으로 기관총을 조립하고는 침대에 있는 타탈리아와 정부에게 기관총을 난사한다.
사실 이름의 언급도 거의 없이 지나가는 인물이기에 2편에 등장하는 지도, 그 인물이 동일인물인지 잘 모를 수 있다. 클레멘자의 부하였다가 2편에서는 지위가 급상승해서(하지만 분량은 여전히 없다) 마이클의 경호원이자 히트맨으로 나온다. 알 네리가 마이클 직속 경호라면 로코는 전체 경비 총괄자라 할 수 있다. 2편 초반에 마이클 자택 경호담당으로 나오는데 침입자들을 허용해서 마이클의 침실에 총격이 일어나 그의 분노를 산다. 심지어 이 때는 어두워서 제대로 얼굴도 안 보인다. 그리고 하이먼 로스 암살 모의 장면에서 “어렵지만 불가능하진 않습니다.” 라는 명대사를 날린다. 그리고...
몸소 불가능하진 않음을 증명하듯 로스를 직접 죽이고 도주하려다 경찰의 총을 맞고 죽는다. 자살행위인 걸 알면서도 그렇게 한 것은 충성심 때문일까 아니면 초반의 보안에 실패한 책임을 진 것일까.
위에서부터 1편의 토마시노, 2편의 젊은 시절, 3편의 노년 시절
5. 돈 토마시노
이 글을 쓰게 만든 장본인이다(이 인물이 시리즈 전체에 다 나온다는 사실에 놀라서...). 1편에서는 솔로조와 맥클러스키 살해 후 시실리로 도피한 마이클을 보호해주는 역으로 나온다. 한쪽 다리를 잘 못써서 휠체어를 타고 다니며 마이클과 아폴로니아의 결혼식 때도 걱정스러운(혹은 못마땅한) 표정으로 휠체어를 타며 등장한다. 그런데 2편에 비토의 젊은 시절 중 아버지의 복수를 위해 시실리에 온 비토를 도와주다 다리에 총을 맞은 사람이 바로 이 사람이었다는 사실. 한쪽다리를 못쓰는 건 바로 이 이유 때문이었다. 그리고 3편에서 시실리에 온 마이클을 보호해주는 사람도 바로 돈 토마시노이다. 1편에서의 인연인지 마이클과 사이가 각별하게 나오고 이 인물의 사망으로 마이클은 큰 회의를 느끼게 된다. 패밀리에서 가장 장수한 인물 중 하나. 그뿐만이 아니다.
위에서부터 1편의 젊은 시절 칼로, 3편의 노년 칼로
6. 칼로
1편에서 시실리에 있을 때의 마이클의 경호원으로 등장한 칼로. 이 인물 또한 3편에 마이클이 시실리로 왔을 때 재등장한다. 3편에선 아주 대저택에 살고 있다. 역시 꼴레오네 패밀리는 은혜를 잊지 않는다. 마지막 순간까지 패밀리를 위해 충성을 다하는 인물.
1편 젊은 시절의 엔조, 3편의 엔조 추정 인물(케익 오른쪽, 확실치 않아 뒷모습으로)
7. 엔조
꼴레오네는 은혜를 잊지 않는다의 또다른 대표 사례. 1편 결혼식 장면에서 한 빵집 사장이 비토에게 부탁하는 장면이 스치듯 나온다. 대충 적자면 ‘전쟁포로였다가 자신의 빵집에서 일하게 된 엔조라는 사내가 있는데 자신의 딸과 결혼할 사이가 됐다. 그런데 전쟁이 끝나 고국으로 돌아가야 할 처지가 됐는데 그렇게 되지 않게 조치를 취해달라.’는 이야기였다. 비토는 물론 이 부탁을 들어준다.
그리고 후에 습격을 당해 병원에 입원한 비토가 또 한번 암살위기에 처했을 때, 마침 엔조가 감사를 표하기 위해 꽃을 들고 병문안을 온다. 혼자 있던 마이클은 엔조에게 위험하니 떠나라고 하지만 엔조는 은혜를 갚겠다며 남게 되고, 둘이 함께 병원 문 앞에서 총이 있는 척 연기를 해 위기를 넘기게 된다. 잠깐 나오지만 비토를 지키는데 큰 역할을 한 사람. 그렇게 나오고 끝인 줄 알았는데...
3편의 초반 파티에서 축하 케익을 만든 곳이 바로 엔조 베이커리다(저 말을 하는 남자가 엔조인지는 확실하지 않아서 뒷모습만 보이게 했다). 패밀리에 큰 공을 세운 엔조를 마이클이 계속 밀어준 것으로 보인다. 젊을 적 은혜를 잊지 않고 늙어서까지 챙겨주는 꼴레오네 패밀리…
위에서부터 1편, 2편의 윌리 치치
8. 윌리 치치
콧수염난 멋진 히트맨… 1편의 세례식 장면에서 말그대로 아주 강한 인상을 남겼다. 2편에서는 프랭크 펜탄젤리의 부하로 등장해 청문회에서 진술도 한다. 그런데 분명히 1편에선 꼴레오네 쪽이었던 것 같았는데… 꼴레오네 패밀리가 네바다로 옮길 때 뉴욕에 남은 듯 하다. 1편에서 소니가 길거리에서 처남을 두들겨 팰 때 함께 있던 인물로 잠깐 등장하고 후반에 세례식 이후 테시오를 무장해제 시킬 때도 등장한다.
위에서부터 1편, 3편의 자니 폰테인
9. 자니 폰테인
꼴레오네 패밀리의 도움으로 헐리우드에서 잘 나가는 가수이자 배우로 활약하는 스타. 1편 초반 결혼식 장면에서 여성들의 환호를 받으며 등장해 노래 한 곡 멋지게 부른다. 그리고 비토 앞에서는 눈물을 흘리면서 새로 나올 영화에 꽂아달라고 한다. 유명한 잘린 말 머리 장면이 나오는 계기가 되는 인물이다. 잊지 않고 3편에도 등장해서 초반 축하파티에서 노래를 멋드러지게 부른다. 축가 전문.
1편의 루시 만치니
10. 루시 만치니
정말 깨알같이 등장하는 소니의 정부. 1편 결혼식 장면에서 소니와 눈맞아 몰래 뜨거운 정사를 나누는 역할로 나온다. 중반엔 아예 소니가 집까지 찾아갈 정도다. 경호원들이 늘 있던 일인 듯 행동하는 것을 보면 꾸준히 만난 듯 하다. 그렇게 잠깐 나오고 끝나는 사람인 줄 알았는데…
3편의 루시 만치니
3편 초반 파티에서 재등장한다. 3편의 메인 캐릭터이자 소니의 사생아 빈센트 만치니의 엄마로... 그 아들이 마이클의 후계자가 되니 결국 대부 최후의 승리자가 이 사람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