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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문연 Oct 23. 2018

1인기업의 거절은 선별의  다른말

스타일 코치의 하루 #182

예전에는 거절을 할 때 

거절하는 것이 과연 잘 하는 일인가?하는 의문이 떠나질 않았다.


왜냐하면 사회적 분위기는

주어진 기회를 무조건 다 받아서 처리하는 것이

개인의 능력치를 끌어올릴 수 있는 방법이라 이야기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런 것이 프로페셔널이라 말한다.


그래서 한 때는 자신 없는 일도, 내가 잘 못할 것 같은 일도 

해야 하는 건가 해서 했던 적이 있다. 

내가 마음이 동하지 않아서 그랬는지 끝이 안 좋았다.

(예를 들어 촬영 테이프를 넣지 않아 재촬영해야 했다던가... ㅡㅡ;;)


하여튼, 조직에 속해서도 그럴테지만

내가 하고 있는, 할 수 있을 것 같은 패를 세상에 펼쳐놓고 일을 할 경우

그 부분에 해당하는 혹은 비슷한 결의 일이 들어온다. 


최근에 했던 박승철 헤어 스튜디오 스타일링이 그렇다.

(겨울 스타일링도 부탁했는데 내가 너무 세게 불러서 이어지지 못했다.

이어지지 못할 거 감수하고 세게 부르기도 했다. 배가 불렀... 하하하;;;)


하튼, 어제 또 새로운 의뢰가 들어왔는데

대기업 유니폼에 대한 스타일링 제안 및 구매/납품 입찰 참여 건이다. 

헉..................이런 것도 하는 구나. 신기함.


내가 담당자분한테 옷 제작은 안 한다고 말씀드렸더니

기성복을 골라 옷 회사와의 협의를 통해 구매/납품하는 건이라고 하더라.

오~~~ 신기함. 하지만 내 캐파 이상의 영역이다. 


물론 하게 되면 하루 24시간 중의 30시간 정도를 스트레스 받으면서

옷 찾고, 그 회사에 전화해서 납품 시스템 알아보고 단가 협의하고

납품 날짜 생각해서 제안서 만들어서 입찰에 참여했겠지만

그러면 입찰이라는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었겠지만

그러기엔 그 경험을 하는 것과 내 시간과 노동력을 사용하는 것 사이에 

무엇이 더 나에게 가치가 있는지를 따져볼 수 있어야 한다. 


그 일을 하게 되었다면 성공과 실패 여부를 떠나 난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되는 것이고

그렇다면 내 커리어의 새로운 가지를 만들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또 물어본다. 그게 내가 원하는 것인가? 

그 커리어를 통해 미래에 또 내가 얻을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물론 미래는 예측불가능하기 때문에 이렇게 생각하더라도 

그 커리어가 나에게 어떤 새로운 걸 가져다 줄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럼에도 내가 다양한 경험을 통해 다양한 가지를 가진 브랜드가 되는 것을 원하냐,

아니면 내가 원하는 경험 위주로 골라 하는 것으로 적지만 굵은 가지를 가진 브랜드가 되는 것을 원하냐,

이 두가지로 나뉜다고 나는 생각한다. 


확실히 다양한 경험을 할 수록 어떤 일을 바라보는 시각과 능력치는 넓어진다. 

덩달아 개인의 스토리와 콘텐츠도 많아진다.

그리고 그 일을 잘 못할 거라 생각했더라도 실제 그 일을 했을 때

의외로 잘 처리할 수도 있는 것이고. 


그건 개인에 따라 다르다고 본다. 

그래서 어떤 일을 하거나 거절할 때의 기준은 

잘 할 수 있느냐, 잘 못하느냐 도 중요하지만 그 일이 나의 미래에 어떤 가치를 가져다 줄 것인가를 생각하는 것.

거기에 있다. 


그래서 모든 일이 기회가 되기도 하지만,

때에 따라서 선별하는 능력도 필요하다. 


그래서 조직에서는 YES맨을 좋아하는 것이다. 

선별작업을 필요로 하지 않는. 어떤 걸 던져도 다 해내고 마는. 

하지만 그러다보면 정작 필살기는 없어져버리는...거 아닐까. 

전 맡겨만 주시면 이것도 잘하고, 저것도 잘합니다! 라는 말처럼 허황된 말도 없다. 


그래서 누군가는 거절하는 것에 대한 합리화를 길게도 썼군.이라 생각할 수도 있지만

1인기업 10년차의 내공은 현재와 미래를 생각해 일을 선별하는 것도 포함해야 한다고 본다. 

그렇기 때문에 내가 하는 일을 선별(거절)하는 건 1인기업이 가져야 할 능력이기도 하다.

(하지만 처음부터 선별하기보다는 내공이 쌓이게 되면 선별하는 때가 온다.)


나는 굵은 나무가 되고 싶다. 

어떻게 하면 튼튼한 가지 몇 개로 지속가능하게 꽃 피울 수 있는지 계속 고민해야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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