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을 붙잡는 글쓰기

글쓰기 인문학

by 안상현

인간은 태어나며 시간의 흐름에 갇혀 지낸다. 과거는 기억으로, 미래는 기대와 불안으로만 존재한다. 결국 인간은 언제나 ‘현재’라는 좁은 문을 통과할 수밖에 없다. 이 한계 때문에 우리는 시간을 완전히 이해하지 못하는 존재로 남는다.


신의 개념은 흔히 시간을 초월한 존재로 설명된다. 신은 시작도 끝도 없고, 과거·현재·미래가 동시에 존재하는 자리에 있다고 본다. 우리가 시간의 흐름을 깊이 이해할수록, 시간 너머의 시선을 상상하게 되고, 이는 곧 신의 개념으로 향하는 길이 된다.


아우구스티누스는 『고백록』에서 “시간은 무엇인가? 아무도 묻지 않으면 알지만, 묻는 이가 있으면 설명할 수 없다”라고 했다. 그는 신만이 시간을 창조하고, 시간을 초월한 존재라고 말했다. 불교에서는 ‘무상(無常)’을 강조한다. 모든 것은 변하며, 영원한 것은 없다는 깨달음이다. 현대 물리학에서도 아인슈타인은 시간은 절대적이지 않고 상대적이라고 밝혔다. 이런 과학적 통찰 역시 신의 자리에서 시간을 보게 만든다.


글쓰기는 순간을 붙잡는 행위이다. 시간을 기록하고 의미를 부여하는 작업이다. 쓰다 보면 우리는 시간의 무상함을 느끼고, 그 너머의 ‘영원’이라는 개념에 다가간다. 글쓰기 역시 신의 개념을 엿보는 작은 문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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