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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앤트 Jun 14. 2023

브런치 4주차의 선택

Go,Stop

23년 5월 17일 첫 브런치 글을 시작으로 23년 6월 14일까지.

일하는 시간을 제외하고, 남는 시간 전부를 글 쓰는데 할애했다.

주말, 공휴일, 여가시간 할 것 없이 잠도 줄이며 글에만 집중했다.


그 결과

28일, 총 4주 동안 평균 3500자 이상의 21개 글을 작성했다.

한편당 대략 8~12시간 이상씩 걸렸다.


본업이 그림인데, 글에 시간을 더 많이 쓴 4주다.

투자한 시간과 달리 반응은 없다시피 하다.


간혹 브런치를 떠나는 작가님들의 글을 피드에서 보게 된다.

브런치는 아무래도 일반사람들이 많이 접하고 있는 플랫폼이 아닌 것 같다.


알고리즘을 타도 사용자가 적어 글의 노출양이 한정적이고, 수입의 직접적인 연결 구조가 없기에  다른 플랫폼들로 이사가게 되는 글들을 생각보다 자주 읽었다.


볼 때마다 공감이 갔다.


처음부터 큰 반응을 기대하고 들어온 건 아니지만, 많은 시간과 공을 들여 작성한 글들이 아무런 반응 없이 방치되어 있는 느낌은 역시나 공허하다.

보상 없는 기간이 쌓일수록 굳게 잡았던 마음도 계속 풀려 갈 것 같긴 하다.


나는 브런치가 솔직히 어떤 공간인지 모른 상태에서 신청서를 넣었다.

그림을 그리면서 멘탈적인 부분에 관한 강의를 만들고 있었는데, 겸사겸사 글로도 작성해 놓으면 좋겠다 싶어, 알아보다 추천받아 오게 된 곳이다.


운 좋게도 저장글 하나에, 다음날 브런치 작가 승인 메일을 받았다.

당연히 누구나 쉽게 가능한 것이라 생각하며 단순 플랫폼 정도로 생각하고 글을 썼다.


그런데 브런치라는 공간이 예비 글 작가들의 입문 플랫폼이란 것을 알게 되면서부터, 글 하나하나에 부담감이 녹아들기 시작했다.


전문적으로 글을 써보고 배워본 적이 없어, 진솔함 하나로만 작성하다 보니 전문가들 눈에는 엉망으로 보일게 뻔했다.


그 이후로, 글 쓰는 법에 대해 검색도 많이 해보고, 조언도 들으며 진행하게 되었다.

알면 알수록 글의 세계도 끝이 없는 까마득한 영역으로 느껴지기 시작했다.


하루에 한편 작성이 가능했던 글들이 이틀 삼일을 잡아도 끝나지 않는 경우가 생기며, 가벼웠던 마음은 무거워지고, 투자한 만큼 없던 욕심이 점점 커져 간다.


역시나 멘탈은 인간의 고유영역이 아닌 장르마다의 영역인 듯싶다.


그림에 관한 멘탈성장을 주제를 작성하면서, 안 써지는 글로 인해 멘탈이 흔들리는 내 모습을 보면 말로 형용할 수 없을 정도로 아이러니하다.


그럼에도 브런치가 좋아졌다.


그림으로만 표현하던 생각들을 글로 표현하며, 자신을 다른관점으로 한번 더 돌아보게 되었다.

생산적이고 좋은 취미가 생긴것 같다.


메모장, 스크리브너를 통해 초안을 작성하고 수정하지만, 브런치에서 마무리를 지을 때 가장 편안하다.

심플한 인터페이스와 레이아웃, 하얀 공간에서 글을 작성해 나가는 특유의 정적인 낭만이 느껴진다.


이 공간에서 누군가는 같은 시간에 나와 같이 글에 대해 고민하고, 수정하고, 작성해 나가고 있다는 점.

브런치만이 부여해준 글작가라는 타이틀에 대한 동기부여가 생각보다 크다.


연재글 21편을 마무리하고 22편 초안을 수정해야 될 시간에 이런 글을 쓰고 있다는 것.

자야 할 시간에 감상문을 쓰며 하루에 연속으로 두편 올리고 있는 것.

내가 가진 브런치에 대한 애정이다.


이제 1/5


생각했던 100편을 브런치에서 모두 작성해 낼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하고 싶다.

글마다 점점 같은 어휘가 반복되고, 주제 소재가 약간씩 겹쳐가지만 최대한 전달해보고 싶다.


100편을 작성해 보고도 삶의 아무런 변화가 없다면, 그건 그때 생각해 보기로 한다.


스스로에 대한 다짐이자,

브런치에 대한 감상은.

수정 없이 초안으로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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