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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yle Sangwoo Cha Dec 21. 2017

"스타트업의 사업 확장, 기준이 있나요?"

[미공개 버전] 스마트스터디 (핑크퐁) 박현우 대표

지난 15일 열린 '2017 스타트업 브랜드 컨퍼런스'에 많은 분들이 참석해주셨습니다. 그만큼 스타트업과 브랜드에 관심이 많다는 걸 다시 한번 실감할 수 있었는데요. 오늘은 이번 컨퍼런스에서 ‘덜어내는 것이 브랜딩’이라는 주제로 멋진 강연을 해준 스마트스터디 박현우 대표의 못다한 인터뷰를 공유합니다. 스타트업이라고 해서 전부 규모가 작은 것은 아니죠. 이제 막 시작한 1인 기업이 있는가 하면, 제법 규모가 큰 회사들도 있습니다. 유아용 컨텐츠 핑크퐁으로 더 잘 알려진 ‘스마트스터디’도 그중 하나인데요. 2010년 교육 불평등을 해소할 수 있는 모바일 플랫폼을 만들겠다는 취지로 출발해 7년 만에 유아동 콘텐츠 시장의 강자로 자리매김한 스마트스터디의 사업 확장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아기 상어 뚜루루뚜루~~'



 

사업 확장의 기준이 궁금합니다. 가령 책이나 교구를 진행하면서 해당 사업의 BEP를 보고 들어가진 않았을 것 같아요. 

사업 검토는 예전보다는 좀 더 하는 편입니다. 시장 규모를 보고 뾰족하게 들어갔을 때 몇 %를 봐야 하는지, 외연을 어디까지 늘릴 수 있는지, 거기까지 가기 위해 우리가 마케팅 비용을 어느 정도 써야 하는지 등을 계산합니다. 그런데 실질적으로 사업을 검토하는 단계에서 고려했는데도 사업을 전개하는 단계에서는 예상한 대로 동작되지 않으니까요. 일단 결정한 후에는 조금 더 달려 보자고 생각하는 편입니다. 

가령 도서에 대해서도 김민석 대표는 ‘사운드북 10만 권은 만들어야 하지 않겠어’라고 했는데, 당시 사운드 북은 1쇄 기준 3천 권 정도가 일반적이었거든요. 10만 권은 말도 안 되는 숫자이지만 그렇게 해야 시장에 임팩트를 줄 수 있는 수치가 아닌가 생각했습니다. 사실 이런 결과들은 엑셀 수치를 계산해서 나온다고 보지는 않고요. 어떤 사업이든 우리가 다른 산업에서 갖는 원동력을 바탕으로 전개할 때 유리한 부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희가 오프라인에 나가거나 라이선스를 하거나 다른 교구 상품들을 만들 때 힘을 받을 수 있었던 것도 이미 온라인에서 검증된 캐릭터라는 컨텐츠가 있었기 때문이거든요. 사실 그렇게 막무가내로 덤벼들어서 실패한 케이스는 업계도 저희도 많으니까요. ‘우리가 여기서 이 정도 하는데 잘되지 않겠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저희는 돌다리를 두드리는 심정으로 조심스럽게 온 것 같습니다.


조심스럽게 해왔다는 건 너무 겸손하신 표현 아닌가요?

물론 조심스럽게 하는 과정에서도 과감함은 있었습니다. 예를 들면 2015년 11월에 처음 유아교육전에 나가면서 오프라인 물건들을 선보였는데 당시에 저희가 부스를 가장 크게 지었습니다. 그때 유아교육전에는 목공을 쳐서 부스를 만드는 업체들이 거의 없었어요. 저희는 게임쇼를 경험해봐서 당연히 할 거면 크게 해야지 하고 했는데 유아 시장은 그렇지 않더라고요. 그 과정에서 임팩트, 전율을 느꼈던 것이 저 멀리서 엄마와 아이가 “아! 핑크퐁이다!” 하면서 뛰어오는 모습이었어요. 저희로서는 생산비가 많이 들어가고 재고 부담이 되는 오프라인 상품을 준비해 갔는데, 그런 모습을 보면서 ‘아, 이거 가능하겠다’고 느낀 거죠. 여기서 금전적인 이득을 얻는 것은 나중 일이 되겠지만 적어도 이 지점에서 사업을 전개할 수 있는 발판은 확보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때부터 사실 더 많은 파트너 업체들에게 연락을 받았습니다. 사실 개인이나 어떤 조직의 자기 평가는 지나치게 후 하거나 박할 수가 있어서 객관적이기 어려운 것 같아요. 예를 들면 시장에서 스타트업 업계나 언론이 써주는 기사도 사실 어느 정도 왜곡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대부분의 스타트업을 띄워주거나 폄하하는 기사를 보면 대부분 실체보다는 더 크거나 일부러 작게 쓰는 경향이 있어요. 그 지점에서 우리가 어느 위치에 있는지 객관적으로 보는 것이 중요한데 정말 어렵거든요. 이건 실제로 고객을 만나고 데이터를 보는 방법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지금도 새로운 동남아 국가에 진출할 때나 새로운 언어권 콘텐츠를 만들 때 저희 직관이 나동 향을 보기보다는, 유튜브나 앱 데이터를 가장 많이 봅니다. 어느 국가나 어느 언어권 사용자들이 가장 많이 쓰는지는 지표를 통해 나타납니다. 한국에서 디지털 컨텐츠로시작해 오프라인으로 진출해서 매출을 키우고 그것을 브랜딩이나 캐릭터 사업으로 만들 수 있었던 것처럼, 다른 국가에도 이 공식을 적용할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물론 국가별 특성이 있겠지만 사실 가장 중요하게 봐야 할 것은 데이터이지, 저의 직관이나 감각을 믿지는 않습니다. 그때저희가 시도했던 오프라인에서 판매가 이루어지고, 유튜브 등 저희가 갖고 있지 않은 매체에서도 컨텐츠가소구되는 것을 확인하면서 좀 더 자신감을 얻은 것 같아요. 하지만 어디까지나 할 수 있다는 생각이지, 아직 우리가 시장에서 우세하다는 것은 전혀 아니고요. 이제는 그래도 뭔가를 했을 때 시장의 반응을 관찰할 수 있는 정도라고 봅니다. 대부분은 이 정도도 이루지 못하고 불씨가 그냥 꺼져 버리는데, 저희는 불씨를 꺼뜨리지 않고 잘 나아가고 있는 거죠. 

좌: 핑크퐁 in 인도네시아 우: 핑크퐁 in 필리핀 (출처: 김민석 대표 페이스북)




<작가의 덧붙임>


많은 스타트업들이, 창업가들이 시장에서 존재감을 드러내지도 못한 채 사라지기도 하지만, 반면 사업을 확장하는 과정에서 일관성과 정체성을 잃어버리고 무리하게 달리다 쓰러지는 기업들도 많습니다. 기존에 있던 시장을 다른 관점으로 접근하거나, 세상에 없던 기발한 아이디어로 시작했는데 사업을 확장하면서 시작점이 어디였는지, 그래서 지향하는 바가 무엇이었는지에 무뎌지는 창업가들도 많고요. 스타트업은 MVP(Minimum Viable Product, 최소 구현 단위)를 만들어 끊임없이 시장&고객과 소통하며 개선해 나가려고 노력합니다. 하지만 사업의 근간은 유지하면서 시장과 고객의 니즈에 따라 이를 전달하는 방법과 형식을 변환하는 것이지 근간을 바꾼다는 것을 말하는 것은 아닙니다. 

사업의 아이템(or 사업 모델)을 시장 니즈에 따라 피벗팅(Pivoting) 하는 스타트업들도 많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 피벗팅은 기존과 다른 사업을 한다는 말이 아니지요. PIVOT의 사전적 정의는 ‘한 발을 축으로 하여 다른 발을 전후 좌우로 움직여서 몸을 회전하는 일’이라고 합니다. 결국 사업을 시작한 근간을 축으로 하고 시장과 고객의 니즈를 충족시킬수 있는 확률이 더 높은 곳으로 방향을 튼다는 의미로, 축 (사업의 근간)을 바꾼다는 것은 아니니까요. 그렇다면 브랜드 전략이 곧 사업전략이라는 전제 아래, 사업 확장은 어떻게 해나가야 할까요?


페이스북 그룹: <창업가의 브랜딩> Start your Brand!

https://www.facebook.com/groups/1474397259343664/


<창업가의 브랜딩>

“당신의 일이 세상에 어떻게 기억되기 바라는가?”
‘자기다움’으로 승부하고자 하는 창업가에게 반드시 필요한 책!


창업가의 브랜딩 (2017. 북스톤)

이 책 『창업가의 브랜딩』에서 말하는 브랜드란 누군가와의 경쟁이 아니라, ‘나다움’을 발견하고 그것을 꾸준하게 지치지 않고 키워가는 과정이다. 즉 사업을 시작하는 것이 결국 브랜드를 시작하는 것이고, 사업을 키우는 것이 결국 브랜드를 키우는 것이다. 저자들은 폭넓은 영역에서 ‘사업전략과 브랜드 전략’을 수립하고 실행해온 생생한 경험을 토대로, ‘스타트업 창업가를 위한 10개의 법칙’을 제시한다. 창업이나 프로젝트를 준비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사업에 대해, 제품에 대해, 고객에 대해 고민한 시간이 있을 것이다. 이 책은 그러한 창업가의 고민을 해결해주는 실마리가 되는 것은 물론, 새로운 시작을 위한 가이드가 되기에 손색이 없다. 작은 기업이나 개인뿐 아니라, 자기만의 브랜드와 문화를 만들고자 하는 스타트업과 종사자라면 반드시 읽어야 할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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