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를 마치고 탈의실에 왔더니 아주머니들이 화장실 쪽에서 부산스럽다. "쳐다보면 안돼요."라는 말씀도 하시면서. 무슨 일인가 봤더니 목욕탕으로 들어가는 입구 옆에 붙은 화장실 세면대를 남자 기사님이 와서 고치고 있었다. 물론 여사님께서 (50대처럼 보이는) 기사님 옆에서 밀착 마크를 하고 있었지만, 내가 40대였기에 망정이지 2,30대였으면 안 씻고 집에 그냥 갔을지도 모른다. (하긴 아주 오래 전에도 비슷한 일이 있었는데 목욕탕 안에 뭔가를 수리한다고 전라의 여성 대여섯명이 사우나에 한 5분 정도 몸을 숨겼던 적이 있었다) 하여튼, 그렇게 옷을 벗고 후딱 씻고 나오자 목욕탕으로 들어가서 샤워 시설 앞에 섰는데 옆에 분이(수영 수강생으로 40대 후반 정도로 보였다) 아직도 아저씨가 있냐 물었다. 그래서 아직도 화장실에서 수리 중이라고 했더니 자기 옷 다벗고 있는데 탈의실에 들어온 남자 기사님이랑 딱 마주쳤다고 하소연을 했다. 그러셨냐며 너무 놀랬을 것 같다고 맞장구 치며 수리를 할 거면 미리 고지를 하고 여기저기 수리한다고 써붙여 놔야 하지 않냐고 함께 뭐라고 했다.(실제로 나 역시 중학생 때 비슷한 역사가 있는데 이 충격이 생각보다 오래 간다. 그래서 '내가 아니어서 다행'이라는 생각도 있었지만, 얼마나 놀랬을지 너무 짜증났을 것 같다며 많이 맞장구 쳐드렸다) 빨리 잊으시라고 하고 수영하러 들어가셨는데 운동센터에 컴플레인 걸까 했다가 내가 당하지 않은 것에 굳이 힘빼지 말자라는 사고의 귀결로 샤워를 끝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