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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뜽삼이 Jul 22. 2023

회사의 미래, 우리의 미래.

23.07.21.금요일

오후 5시 쯤, 팀원 전부와 함께 가방을 싸들고 우리가 일하는 회사 건물 밖으로 나왔다. 근처 카페에 가서 우리 회사, 이대로 괜찮은지 그리고 앞으로 어떤 방향을 지향해야 할지 이야기를 나누기로 했기 때문이다. 이런 자리가 갑자기 마련된 계기는 바로 어제 H님이 팀장님과 개인 면담을 하며 일에서 의미를 못 찾겠으며, 앞으로 원하는 일을 만들어가고 싶다는 소망을 내비친 것이었다.

그런데 들어보니 H님은 나 또는 팀장님과 원하는 바가 조금 다르다는 인상을 받았다. 즉, 실력을 더 쌓기를 원한다기보다는, 그저 현재 상황에 대한 불만이 큰 나머지 여기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욕구가 훨씬 크다는 것이다. 그래도 팀원들과 함께 각자 무엇을 원하는지, 무엇이 고민인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는 것 자체가 의미있던 것 같다. 

지하철역으로 향하는 길,  팀장님은 '좀 다르게 해봐야겠다'는 생각을 처음 품게 된 것이 바로 5월 말경 내가 팀장님에게 솔직하게 우리의 일하는 방식에 대해 고민을 털어놓은 뒤라고 했다. 어쩌면 내가 그 때 작은 공을 쏘아올린 것일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나야말로 이 조직의 인플루엔서가 되어있던 것일지도 모르겠다. 

앞으로 어떤 미래가 펼쳐질지 모르겠다. 나는 나대로, 여전히 실력 향상을 위해 부지런히 공부하고 또 성찰하겠지만, 다른 구성원들이 이에 얼마나 동참할지는 솔직히 미지수다. 그러나 이런 대화의 장이 마련된 것 자체가 엄청난 발전이라는 생각이 든다. 우리 모두 언젠가 이 회사를 떠난다. 갈 땐 가더라도 내가 원하는 것을 어느 정도는 이뤄놓고 나가면 더 좋지 않을까? 무언가 남는 게 있었으면 좋겠다.

아무튼, 나 스스로 생각하기에 내가 그 동안 하루하루 애써왔던 것들이 이렇게 하나하나 결실이 맺어가는 것이 아닐까 싶다. 그러나! 이 모든 공을 각자에게 돌릴 필요가 있다. H님에게는 "H님이 팀장님에게 솔직하게 이야기를 꺼내주어서 우리가 함께 고민을 나눌 수 있게 되었네요" 라고 이야기한다거나 또 팀장님에게는 "팀장님이 팀원들 이야기를 솔직하게 듣고 자리를 마련해주어서 좋은 기회가 되었네요"라고 이야기한다거나. 각자의 공으로 돌리는 것이 이 변화가 성공할 수 있는 지름길이다.

정말 이대로 가다가는 우리 회사,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른다. 한치 앞을 알 수가 없다. Microsoft365도 끝물이다. 우리는 실력이 없다. 쌓아온 것이 없다. 내가 이 회사로부터 빼먹을 것도 없다. 여기서부터 만들어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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