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은태, 신성록 이 조합 추천일세
초연을 봤던 뮤지컬들이 이제 거의 다 10주년을 넘었다. 뮤지컬 인생도 오래됐네-
분명히 프랑켄슈타인 뮤지컬을 본 기억이 있는데, 내용은 전혀, 하나도 생각이 안 났다. 유튜브에서 노동요로 간간히 듣던 플리에 있던 음악을 들어도 장면이 생각나지도 않았고. 그랬던 공연을 이번에 봤는데 안 봤으면 후회했겠다 싶을 정도로 너무 좋았다. 작품자체보다는 배우와 음악이-
같은 공연이라도 어떤 배우의 공연을 보느냐에 따라 작품의 감상이 완전히 달라진다. 신인배우가 주연이 되었을 때 점점 성숙해지는 모습에 기대감을 갖게 하는 배우가 있고, 가수였다 뮤배로 전향해도 본업이 뮤배인 것처럼 찰떡인 배우가 있고, 시간이 지날수록 힘이 빠지고 불성실한 모습에 실망을 하게 되는 배우가 있다. 이런 것과 상관없이 그냥 명불허전인 배우도 있고.
이번에 본 프랑켄슈타인은 모차르트 초연 때부터 봤던 은태배우와 몬테 때부터 봤던 성록배우였다.
신성록 배우는 큰 키와 작은 얼굴 때문에 뮤지컬 무대에 정말 잘 어울리는데 지옥송 같은 건 조금 버겁다고 느껴질 때도 있었다. 그러다 얼마 전부터인가 '이 사람 노래가 달라졌네'하고 느꼈던 공연이 있었다. 아마도 엘리자벳(?). 연기는 원래도 괜찮았는데 안정적으로 고음을 처리하는 모습에 진심 감동했었다. 그러다 이번 프랑켄슈타인은 그냥 멋있네. 인생캐가 이런 건가 싶을 정도로.
은태배우는 내가 소감을 말하는 게 의미 없을 정도로 노래실력은 정말 최고다. 이번에도 역시는 역시! 이제는 정말 믿고 보는 배우니까! 안타까운 건 은태배우가 주연으로 많은 작품을 했지만 조승우의 헤드윅, 박효신의 웃는 남자, 홍광호의 라만차처럼 딱 맞는 타이틀이 아직 없다고 느껴지는 거다. 나에게 박은태는 모차르트지만 그에게 더 강렬하고, 대중적인 작품의 타이틀이 생기면 좋겠다.
원작에서 많은 부분을 떼어 내 만든 뮤지컬이라 개연성이 애매하기도 하고, 들으면 나쁘지는 않지만 어디서 들어본 것 같은 넘버도 조금 아쉬워 작품이 엄청 좋았다고 얘기하기는 애매하지만 첫 공 주였음에도 불구하고 두 사람의 무대는 막공인 듯 너무 합이 잘 맞고 흠잡을 데가 없었다.
공연이 너무 길어 한 번만 보고 말아야지 생각했는데, 8월에 또 한 번 보고 싶다는 기대감이 생길 정도로 두 배우의 음색과 연기가 너무 좋았다. 다시 본다면 규현으로 봐야지. 소문에 듣자 하니 너무너무 잘한다고-
공연을 다시 보기 전까지 괴물 이름이 '프랑켄슈타인'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 줄거리는 예매사이트를 참고하시길! 나의 최애 예능 중 하나가 <놀라운 토요일>인데, 다음 주에 프랑켄슈타인 유준상과 규현이 나온다. 본방사수 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