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인문학
투자공부는 사실 마음공부에 가깝다. 어느 전문가는 ‘투자는 심리게임’이라고 말하지 않았던가. 투자에 성공한 사람의 공통점 중 하나를 꼽으라면 단연코 '마인드를 철저히 갖춘 사람'이라고 말할 것이다.
자기만의 투자 마인드 없이 단기간 돈을 벌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자산을 보유하지 못한다. 찰리 멍거와 워런 버핏과 같은 성공한 투자자는 한결같이 마인드를 강조한다. 그래서 그들은 시간이 있으면 독서를 하며, 늘 책에서 세상을 읽어낸다.
워런 버핏은 경영대학원 강연에서 이렇게 말했다.
"내가 여러분에게 주는 티켓을 이용하면 투자 실적을 극적으로 높일 수 있습니다. 이 티켓은 20번만 사용할 수 있습니다. 여러분이 평생 20번만 투자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즉 20번 투자한 다음에는 더 투자할 수 없습니다. 이 원칙을 따른다면 여러분은 투자를 정말로 신중하게 생각할 것이고 정말로 깊이 생각한 종목만 사게 될 것입니다. 따라서 실적이 훨씬 좋아질 것입니다."
찰리 멍거도 투자 기회를 발견하지 못하면 그냥 기다린다고 한다. 5년 이상 아무런 투자도 하지 않은 적도 있다고 한다. 참다못한 주주들이 "왜 투자를 하지 않느냐?"라고 물을 정도다. 나로서는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투자할 돈이 충분히 있는데 어떻게 기다릴 수 있을까?
난 보통 사람들보다는 제법 많은 투자 서적을 읽었다. 투자에 성공한 사람들 말에 귀 기울이는 건 당연하다. 우리도 그들처럼 투자에 성공해서, 부를 이루고 부자가 되고, 따뜻한 노후를 준비하고 싶기 때문이다.
독서 초반엔 '어디에 투자했을까? 어떻게 투자해서 돈을 많이 벌었을까?'라는 관점을 갖고 읽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관점이 바뀌었다. '과거에 얼마 벌었다'라는 소식보다 '현재 더 큰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라는 사실이 더 중요해졌다.
이런 관점으로 바라보니, '워런 버핏과 찰리 멍거'라는 투자자가 남았다. 난 이들이 어떻게 투자했는지 투자방법보다 철학, 마인드, 특히 일상을 어떻게 보내는지 관찰하며 배움을 청하고 있다.
젊은 주주가 멍거에게 "어떻게 하면 당신이 걸어온 길을 따라갈 수 있나요?"라고 물었다. 그는 "날마다 잠에서 깼을 때보다 조금 더 현명해지기 위해 노력하세요. 자신의 의무를 충실하게 잘 수행하세요. 그러면 빨리는 아니더라도 한 걸음씩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라고 답했다.
마음공부는 인문학공부라고 말할 수 있다. 인문학공부는 여러 갈래 공부방식이 존재한다. 내가 생각하는 인문학은 '진리와 지혜를 탐구하는 공부'이다. 이는 지식을 넓히고 기술을 배우는 방식이 아니다. '진리'를 바탕으로 직접 경험하며 스스로 터득하고 깨닫는 '지혜'에 가깝다.
투자는 이처럼 누군가에게 배워서 하는 것보다 스스로 고민하고 터득하는 지혜의 분야다. 투자인문학이란 단어는 그래서 탄생한 것이다. 투자 세계에 들어온 분들은 인문학을 공부하는 마음으로, 지혜를 터득하는 자세로 투자를 바라보면 좋겠다. 짧은 시간에 투자마인드를 터득하는 것이 어려울 것이다. 여유로운 마음으로 투자를 경험해 보면 결국 알게 된다.
『소심한 중년은 안전한 투자에 끌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