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문연 Nov 03. 2017

[오글오글#21] 선택의 결과물 그리고 확장성

나는 이제 고민이 두렵지 않다.


예전에 첫번째 책의 두번째 계약이 무산될 때의 일이다.


첫번째 계약이 무산된 이후에 조바심이 났던 나는

두번째 계약에 있어 별 일이 있겠어라며 좀 더 신중하지 못했다. 


여기서의 신중함이란, 나라는 사람이 원하는 책과

출판사가 원하는 책의 컨셉이 얼마나 어떻게 달라질 것인가에 대한

계약 전에 충분히 논의를 거치지 않았다는 것을 뜻한다. 


그렇게 계약을 했고 책 내용을 수정하던 과정에서 

출판사가 원하는 내용은 책을 기존의 패션책처럼

사진 왕창, 이미지 퀄리티 업그레이드, 패션잡지 같은

이런 걸 원했는데 내가 원하는 책은 그런 것에서 멀었다. 


자세한 건 <저는 책 출간이 처음인데요>에서 확인하세요! 막간 홍보 ㅡㅡ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서 책을 출간한 분들과 주변 사람들에게 

이 계약을 지속할 것인가, 파기할 것인가 물어봤고 5:5의 답변이 돌아왔다.


책을 일단 내는 것이 중요하다. 원하는 책은 두번째에 써도 된다. 는 입장과

내가 원하는 책이 아니라면 의미가 있을까. 그 과정을 지속할 수 있을까. 라는 입장.


사실 답은 없다. 어떤 걸 선택하든 두 갈래의 길이 있고 

두 갈래의 길에서 내가 무엇을 얼마나 어떻게 느낄 것인가와 어떠한 결과가 나올 것인가.


정말 열심히 고민했던 것 같다. 

걸어가면서, 버스 안에서, 밥을 먹으면서 그 생각밖에 없었다. 

이번 계약이 파기되면 나는 책을 과연 낼 수 있을까. 란 생각.


내 고민에 한 줄기 답이 된 것은 

책을 출간하고 난 뒤에 내가 원하는 삶, 나라는 사람의 정체성이 어떻게 만들어지느냐였다. 


아마 패션지같은 책을 냈다면 사람들은 나에게 다른 걸 기대했을 것이다.

내가 원하는 책이 아닌 출판사의 입맛에 맞춘, 지금 당장 먹힐 만한 그런 책.

그럼 나는 그 책의 저자로써 그 책의 내용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하고 

내가 원하지 않았던 것과의 괴리감으로 인해 몸부림쳤을 것이다.


어떤 책을 냈을 때 나의 미래를 설레고 기대되는 것으로 만들 수 있을까?

어떤 선택이 내 미래를 설레고 기대하는 것으로 만들것인가?


이 두가지가 일주일간의 고민 끝에 내린 답을 찾게 된 질문이었다. 


그래서 결국 계약을 파기하는 것이 나의 미래를 위해 더 나은 선택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어떤 선택의 기로에 있을 때 그 선택으로 인한 결과물이 아닌

그 결과물로 인해 내 인생에 어떤 확장성이 생길 것인가를 생각하니 선택이 쉬워졌다. 


고민은 어렵다. 고민은 머리 아프다. 고민해서 해결이 날지 알 수 없다. 

하지만 고민하면 뭐라도 나온다. 생각을 거듭하면 생각이 떠오른다. 결국 나만의 해결책을 찾는다.  


그래서 나는 이제 고민이 두렵지 않다. 

매거진의 이전글 스타일 코치의 하루 #144 어쩌면 그럴지도 모른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