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글을 쓴다는 건 참 부끄러운 일이다

글쓰기 인문학

by 안상현

매일 글을 쓴다는 건 참 부끄러운 일이다.

매순간 내면을 마주해야 하기 때문이다.

고귀한 영혼을 가진 사람이라면

자기 안의 맑은 세계를 바라보는 일이

아마도 즐거울 것이다.

하지만 나 같은 소인은 다르다.

내 안은 진흙탕처럼 흐린 물이 가득하다.

마치 계속해서 진흙탕을 휘젓는 것 같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가끔 모든 게 고요해지는 순간이 온다.

흐린 물 위로 아주 얇고 투명한 층이 생기는 순간.

그때 잠시나마 고귀함을 맛본다.

글쓰기를 매일 한다는 건,

바로 이 찰나의 순간을 놓치지 않기 위해서다.

힘들어도 매일 글을 쓰는 이유,

결국 그 얇은 맑음이 주는 기쁨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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