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은 외식을 자주 하는 편도 아니었고 배달 음식과는 거리가 더더욱 멀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통 외출을 못 하다 보니간식에서부터 밀 키트, 포장 음식까지 퇴근 후 집에 들어오면서사 오는 음식이 야금야금 많아졌다. 매끼 손수 요리해서 차려먹는다는 것은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어느 주말, 오늘도 아무 데도 못 나간 네 명이 모여 메뉴 고민이 한참이다. 요리하는 과정까지 갈 것도 없이 메뉴 선정부터가 가시밭길이었다. 이건 이래서 안 당기고 저건 저래서 안 당기고. 이건 귀찮고, 저건 어렵고. 수많은 선택지들이 오고 가다가 얼마 전부터 포장 서비스를 시작한 찌개 집이 생각났다.
"아 뭐 먹지, 뭐 얼큰한 거 먹을까?"
"그럼 거기 어때? 얼마 전에 지나가다 보니까 포장 서비스 시작했다고 쓰여 있던데?"
유난히 그곳의 김치찌개를 좋아하시는 아빠는 반색을 하며 벌써 일어나려 하셨다.
"아유 거기 좋지! 김치찌개 大자로 아빠가 사 올까?"
그럼 그 김치찌개에 라면 사리도 하나 넣자. 마침 집에 전통주 하나 있는데 그것도 한잔 할까? 어우 좋지. 그래 그래 오늘은 그거 먹자. 이보다 완벽한 선택지는 없는 듯했다. 나도 좋고 오빠도 좋고 아빠도 좋았다. 그렇게 행복하게 만장일치되려는 찰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