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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문연 May 27. 2022

실용주의자를 위한 샌들 쇼핑팁 feat. 살까? 말까?

스타일 꼬치꼬치 31화

대문 사진 @Constantin Panagopoulos on Unsplash


우선 심심한 사과의 말씀부터 드린다. 디자이너의 고충을 알지 못하기에 순수하게 소비자 입장에서 바라본 디자인에 대해 이야기하는 점임을 미리 알려드리며 글을 시작해본다.


오랜만에 동행 쇼핑을 갔다. 필자는 코로나가 시작되기 이전부터 온라인 쇼핑 코칭을 진행했는데 그 이유는 백화점 아이템이 너무 비싸다는 점, 하나의 건물에 볼 수 있는 브랜드가 한정되어 있다는 점, 이동하고 돌아다니는 시간보다 택배로 집에서 받아보고 이야기 나누는 것의 이점 등이 있다. 하지만 반드시 오프라인 동행 쇼핑이 필요할 때도 있는데 그건 사이즈의 특수성에 있다. 220에서 225 사이의 신발을 신는 의뢰인의 샌들과 플랫슈즈를 고르기 위해 모 백화점에 사전 쇼핑을 갔다. (대부분의 브랜드 신발은 맞춤이 가능하므로 발 사이즈가 220이거나, 260일 경우 마음에 드는 디자인을 고른 후 맞춤으로 제작하면 된다.)


신발 매장을 돌아다니다 보니 마음에 드는 디자인을 찾기가 어려웠다. 왜냐하면 트렌드에 따라서 판매하는 신발이 비슷해지기 때문이다. 보다 보니 눈에 많이 띄지만 나는 결코 사지 않을 것 같은 디자인이 보였다. 물론 내 눈이 정답도 아니고 사람들의 미적 감각과 개성은 다 다르기 때문에 올 여름 샌들을 구입할 계획이 있다면 참고만 하시라.


1) 과한 반짝이


찾아보니 글리터라고도 하고 크리스탈이라고도 하고 큐빅이라고도 한다. 여튼, 과하게 붙은 반짝이는 그 반짝거림으로 화려해 보이지만 상대적으로 너무 과해 옷차림과 어울리지 않을 확률이 높다. 실제로 시상식에서 여배우들이 드레스에 화려한 신발을 신기도 하는데 그건 전체 룩과 조화를 이루기 때문이다. 신발이 과하게 반짝거려도 옷과 헤어, 메이크업이 조화를 이룬다면 신발만 튀는 법은 잘 없다. 하지만 스트랩을 따라 박힌 큐빅은 고급스럽다는 느낌보다는 대놓고 ‘나 화려하지?’ 이렇게 물어보는 느낌이다.


2) 투웨이 샌들


난 실용적인 아이템을 좋아한다. 그래서 옷 하나를 사도 옷장에 어울리는 아이템이 몇 개나 있는지 생각해보고 쇼핑 코칭을 할 때도 갖고 있는 옷을 분석해서 잘 활용할 수 있는 선에서 아이템을 추천한다. 이런 것이 상관없는 사람도 있겠지만 가성비를 중요하게 여기는 사람이라면 실속과 실용을 빼놓을 수 없다. 그런 면에서 투웨이 샌들은 2가지 형태로 신을 수 있는 디자인의 신발이다. 2개의 끈을 앞으로 모아주면 슬리퍼 형태가 되며 하나는 발등에 하나는 뒤꿈치 위에 걸쳐주면 샌들처럼 활용이 가능하다. 실속과 실용에 대한 의지는 칭찬하나 투웨이를 실현하기 위해 2개의 끈을 안정적으로 고정하기 위한 금속 장식이 추가되었다. 이것으로 심플한 멋과는 더 멀어졌다.


3) 미러링 굽


그 동안의 굽은 너무 심심했다. 이제 금색, 은색으로 굽을 좀 더 화려하게 감싸보자. 심플한 디자인의 구두라 하더라도 굽에 힘을 주는 디자인이 가능해진 것이다. 안쪽에만 덧대어져 있거나 위쪽이나 아래쪽에 테두리로 디자인된 건 가니쉬 느낌이라 전체 디자인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는다. 하지만 굽 자체를 완전히 금색이나 은색으로 감싸 미러링이 가능해진 굽은 식사를 마치고 신발을 벗어 거울로 써도 되지 않을까 하는 상상을 해본다. 금색, 은색은 차가운 느낌이 강해 세련된 느낌을 주고 그래서 캐주얼 룩과 잘못 매치하면 전체 옷차림이 영 어색해진다. 이런 굽은 정장을 입을 일이 많은 여성에게 추천한다.


열심히 디자인했을텐데 촌스럽다고 해서 미안하다. 하지만 기본의 멋을 좋아하는 실용주의자에게는 적게 사도 충분하게, 오래오래 멋스럽게 착용할 아이템이 필수다. 그러기 위해서는 과한 디자인보다는 기본에 충실한, 화려한 디자인보다는 심플한 디자인이 좋다. 신발 자체가 화려한 것보다 다른 아이템과 잘 어울리는 신발이 난 예쁘다.


글쓴이 이문연

행복한 옷입기 연구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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