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보다 중요한 건 무엇일까?

글쓰기 인문학

by 안상현

돈보다 중요한 건 무엇일까? 나는 단연코 시간이라고 생각한다. 시간이 있으면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고, 가족과 함께 식사를 즐길 수 있으며, 집을 떠나 낯선 곳을 경험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는 돈을 벌기 위해 시간을 바치고, 결국 시간을 누리지 못한 채 돈만 쥔 삶을 산다.


돈을 버는 방식에는 두 가지 길이 있다. 하나는 돈을 위해 돈을 버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시간을 위해 돈을 버는 것이다. 얼핏 보면 비슷해 보이지만, 두 길의 결과는 완전히 다르다.


돈만을 목적으로 삼는다면, 시간은 늘 부족하다. 더 많은 돈을 쌓기 위해 아침부터 밤까지 일하고, 주말마저 반납한다. 하지만 그렇게 번 돈이 삶을 풍요롭게 하지 못할 때가 많다. 오히려 번아웃과 후회만 남는다. 반면 시간을 위해 돈을 번다면, 돈은 목적이 아니라 수단이 된다. 돈은 시간을 지켜주는 도구가 되고, 삶의 주도권을 쥐게 된다.


시간은 참 묘하다. 평소에는 무한히 주어진 것처럼 보이지만, 막상 지나고 나면 두 번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우리는 과거를 기억으로만 간직하고, 미래는 불안과 기대 위에 존재한다. 결국 인간은 현재라는 좁은 문을 통과하며 사는 존재다.


나는 뒤늦게야 이 사실을 깨달았다. 50년 가까이 투자도 저축도 모르고 살았다. 그러다 코로나라는 거대한 사건을 겪으면서 ‘시간을 어떻게 써야 할까?’라는 질문이 나를 흔들었다.


그때부터 조금씩 공부했다. 돈, 자산, 부채, 금리, ETF, 장기투자, 복리 같은 단어들이 서서히 눈에 들어왔다. 단순히 돈을 불리는 법을 배우는 게 아니라, 시간을 내 편으로 만드는 방법이었다. 돈이 시간을 지켜주는 수단이 될 수 있음을 비로소 깨닫는다.


글쓰기도 마찬가지다. 글쓰기는 시간을 기록하는 행위다. 짧은 순간을 붙잡아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다. 쓰다 보면 흘려보낸 시간이 다시 내 안에서 살아난다. 어떤 문장은 나를 위로하고, 어떤 기록은 내 삶을 붙잡아준다. 결국 글쓰기도 시간을 지켜주는 도구다.


다시 질문한다. 돈보다 중요한 건 무엇일까? 시간이다. 돈을 벌기 위해 시간을 쓰는가, 시간을 위해 돈을 버는가. 이 질문 앞에 선 순간부터 삶의 방향은 달라진다. 그렇다면 중요한 질문은 이것이다. 지금 이 순간을 어떻게 쓰고 있는가? 돈을 더 모으기 위해 쓰고 있는가, 아니면 내 삶을 살아내기 위해 쓰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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