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지만 이제 정신을 차렸다고 한다..?
난 재택근무가 싫다.
재택근무를 시작한 지 대략 2주가 지났다. 최근 코로나 감염자 폭증으로 인해 미접종자인 내가 회사에 출근하다 걸리면 민폐를 끼칠까 봐 무서워서 가지 못했다.
대부분 많은 사람들이 재택근무를 선호한다. 왜? 시간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내 일을 할 수 있으니까 맞다 그것은 엄청난 장점이다. 하지만 책상 옆 몸을 뉘울 장소가 보인다면? 당신은 그 유혹을 뿌리칠 수 있을까? 후후 난 그 유혹을 떨처내지 못했다. 나는 2주간 늘어짐이라는 물속에 담근 뒤 건조대에 널어놓은 빨래 모습이었다.
그 모습을 돌아보고 나니 그런 내 모습이 싫었다. 그래서 어떻게든 그 모습을 피하고자 필사적으로 출근해서 공부를 하던지 일을 하던지 늘어지지 않으려 노력했다. (사실 내가 다니는 회사는 기본적으로 재택근무이고 원하는 일에만 출근하면 된다) 사실 최근 몇 개월은 마음에 열정이란 불이 다 꺼진듯한 느낌이 들었다. 무엇을 하던 의욕도 나질 않고 내가 잘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만 들곤 했다. 이런 와중 재택근무가 거기에 찬물을 끼얹은 것이다.
자전거에 붙어있던 편지
잠이 오지 않는 새벽 문득 나는 자전거를 사고 싶어 검색을 했다. 원래 춘천에 살 때부터 난 자전거 타는 걸 즐겼지만 서울에 올라오고 나서 좁은 집안에는 자전거를 둘 곳이 없기도 해서 막상 살 수 없었다. 대신 따릉이로 자전거 맛만 보았다.
보관과 이동에 편리한 미니벨로 자전거를 알아보기 위해 유튜브를 켰다. 그리고 연관 동영상 파도를 끊임없이 타고 있었다. 그러다 우연하게 어떤 자전거 영상을 보게 되었다.
그분은 자전거를 사랑하고 본인의 일을 사랑하고 노력하는 사람이었다. 나와 같은 세상을 살고 있는 사람이지만 자전거를 좋아하는 것도 비슷한 사람이지만 나와는 달랐다.
아니 다른 게 당연했다. 그렇지만 문득 그 다름 속에서 나의 모습을 내가 정면으로 마주 본 느낌이 들었다. 나는 왜 이러고 있을까? 저 사람과 나는 무엇이 다른 걸까? 많은 생각을 해보았다. 그리고 그분의 영상을 하나하나 보기 시작했다.
그 사람도 나와 다를 게 없었다. 회사일에 치이고 성장하고 싶어 하는 2030대 청년이었다. 그렇지만 그 안에 눈에 보이지 않는 열정이 느껴졌다. 이미 차갑게 식어가는 내 열정과는 다른 따뜻한 느낌이었다. 얼굴을 직접 보고 대화한 사이는 아니지만 그 사람의 일상과 행동을 보며 내 열정의 온도를 다시금 느낀 기분이었다.
지금을 살고 행동으로 보여주자
일상을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은 같은 세상을 살아가고 있다. 그중에 본인만의 가치를 찾고 좋아하는 것 싫어하는 것을 알아가며 살고 있다.
나는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이 세상은 거대한 모래사장 같은 것이고 나만의 모양을 가진 뜰채로 모래를 걸러가며 그 안에 가치를 찾아가는 존재라고. 끊임없이 걸러가며 나만의 가치를 찾아야 하지만 나는 그 모래사장에 파묻혀 있었다. 중요한 것은 내면에 있었다. 생각과 의지를 어떻게 가지느냐 어떠한 모양의 채를 가지고 모래사장에서 나만의 보석을 찾을 것인가의 문제였다.
나는 다시금 모래사장에서 나의 보석을 찾으려고 한다. 더 이상 파묻히게 된다면 저 아래 지구 바닥으로 내려갈지도 모른다. 생각을 바꾸고 행동하자. 행동하지 않으면 내 것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