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의실에서(6) 할머니들의 계절감

by 이문연

11월 9일


바람이 차가워졌다.


그럼에도 옷을 입고 건물 밖으로 나갈 땐

약간 시원한 게 좋아 겉옷을 안 걸치고 나가는데

탈의실에서 할머니들끼리 옷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다.


‘나 이거 기모 바지야’

‘추워서 따뜻하게 입어야돼’

‘우리는 지금부터 겨울이라니까’


11월 9일


나도 추운 걸 싫어하지만

내가 생각하는 겨울은 12월부터 2월.

아직은 기모 레깅스를 입지 않는다.


탈의실에서 할머니들의 이야기를 듣다보니

할머니들의 겨울은 조금 더 일찍 찾아온다는 생각이 들더라.

봄/가을은 짧고 겨울이 더 긴 생활은 싫을 것 같지만

나이든다는 건 체감적 계절감도 바꾸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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