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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녕 사이시옷 Dec 04. 2020

왜 저격 콘텐츠는 늘어가는가? 마녀사냥의 뒷면

현직 30년 경력의 심리학 박사 노주선 님 / 인터뷰 1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저는 노주선이라고 하고요. 여러분들 쉽게 아시는 걸로는 상담 선생님. 이런 정도가 제 핵심적인 업무고, 저는 원래 임상 및 상담심리학이라는 심리학 분야 중에 그 분야를 전공했고, 개인적으로는 정신과 생활도 한 10년 정도 했고요. 정신과에서 심리평가, 심리진단, 심리치료 이런 걸 전공했고, 기업 쪽 혹은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한 

한국 인성 컨설팅 KPAC이라는 인사컨설팅 회사를 운영하고 있기도 하고, 마인드 클리닉이라는 상담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그런 직업을 가지고 있습니다. 




전문가의 입장에서 최근 저격 콘텐츠가  늘어나는 원인이 뭘까요?

우선 말씀하신 그런 현상을 지칭할 때 보통 '악의적'이라고 표현합니다.

악의적인 의도로 타인에 대해서 위해를 가하거나 부정적인 평가를 하는 일련의 행동. 이런 것들을 우리가 보통 '마녀사냥'이라고도 하고, 이런 것들을 업으로 하는 유튜버들이 있지요. 이런 현상을 이해하는데 있어서 되게 간단한 건 사람의 공격성이라는 게 있거든요.

사람은 누구나 본능적으로 공격성이라는 게 있어요. 무슨 이야기냐면 남을 괴롭히거나 남을 굴복시키거나 압박을 시켜서 나의 의도대로 하고자 하는 이런 것들이 기본적으로 있는데 이런 공격적인 콘텐츠 같은 경우에는 단순한 공격성으로 보기론 조금 어렵고요. 그 이상의 의미들이 있다고 봐야 됩니다. 

누군가 죽어야만 끝나는 끝없는 꼬리잡기와 제물 의식, 최근 미디어에 희생된 사람들의 수만 생각해도 문제가 심각하다


그 첫 번째는 '심리적 불안정성이나 스트레스가 많은 사회다'라는 게 첫 번째 원인이라고 볼 수 있겠어요. 

예전에 비하면 우리가 사회도 되게 많이 복잡해지고, 사람들 사이에 관계도 복잡해지면서 불만이나 부정적인 정서들이 계속 쌓이는 사회거든요. 예를 들어서 농경사회 같으면 논 매고, 밭매고, 맛있게 밥 먹고, 자고. 이렇게 되는데 요즘에 대부분의 의식주에 관련된 것들은 해결이 된 상황이기 때문에 대부분 지적인 활동에 집중을 하거든요. 더더욱이 최근에 코로나 같은 문제들이 생기지 않았습니까? 그럼 사람들이 처음에 불안해한다는 거죠.

스트레스받고. 이렇게 되면 사람들이 부정적인 감정이 생길 수밖에 없어요. 그런데 이런 게 만성화되면서 사람들이 대단히 지쳐요. 그래서 심리적인 에너지도 떨어지고, '잘 극복해야지' 하는 의지도 많이 내려가고. 그러면 이런 것들이 점점 전반적인 사회의 불만이나 분노. 이런 것들로 차곡차곡 쌓이게 될 가능성이 있다는 거죠. 

그래서 처음에는 코로나 블루라는 말이 유행을 했었고요. 그러니까 코로나로 인한 우울증. 이런 것들이 제일 처음에 나오는 거고, 두 번째는 코로나 레드. 즉, 코로나와 관련된 분노감. 마스크를 안 쓴 사람들에게 공격적으로 행동을 한다던가 싸움을 건다던가, 보복운전을 한다던가 이런 것들이 레드에 해당하는 분노의 행동인데 이런 것들이 장기화되면서 사람들이 침체되고 좌절되는 코로나 블랙까지도 올 것이다. 이렇게 예상을 할 수가 있거든요. 이렇게 되면 축척되어있는 부정적인 감정들. 이런 것들이 적절하게 해소가 되지 않으면 타인을 공격하거나 어떤 사회적 현상을 볼 때 부정적으로 해석하거나, 비판적으로 해석해서 이슈를 만들거나 이런 방향으로 갈 거라는 거죠. 그래서 전반적인 사회적 만족도나 행복감이 떨어지면서 사회적 불만이나 스트레스가 쌓이는 게 가장 첫 번째 원인이기도 하다. 이렇게 정리해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코로나... 또 너냐?...


두 번째는 실제로는 경제적인 의미도 있고, 사회 미디어의 변화와 관련된 건데요. 실은 이런 마녀사냥은 옛날에도 있었어요. 학교 다닐 때 보면 학교에서 애들 왕따로 괴롭히거나 안 좋은 소문을 내거나 이런 것들이 있다고요.  인종차별이라는 것도 그렇고 옛날부터 있어왔어요. 

그런데 이게 옛날하고 뭐가 다르냐면 인터넷의 발달이나 유튜브처럼 공개적인 정보공유가 가능한 상황이 되었기 때문에 옛날에는 예를 들어서 친구들끼리 한 친구를 괴롭히는 게 10 정도의 파생력을 가졌다고 하면, 이게 유튜브에 올라오게 되면 1000 정도의 파생력을 가지게 된다는 거죠. 

옛날에는 친구 몇 명에게만 욕했는데 그게 아니라 요즘에는 몇백 명, 몇천 명한테 그 욕이 전달되니까. 그리고 만약에 그런 사람들이 유명 유튜버다? 이렇게 되면 기정 사실화돼서 옛날에는 10 정도 취급되었던 게 1,000을 넘어서 10,000 정도의 강력한 파생력을 가지는 효과를 가지고 오게 되는데 이게 가지고 있는 두 가지 의미가 있어요. 


하나는 나의 영향력 자체가 늘어난다는 거죠. 많건, 적건 간에 다른 사람들이 내 말을 듣고 자꾸 추종을 하게 되거나 따르게 되면 "이것이 나의 권력, 힘, 영향력" 만족감이 되게 크거든요. 이 이면에는 공격성, 혹은 주도성.

이런 것들을 만족시키는 부분들이 있고, 보통은 어린 시절에도 보면 학교 짱이나 사회적 영향력이 큰 사람들. 정치인들. 이런 사람들은 말을 잘하거든요. 말을 잘하기도 하고, 그 말이 실은 정확히 따지면 다 정확한 건 아닐 수도 있어요.  그런데 "사람들을 현혹한다"는 표현을 쓰지 않습니까? 이런 것들이 사람들을 모으거나 영향력 행사를 하는 만족감이 있다는 거죠. 

꼭 있다... 완장차면 미쳐 날뛰는 사람들.



그런데 두 번째 요인은 유튜브가 돈으로 직결된다는 거예요. 이 두 가지가 결합이 되니까 이건 강력한 돈 벌이면서도 자신의 심리적인 만족을 추구하는 수단이 된다는 거죠. 그래서 유명 유튜버들이 자극적인 이슈를 만들어내고 가짜인지 진짜인지 아삼모사한 이야기들을 한쪽으로 몰아서 자기 추종자들을 모으고 이런 것들은 어떻게 보면 인터넷 시대를 넘어서 유튜브 시대가 되고, 온라인을 통해서 공개적인 정보교환이 상 시화된 상황에서는 

우리가 어느 정도 당연시되고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사회적 현상 중에 하나다.라고 볼 수 있습니다.

관심이 돈이 되는 사회.  자신의 큰 이익을 위해선 누군가의 희생이 필요하다.


그래서 사람은 두 가지 욕구가 있는데 주도하고자 하는 욕구와 소속되고자 하는 욕구가 있거든요. 주도하고 싶은 욕구가 있는 사람 밑에 소속받고자 하는 사람이 많이 모이면 모일수록 파워가 되거든요. 그리고 이 각각은 집에 가서는 주도하는 가장이 되기도 하고, 혹은 부모가 되기도 하고, 내 말을 잘 듣길 원하기도 하고, 애들을 혼내기도 하고. 이런 양가적인 부분들이 있는데 이게 연쇄사슬처럼 역동적으로 엮이는 거죠. 그런데 그 정점에 저런 자극적인(매체나 콘텐츠가 생기는 거죠.) 물론,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분들도 있죠. 예를 들어 저와 비슷한 일을 하는 분들 중에 제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강사님이라던가 여러분들이 있지 않습니까? 좋은 내용들을 전하시는 분들. 그런 건 긍정적인 기능이고, 거기에 따른 필수적인 부작용 중에 하나가 부정적인 의도로 활동하는 사람들이 있을 거라는 거죠.

최근에 부각된 건 맞고요. 원래 인간의 근본적인 본능인 것도 맞고 내재된 본능이기 때문에 근본적으로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다. 이런 것도 맞습니다. 




그렇다면 어떤 해결책이 있을까요?

그런데 이런 사회적 현상을 그냥 놓고 볼 수는 없으니까 이런 걸 완화하거나 통제할 수 있는 방법들이 뭐냐. 

심리적인 측면에서 두 가지 정도가 있을 텐데, 하나는 전반적인 좌절감이나 스트레스는 낮춰주는 거죠. 사회적으로. 예를 들어서 코로나로 스트레스받는 사람들을 위해 무료상담전화를 개설해서 거기서 상담을 받음으로써 좌절감이나 스트레스를 낮춰주는 것. 이런 방편처럼 사회 전반적으로 분노감이나 감정적인 문제들을 해결해주는 시스템. 아주 간단한 말로 기분이 좀 나아지면 덜 욕한다는 거죠. 



두 번째는 법적인 조치나 시스템적인 접근이 필요한데요. 예를 들어서 신문이나 미디어, 혹은 글을 쓰는 곳에 이상한 글을 썼다고 하면 사람들에게 뭇매를 맞거든요. 이 매체들이 벌써 몇십 년 동안 (자정작용이) 축적돼 왔기 때문에 그렇다는 거죠. 그런데 유튜브나 온라인상의 활동들은 냉정하게 이야기하면 패러다임이 시작된 게 얼마 안 되었거든요. 즉, 무질서와 혼란의 시기가 아직도 있다는 것이죠. 그럼 거기에서 적절한 행동과 적절하지 않은 행동 간의 분별이나 적절한 행동을 하지 않으면 처벌을 받는다는 것을 명확하게 학습할 수 있는 사회적 시스템이 마련되야한다는 것입니다. 유튜브에는 '노란 딱지'라는 게 그런 것에 해당하고요. 법적으로는 '허위사실 유포죄'같은 게 있는데 예를 들어서 친하다고 때린다고 해서 팔이 부러지도록 때리면 안 되지 않습니까. 이건 분명히 문제가 되고 처벌 혹은 통제 아니면 분명히 하지 마(라고 하는 경고). 이런 것들에 대한 체계적인 학습이 이루어져야 건강한 교우관계가 되는 것처럼 법적인 처벌이나 시스템적인 접근들도 체계적으로 이루어질 필요가 있습니다. 


정리하면 이런 마녀사냥이라던가 유튜브 상의 가짜 뉴스라던가, 특히 공격적인 내용들을 해결하는 방안으로 

개인적인 수준에서는 사회적 분노나 개인감정관리를 적극적으로 해서 상태나 기분 관리를 보완하거나 해결하는 방법이 첫 번째고, 두 번째는 시스템과 관련된 접근들, 혹은 사회적 기준이나 규범과 관련된 문제들. 이런 것들을 보완하는 것. 이렇게 양방향적으로 나갈 필요가 있다고 정리해드릴 수 있겠습니다.

힘들땐 서로에게 위로와 안식을, 선 넘은 고통엔 합법적인 법 몽둥이를



원인이 사회적인 문제랑 경제적인 문제가 있다고 말씀을 하셨는데, 코로나가 나오고 경제적으로 무너진걸 우리가 어떻게 할 수는 없으니, 할 수 있는 사회적인 것부터 일단 잡아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심리상담이나 치료를 하면서 사람들의 마음을 도닥여주는 사람들이 좀 더 많아져야 하고, 필요한 시대라는 거죠? 

네, 코로나로 인해서 항공업계, 여행업계 너무 힘들잖아요. 그런 그걸 어쩌겠어요.

그럴 때는 어쩔 수 없이 가족이나 개인들 간에 서로 위로를 해주고 지지를 해주거나 서로 서포팅이 되어야 한다는 거죠. 그래서 이런 코로나라던가 사회적 위기가 오게 되면 처음에 나타나는 현상 중에 하나가 자살률도 떨어지고... 




자살률이 떨어지나요? 

네, 왜냐하면 다들 힘드니까. 나만 힘든 게 아니라 남들도 다 힘드니까. 우리가 외적인 침략이 오게 되면 내부에 경쟁이 없어지잖아요? 마찬가지로 이런 코로나 같은 환경적인 적군이 있으면, 내부로는 단합이 잘되거든요. 그래서 서로 '우리 열심히 해서 이겨내 봅시다' 이런 것들이 있기 때문에 심리적으로 초반에는 단합심을 불러일으키거나 협력하는 마음을 올리는 효과가 있어요. 그런데 이게 시간이 지나면서 지치는 거죠. '우리가 열심히 잘해봅시다' 이랬는데 이게 안 끝나니 문제가 생기는 거죠. 좋은 결과가 나와야 하는데 안 그러니까 에너지는 계속 바닥이 나고, 서로 조금씩 짜증이 나면서 서로 갈등도 심화되고 갈등이 심해지면서 부정적인 감정이 심화되면서 서로 간의 공격적인 행동이 증가하는 패턴으로 사회적 현상이 흘러가거든요. 그런 차원에서 보면 개인의 감정관리도 중요하고, 코로나가 상당기간 동안 지속될 것이기 때문에 브런치에도 글을 올렸지만 '느긋한 마음으로 오래 가져갑시다', '코로나 블루에 대처하는 방법' 이런 글을 올린 이유 중에 하나가 개인감정관리와 관련된 것들을 다스리는 것이 기본이죠. 하지만 아무리 힘들어도 부하직원한테 짜증을 내거나, 내가 짜증 난다고 내 아이를 마음대로 때린다거나 이러면 안 되지 않습니까? 


이런 것들을 통제하고 관리하는 법률적인 시스템이 반드시 병행되어야 합니다.


2부에서 계속...


https://www.youtube.com/watch?v=Sk58XhyHGzc


본 기획은 이적님의 새 앨범 '돌팔매'의 가사에 영향을 받아 진행되었습니다. 다른 것을 배척이 아닌 인정하는 사회가 되길 바라봅니다. 우린 할 수 있어요.



현직 30년 경력의 심리학 박사 노주선 님 / 인터뷰 1


https://brunch.co.kr/@mindclin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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