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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문연 Jun 07. 2018

책을 쓰기로 마음먹다.

책은 어떤 동기부여에서 쓰게 되나?


TV 속 사람들의
변화되는 모습이 좋았다.


변화는 겉모습에 그치지 않고 내면에 있는 자아까지 영향을 준다. 그 사람의 에너지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그렇게 나는 메이크오버 프로그램의 극적인 변화에 매료되었다. 이런 생각은 ‘사람들을 변화시키는 일을 할 수 있다면 평생 즐겁지 않을까?’라는 질문을 만들었고 나를 스타일 코치의 세계로 이끌었다.     

 

일을 하다 보니 스타일링에 대한 생각과 노하우가 조금씩 정리가 되었다. 정리가 되니 사람들에게 정보를 알려주고 싶은 욕구가 생겼다. 내가 정리한, 내가 알고 있는, 그리고 세상에 나와 있지만 정리되지 않은 정보들을 말이다. 그래서 다른 스타일 북들을 읽어보기 시작했다. 어떤 내용인지 궁금했다. 하지만 스타일 북을 읽어볼수록 궁금해졌다.      


왜 스타일 북에는 스타일링 팁과
예쁜 모델 사진만 가득할까?


옷을 입는 건 나를 보여주는 일이다. 단순하게 옷을 잘 입고 못 입고의 문제가 아니다. 나는 자신의 취향, 생각, 가치관에 맞게 ‘의식적’으로 선택했느냐의 여부가 자기만의 스타일이  있느냐 없느냐를 판가름한다고 생각한다. ‘의식적’으로 선택하기 위해서는 ‘내’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나는 어떤 디자인의 옷을 좋아하는지, 나는 사람들에게 어떤 느낌을 주고 싶은지, 나에겐 내가 추구하는 삶에 어울리는 옷이 잘 갖춰져 있는지 등.      


그런데 기존의 스타일 북에는 그런 것들이 나와 있지 않았다. 스스로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당신한테는 이런 스타일이 어울립니다. 혹은 당신의 체형은 A라인 원피스보다는 H라인 원피스가 더 어울립니다.’라고 말하기 전에 옷을 입는 나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이야기를 하고 있는 스타일북은 없었다.     

 

그렇다면 내가 써보면 어떨까?      


나는 사람들의 ‘옷’을 향한 초점이 ‘나’와의 균형을 이루면 좋겠다. 사람들은 옷이 옷 자체로 빛난다고 생각하지만 제대로 주인을 만나지 못한 옷은 그저 디자인된 천일뿐이다. 옷은 그 옷을 입는 사람을 통해 빛을 발한다. 그런 생각을 공유하고 싶었다. 그래서 스타일북이지만 1장 제목을 ‘스타일을 대하는 인문학적 시선’이라 지었다. 그리고 옷을 입기 전에 한 번 더 생각해 보면 좋을 것들에 대해 정리했다.      


사람들의 자유로운 옷입기를 방해하는 열등감에 대해, 아무리 옷을 잘 입는다 하더라도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면 반쪽짜리 패션이 될 수밖에 없는 이유, 사람들은 왜 동안에만 열광하고 멋지게 나이 드는 것에는 소홀한 지 등등. 나를 돌아보고 진짜 내가 원하는 스타일이 무엇인지 찾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가이드 북이 되는 것. 그게 내가 원한 스타일북의 그림이었다.     


그렇게 책쓰기를 시작했다.     


초보 저자의 한 줄 생각     


책을 쓰고자 했던 건 겉모습에만 너무 치우쳐 있는 사람들의 생각에 균형을 맞추고 싶었기 때문이다. 내가 생각하는 나와 겉으로 드러나는 나와의 균형이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쓰고 보니 뭔가 허전했다. 하고 싶은 이야기였고 누군가는 해야 하는 이야기라 생각했지만 책을 내고 나서도 크게 바뀌지 않는 세상을 보며 거창한 마음으로 책을 냈지만 그런 마음가짐에 비해 영향력은 아주 소소하다란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서 또 든 생각은 이 책으로 모든 걸 말할 수는 없다란 것이었다. 책은 또 하나의 시작일 뿐이지, 끝맺음은 아니라는 것이다. 이 책을 바탕으로 나는 좀 더 내 생각을 정리할 필요가 있고 책을 넘어 얼굴을 맞대고 실제적으로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것을 잘 전달할 책임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그렇게 움직이다 보면 책과 함께 시너지를 내는 날이 오겠지란 생각이 든다.


* 이 매거진의 글은 2013년 출간한 ‘스타일, 인문학을 입다’란 책의 3년간의 출간 과정을 담은 에세이(2015년 기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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