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거스트

가족의 초상

by 온다

같은 골목에서 마르는

탱자와 생선처럼

각자의 이름으로 짙어진다


빠짐없는 삶의 궤적이 한 올 한 올 엮인 담요를

다른 쪽 어깨에 둘러메고

따로 또 같이

온도가 너른 날들을 걷는다


같은 뱃속을 나누고도

같은 씨를 품을 수 없는 동반자여

아주 빳빳하게는 마르지 않도록

너에게,

아주 깊은 의지를 널어놓는다


버겁고 포근하고 후덥지근하게 땀이 나 벗어던진

내복에 자지러지거나

팬티 바람으로 풍ㅡ덩 내던져진 고무다라이 속에서

유치한 물장구 같은 것을 주고받아도

부끄럽지 않던 여름날


아버지 또는 어머니와는 다른

그것들을 공유하는 너희를

생각하고

밥을 먹고 이야기하면

애잔하고 따뜻하다


이제는 술잔을 기울일 때 오르는

시큰한 알코올향에

콧망울이 달랑거리는 겨울바람처럼

눈물이 핑 돌아 자지러진다







일요일 연재
이전 21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