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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문연 Nov 01. 2017

스타일 코치의 하루 #144 어쩌면 그럴지도 모른다.

옷입기와 글쓰기 사이에서

10주간의 도서관 강의가 끝났다.

마지막 시간 대략적으로 정한

5가지 순서를 다 마치고

마무리 강의까지 다 한 다음

네-다섯분 정도가 남아 아쉬움을 전했다.


어떤 분은 강의가 통할만한 새로운 곳을 추천했고,

어떤 분은 텀블러 선물을 주셨다. 

강의를 하다보면 개인의 기질과 성향이 보이는데

강의 내내 조용했지만 성실히 참여했고

또 궁금한 옷을 입고와 물어봤던 분이 이렇게 말했다.


'선생님은 강의도 좋은데 글을 더 잘 쓰시는 것 같아요.'

'하 감사합니다.'


글에 대한 칭찬은 언제 들어도 기분 좋다.


옷 코칭이 사람을 돕는데서 오는 보람(=의미이자 재미)이 동기부여가 되서 선택했다면

글은 잘 하는 건 모르겠지만 좋아하고 인정받고 싶은 분야라 꾸준히 하는 것이다. 


코칭을 하기(밥벌이가 따로 있기) 때문에 글 쓰는 게 더 즐거운지도 모른다. 

글로 먹고 살 생각을 안 하기 때문에 글 쓰는 게 더 즐거운지도 모른다.

내가 글에 대한 재능이 뛰어나지 않고, 기대감이 없기 때문에 더 즐거운지도 모른다.


기질(선호도)과 재능(능력도) 그리고 수요(돈이 될 건지)의 발란스 측면에서

옷 코칭이나, 글쓰기는 비등비등하다.


하지만 언제나 내가 하고 싶을 때 할 수 있는 것은 글쓰기이기 때문에

아마 더 편하게(내가 편하게 쓰므로) 느껴지는 것은 아닐지.


지금은 아니지만 글로 돈도 벌게 된다면 정말 기쁠 것 같다. 

어쩌면 글로 돈을 번다면 지금처럼 즐겁게 쓸 수 없을지 모른다. 그건 그 때 가봐야 알 것이다.

여하튼 나는 옷 코칭보다 글쓰기를 더 좋아할지도 모른다.

아니 더 좋아한다. 혼자하는 게 기질적으로 나에게 더 편안함을 준다. 

수강생 분의 한 마디가 나의 머릿 속에 오래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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