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 고등학교 동창이 “세례를 받게 됐다”면서 왜 한 번도 ‘성당 가자’ 권하지 않았느냐 물었던 적이 있다. 맛있는 것을 왜 혼자 먹느냐는, 이기적이고 무관심한 태도에 대한 질책으로 느껴져 순간 당황했던 기억이 난다.
당시만 해도 신앙을 드러내는 일은 나에겐 몹시도 쑥스러운 일이었고 더군다나 신앙을 권한다는 것은 상대의 자유의지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일이라 생각하지 않았나 싶다. 아마도 더 정확히는 신앙을 대하는 깊이 문제였을 것이다.
브런치에 글을 올리기 시작하면서 그때의 질문을 또다시 받는 느낌이 들었다.
“너는 왜 신앙 이야기는 쓰지 않는 거니?”
20년 가까이 천주교 전주교구의 주보인 ‘숲정이’와 계간지인 ‘쌍백합’에 신앙 관련 기사들을 올려왔다. 사제, 수도자, 평신도(신자)들을 만나 그들의 신앙을 조명하고 글로 전하는 일이었다. 만나고, 감동하고, 신앙을 배울 수 있었던 그들의 이야기를 적어 보기로 한다.
‘신앙의 철학자들’이었던 그들을 만나는 자리가 나에게는 신앙의 초심을 불러일으켰기 때문이다. 일부 인터뷰 기사들은 편집을 거쳐 올렸음을 밝힌다.
이제야 동창 정미가 오래전에 던졌던 질문에 답을 하는 기분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